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특별한 일은 아니다. 다만 역사를 이루는 파도의 한 단면일 뿐이다. 예측이 맞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앞으로 한국교회는 꽤 깊은 시련의 계절을 직면할 것이다. 멀지도 않은 저 앞의 상황이니, 외면하지 말고 인정하고 또 준비하는 것이 옳다. 준비하여 미리 대처하면 비교적 덜 어렵고 어려움에도 의연할 것이나, 그렇지 않으면 준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충격 속에 흔들릴 것이다.

분야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앞으로 한국교회의 일반적인 모습은 그럴 것이다. 이미 진행중이지만 예배에 참석하는 성도의 수가 줄어들 것이고 그 구성의 내용도 달라질 것이다. 누구나 예측하는 것처럼 지금의 성도들이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다 늙어질 것이고 하늘나라로 이전할 것이며, 그 자리를 젊은 세대들이 채우지 못하고 다음 세대들은 점점 그 퍼센트가 줄어들 것이다. 경기도 분당, 사람들이 제법 많은 도시에 살고 있는 필자의 시무 교회 길 건너편 초등학교는 이제 한 학년이 25명 2학급, 총 50명으로 줄어들어 도심에서는 작은 학교가 되었다.

어쨌든 내년이면 이르게 된다는 외형 국민소득 1인당 GNP 3만불을 넘어서면, 오히려 인생들의 정서는 더 많아진 가진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도리어 요구가 더 많아지고 높아질 것이다. 이미 확대된 지출구조의 여파로 안정보다는 헐떡임이 더 클 것이다.

각종 문화와 레저, 고립과 고독으로 인한 취미 중독, 그리고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발생하는 분노 등으로 순수한 영적 갈망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삶과 믿음생활 양태의 여러 여파가 다양한 모양과 방법으로 나타날 것이다.

인구감소와 연령이나 삶의 행태에 따른 세대별 의식구조 변화는 탄식과 한탄의 내용이 아니라 피부로 느껴지는 삶의 현실이고 실존적 상황이다. 이러한 때, 교회가 세상을 설득하고 극복하고 감동시키지 못하며, 성도들을 잘 가르치지 못해서 대처하지 못하면, 교회는 이제까지의 것을 지키지도 못하고 계승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의 장에 설 것이다.

더 긴 역사의 명줄에 서있는 서구의 교회들처럼 회전하는 역사의 구조 속에서 우리가 처해 있는 삶의 상황도 교회의 실제적 존재의 모습도 이전의 그 과정을 밟아갈 것이다. 믿음의 왕성은 현재의 세대로 종막하고 다음 세대를 연결해내지 못하는 단절의 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먹구름이 하늘을 덮어도 온 세상이 다 그 비에 떠내려가지는 않는다. 하늘 가득하던 그 검은 구름이 어느새 슬며시 흘러 우리의 머리 위에서 사라지기도 하고, 비가 내려 정강이까지 잠기는 물이 골을 이루어도 어느 샌가 그 물이 빠져 우리는 어정거리며 걸어 다니기도 한다.

바라보고 또 보면 결국 생각할 수밖에 없고 기도할 수밖에 없고 결단하고 결정할 수밖에 없다. 압박을 느낀다는 것은 불편함만이 아니라 길을 열어가는 시초의 발걸음이다.

진검승부의 시대가 올 것이다. 아주 깨끗하고 명쾌하다. 하나님의 섭리인 자연도태가 도래할 것이다. 어느 정도의 시대가 지나면 크든 작든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가슴이 터져 숨쉬지 못하고,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이들만이 토해내듯 복음을 전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이 모이고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서 위대한 사역이 아니다. 복음을 전하다 죽을 수 밖에 없는 이들, 믿음대로 살아야만 자신을 유지할 수 있어서 믿음대로 살고자하는 이들의 영적 생존적 믿음만이 남을 것이다. 순수와 정화를 통해 깨끗한 가나안 입성세대 선별을 위한 하나님의 옥죄이기가 진행될 것이다. 이러저러한 파찰음은 다만 스치는 굉음이고 역사는 가고자하는 방향과 목적지를 향해 갈 것이다.

멀지 않은 시대에 다가올 것이다. 앞으로 한국교회의 가장 큰, 그리고 가슴 아픈 주제는 ‘교회매각’이란 단어가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우리가 속한 사회특성의 영향으로 부동산, 소위 재산이 많고 그에 대한 집착도 많다. 이 단어가 사용될 때 잘 대처할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교회를 영적 구도집단만이 아닌 물적 재산으로 보는 한, 교회브로커들이 달려들 것이고 정말 씻을 수 없는 냄새 나는 풍경이 연출될 것이다.

예배당에서 더 이상 복음을 전할 수 없을 때를 준비하자는 말, 너무 슬프고 괴롭다. 하지만 이제 교회는 복음을 전함과 더불어 맺음의 때조차 진검이기 위해서 준비해야 한다. 성도의 헌신으로 세운 예배당으로 교회가 치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지금까지 사용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깨끗하게 사회기부하고 찬송을 부르며 하늘나라 갈 수 있는 법적규정을 지금 만들어 두어야 한다. 우리는 끝까지 복음을 위한 진검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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