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 주는 나의 피난처(코리텐 붐, 생명의 말씀사)

<주는 나의 피난처>는 ‘사랑의 사도’로 불리는 코리 텐 붐(Corrie Ten Boom)의 스토리다. 텐 붐 가문은 네덜란드의 경건한 그리스도인 가정이었다. 그녀의 가족들은 매일 성경 한 장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고, 그녀의 부친은 매일 밤 모든 자녀들에게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해 주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탄압받는 유대인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 코리 가족은 그들을 위해 안전한 거처를 찾아주고 숨겨주는 일을 했다. 1944년 2월 어느 수요일 밤, 독일의 비밀경찰인 게슈타포의 급습으로 코리와 가족들은 모두 체포됐다. 게슈타포 경찰은 헤이그에 있는 비밀경찰 본부로 그들을 압송한 후 풀어주고자 했다. 석방 조건으로 더 이상 유대인을 숨겨주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도록 코리의 가족들에게 강요했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 카스퍼는 “우리를 집으로 돌려보낸다면 내일 아침 다시 도움이 필요한 사람 누구에게든 우리 집 문을 열어줄 것”이라며 그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이 일로 아버지와 두 딸, 곧 코리와 벳시는 레이븐스브럭 수용소로 실려 갔는데, 그곳은 말할 수 없이 잔혹하고 비인간적인 고문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코리가 두려움에 떨자 언니 벳시가 갑자기 무릎 꿇고 기도했다. “하나님! 감사해요. 우리를 위해 레이븐스브럭을 준비해놓으셨나요?” 그 모습을 보고 코리에게도 신비한 용기와 내일에 대한 기대가 생겼다. 그러나 그 기대와는 달리 아빠는 가혹한 고문으로 죽고, 언니도 굶어 죽어갔다. 너무 낙심해 코리는 죽어가는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 나는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셨다고 생각해.” 그때 언니가 대답했다. “코리! 그렇지 않아. 하나님은 우리를 잊지 않으셨어. 하늘이 땅보다 높은 것처럼 하나님의 사랑은 높고 변함이 없어.”

이후 코리는 슈브닝겐에 있는 감옥으로 이송됐다. 그 때부터 열 달간의 지독한 감옥 생활이 시작됐다. 수용소에서 지내는 동안 코리는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함과 고난, 때로는 공포와 두려움 및 온갖 악취와 더러움, 그리고 질병과 절망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만나게 된다. 그녀는 혹독한 감옥생활 속에서도 교도관 몰래 사람들을 은밀히 만나 성경을 가르치며, 고통 중에 있는 그들을 마음으로 위로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평화가 선포된 후, 살아남은 코리 텐 붐 여사는 세계를 순회하며 전도하는 여생을 살았다. 러시아가 소련 공산 체제 아래 있을 때에 그녀는 성경을 가방에 가득 담아 가지고 소련에 가서 나누어 주기로 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은 이 계획이 무모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만류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속에는 하나님이 주시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성경을 가방 가득 채워서 구소련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세관에서 짐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고, 드디어 코리 여사의 차례가 되었다. 그녀는 ‘과연 하나님께서 세관원의 눈을 멀게 하셔서 가방 속에 가득 담긴 성경을 발견하지 못하고 통과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서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세관원 한 사람이 코리 여사를 보더니 이렇게 외쳤다. “이것이 할머니 짐이에요? 할머니께서 이렇게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시는군요. 제가 좀 들어 드리지요.”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성경이 든 가방을 펼쳐보지도 않고 번쩍 들어서 택시 타는 곳까지 친절하게 옮겨 주었다.

전 세계를 돌며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의 메지시를 전한 코리는 1983년 자신의 91번째 생일에 하나님 곁으로 떠났다. 이 책은 코리의 극적인 인생 여정에 함께하신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 더 읽어볼 책

고난을 통한 기적 31Days(조니 에릭슨 타다, 요단출판사)

숨지 마, 네 인생이잖아(김해영,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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