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분립과 신설 ‘진통’, 노회 구성과 관리 강화해야

‘21당회’ 조직 요건 갖추지 못한 노회 상당수, 불법 방치하고 있어
부실한 천서과정, 총회현장 논란 불러 … 총회 통제권 되찾아야

▲ 21당회 구성은 천서문제와 연결돼 총회 때마다 민감하게 다뤄지고 있다. 사진은 제101회 총회 첫 날 총대들이 천서문제로 이의를 제기하는 장면.

지난 101회 총회에서 조직교회실사위원회의 보고는 충격적이었다. 21당회 미만으로 노회 구성 요건이 안 되는 노회가 5군데였고, 세례교인 25인 이상이어야 하는 조직교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교회를 제외할 경우 21당회 미달 노회는 13군데나 됐다. 21당회가 안 되는 노회들이 수두룩하다는 항간의 주장이 실제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당시 총회 산하 모든 노회 조직교회를 조사한 위원회는 21당회 미만 노회에 대한 원인 실사와 대책 연구를 위해 위원회 활동을 한 회기 더 연장시켜 줄 것을 총회에 요청했지만, 청원은 기각됐다. 21당회가 안 되는 노회들을 조사하고 불법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거의 매년 제기되는 사안으로, 100회 총회에서 이를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조직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정작 드러난 결과에 대해서는 고개를 돌리고 입을 다물어버린 격이었다.

이러한 미봉책은 채 한 회기가 지나지 않아 문젯거리로 터져 나왔다. 민감한 총회선거 후보 추천과 천서 문제가 그것이었다. 21당회 수 부족 문제는 총회선거관리위원회의 상비부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한 후보측이 상대방 후보측을 상대로 해당 노회가 21당회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선관위에서는 이를 심의했고, 실제 해당 노회가 21당회가 안 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문제가 제기된 후보를 추천에서 배제했다. 이 과정에서 선관위 내부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일부에서는 상대방 후보가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고, 조사를 통해 21당회가 안 되는 것을 확인한 만큼 후보 추천을 안 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후보들이 속한 노회 중에도 21당회가 안 되는 곳들이 많은데, 왜 특정 후보만 문제를 삼느냐며 반대 입장도 나왔다. 한 선관위원은 “이왕 21당회 문제를 따질 거면 다른 후보 노회들도 다 조사해야 형평성에 맞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직교회 문제는 천서검사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천서검사위원회는 당회원이 1명인 총회총대들을 대상으로 실사를 했는데, 8월 18일 현재 당회원이 없는 위임목사가 2명이었고,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노회도 26군데나 됐다. 또 당회원이 1인 있다고 보고한 조직교회들 가운데 천서검사위원회가 요구한 주민등록증이나 등본 사본을 미제출한 교회도 30여 군데나 됐다. 천서검사위원회는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해당 교회 총대는 당회원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천서를 불허키로 했다. 101회 총회에서 문제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해결을 못한 것이 결과적으로 102회 총회를 앞두고 중요한 천서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 것이다.

당회원 1인 조직교회 문제는 노회에 따라서는 총회총대 숫자와도 직결되는 부분으로, 이 부분 또한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실제 100회기 조직교회실사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조직교회 수 부족으로 총대를 삭감해야 할 노회는 46군데로, 삭감해야 할 총대는 총 94명에 이른다.

문제는 이러한 21당회 충족과 총대 수를 둘러싼 논란들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이번 회기에서 보듯 선거와 천서 등 총회적으로 민감한 부분에서 논란이 되고 있어, 자연히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노회에 대한 총회의 통제권이 상실됐다는 지적이 많다. 무분별한 노회 분립과 신설로 노회수가 160여 개가 육박하는 상황에서, 조직교회실사위원회를 재구성해 조정과 대책 방안 등을 연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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