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도 참여도 줄어드는 특별구제 모금...누적된 총회불신 해소할 장기대책 시급

지난 8월 25일까지 진양교회 특별구제 모금은 778만원으로 집계됐다. 총회가 단일교회 재해를 특별구제로 지정한 이례적인 경우이지만, 특별구제라고 하기에는 반응이 신통치 않다. 더구나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넘게 진행한 태풍 차바 및 경주지진 피해 돕기는 고작 1885만원이 모금됐다. 구제부원들이 피해교회를 일일이 실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한 연장까지해서 마련한 모금액은 피해액의 6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렇듯 총회 특별구제 모금이 점점 감소하는 추세이고, 총회 산하 교회와 성도들의 관심도 부쩍 줄어든 모양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총회 특별구제 모금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게 원인이다. 아이티구호헌금 전용사건을 비롯해 숱한 사건이 발생한 총회 구제사역은 불투명한 재정 집행으로 신뢰를 잃어갔다. 그 결과, 총회에 힘을 실어줬던 교회와 성도들이 등을 돌리고 말았다. 이제는 재난재해가 발생해도 총회보다는 일반 방송국이나 언론사, 혹은 직접 성금을 전달하는 사례가 더 많아졌다. 특히 국내 재난재해의 경우 직접 성금을 전달하는 게 추세가 되고 있다. 총회 구제사역이 신뢰를 얻는 계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총회 정치에 대한 불신이 구제모금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총회 정치에 신물을 느낀 교회와 성도들이 총회 구제모금에 힘을 보탤 수 있겠냐는 이야기다. 한 구제부원은 “지난해 101회 총회만 해도 대규모 치리를 해서 총대들의 원성을 샀다. 총회 정치를 보면 총회를 신뢰할 수가 없다. 총회를 신뢰하지 못하는 데 총회 모금에 동참할 리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총회 특별구제 모금에 대한 불신과 총회 정치에 대한 불신이 더해져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구제부장 전은풍 장로는 “총회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특별구제 모금도 저조한 것이다. 최근 들어 구제부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더욱 투명하게 하여 신뢰를 얻어야 한다. 나아가 총회가 깨끗해지고 신뢰를 받아야 구제사역이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총회는 구제사역을 보다 신속하게 전개할 필요가 있다. 엔지오단체 등 긴급구호기관들의 활동을 보면 재난이 발생하는 그 즉시 현장에 들어가 구호활동을 벌이는 것이 추세다. 반면 총회는 매번 뒤늦게 재난현장에 들어간다. 더구나 모금마저 저조한데 일정 금액을 채우려고 하니 지원은 더 늦어진다. 총회는 이러한 맹점의 타개책으로 99회기부터 긴급구호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긴급구호자금을 1년에 1000만원씩 적립하는 현행 방식으로는 구제사역을 제대로 펼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와 함께 총회 차원의 구제모금을 실시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말들도 들린다. 태풍 차바 및 경주지진 피해는 그렇다 쳐도, 진양교회 화재사건으로 총회장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총회 차원의 구제모금이 잦아진다면 그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구제부 사역에도 과부화가 걸린다. 구제부 임원들도 “진양교회가 예배당이 전소되는 큰 피해를 당했지만, 다른 교회와의 형평성을 위해 특별구제가 아닌 일반구제를 통해 지원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결국 답은 신뢰다. 우선 총회가 신뢰를 받고, 구제사역 역시 교회와 성도가 납득할 수 있는 선을 지키며 진행할 때, 총회 구제모금이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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