교회개혁실천연대 ‘공적 헌금’ 포럼

‘하나님나라 아닌 교회 확장 위한 사용 경계’ 강조

투명하고 정확한 재정 운영은 건강한 경영의 기본이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하나님께 드려지는 헌금인 만큼 더욱 그 사용에 있어 투명해야 하며 목적에 있어 공공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따라서 교회개혁을 이야기할 때 교회가 운영되는 ‘헌금 개혁’ 또한 빠질 수 없다. 그렇다면, 하나님께 드려지는 헌금은 어떻게 거두어지고 사용되어야 하는 것일까?

이 난제를 해소하기 위해 9월 11일 서울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 세미나실에서 교회개혁실천연대는 ‘모두를 위한 헌금, 공적헌금’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박득훈 공동대표(교회개혁실천연대), 김회권 교수(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홍주민 박사(한국디아코니아)가 나섰다.

▲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주최한 ‘모두를 위한 헌금, 공적헌금’ 포럼 참가자들이 헌금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한국교회가 어떻게 개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먼저 박득훈 대표는 ‘헌금의 공공성 회복 없이 교회개혁 없다’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했다.

박 대표는 “최근 교회개혁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는 인물이 교회개혁의 주체로 나서는 모습을 보며 억장이 무너졌다”며 “헌금의 공공성 회복 없이 교회개혁을 말하는 것은 가짜며, 교회개혁이라는 슬로건으로 부패한 교회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헌금은 하나님께만 드려져야 하며, 하나님나라와 정의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며 “헌금이 교회를 운영하는 일부 사람들이나 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고, 자기 교회 확장을 위해 사용된다면 이는 맘몬을 섬기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헌금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서는 “맘몸 숭배에서 야웨 신앙으로 돌이켜야 한다. 대형교회 신화에서 벗어나 ‘작은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 부자교회가 되고 싶은 욕망에서 떠나 ‘가난한 교회’가 되려고 해야 한다. 세속화된 교회를 떠나 ‘저항하는 교회’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회권 교수는 고대 이스라엘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순서였던 헌금이 가지는 공공성의 의미에 대해 발제했다.

김 교수는 “고대 근동에서는 인구 유실을 통한 국방력이나 경제력 상실을 방지하기 위해 일종의 ‘구제펀드’인 십일조 제도를 활용하였으며 이를 통해 국가공동체를 보호했다”며 “구약의 십일조는 하나님이 땅의 주인이고 그 땅에서 나온 소출의 소유권은 모든 백성에게 있다는 신학적 사상으로 다듬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예배의 완성은 나눔에 있다”고 강조했다. 즉 구약의 십일조는 “돈이 아니라 물건, 즉 현물”이며, “현물의 특징은 은행처럼 축적이 안 되며 즉각 나눠 먹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드린 헌금이 하나님나라와 의를 위해 사용될 때 완성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홍주민 박사는 종교개혁의 사회사적 의미에서 한국교회의 헌금 사용에 대해 발제했다.

홍 박사는 “종교개혁의 핵심 중 하나인 칭의론은 믿음과 행위를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루터가 쓴 라이스니히 금고 규정에 의하면 ‘최고의 예배는 지금 곤경에 빠진 이를 돕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루터의 영향으로 헌금을 통해 모은 교회 재산을 지역 빈자 구호기금으로 사용하게 됐다.” 홍 박사는 이러한 영향이 16세기 중앙화된 빈자 구호를 독일과 유럽 사회에 확산시키며 사회연대 국가를 형성케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박사는 이러한 종교개혁의 정신과 사회사적 영향을 이어받아 교회가 공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십일조는 인류 최초의 사회복지기금인데, 십일조 정신을 이어받아 교회가 사회복지세금을 내거나 공공영역에 대한 기부를 격려하고 활성화해야 한다”며, “교회가 연합하여 재단과 센터를 세워 지역사회에 공간과 재정을 보조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발제가 끝난 후 포럼에 참석한 50여 명의 참석자들은 구체적으로 교회가 헌금을 이웃사랑을 위해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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