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 목사(로뎀교회)

▲ 권호 목사(로뎀교회)

본문이 이끄는 설교(Text-Driven Preaching)는 ‘본문이 왕이다’는 전통적 강해설교의 철학을 확고히 하면서 설교의 내용, 형태, 적용을 성경본문 자체에서 도출하는 노력이다. 본격적으로 본문이 이끄는 설교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배우기 전에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세 요소를 살펴보아야 한다.

기억해야 할 세 요소-‘본·연·적’

본문이 이끄는 설교의 첫 요소는 ‘본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본문의 의미(meaning of a text)’다. 이것이 본문이 이끄는 설교의 첫 출발점이요, 씨앗이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는 이름처럼 본문이 모든 것의 핵심이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는 무엇보다 성경본문의 의미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전달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본문과 전혀 관계없는 것들, 설교자 개인의 생각, 경험, 사회적 이슈 등이 설교를 이끌어 나갈 때 그것은 더 이상 설교가 아니다. 설교에서 영원히 빠질 수 없는 첫 요소이자 불변의 토대는 바로 본문이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의 두 번째 요소는 ‘연관성(relevance)’이다. 이 두 번째 요소가 현대 설교학에서 중요한 주제로 집중적으로 토의되고 있다. 연관성은 성경이라는 오랜 시간을 거쳐 온 텍스트를 오늘날의 상황과 연결시키는 단계를 말한다. 좋은 설교는 현대를 사는 우리가 왜 몇 천 년 전에 써진 본문을 들어야 하고, 그것이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 연관의 작업을 존 스토트(John Stott)는 성경시대와 현대시대의 ‘두 세계를 다리로 연결하는 작업’이라는 탁월한 비유를 통해 설명했다. 윌하이트(Keith Willhite)는 연관성을 설교자가 선택한 본문의 내용과 청중의 삶 사이를 이어주는 커뮤니케이션 연결고리로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설교를 듣는 사람들에게 성경의 진리가 현시대에도 어떻게 ‘시의적절함’과 ‘적용가능성’을 갖는지 보여주기 위해 연관성은 꼭 필요하다. 설교자는 성경의 세계와 오늘날의 세계 중간에서 연관성이라는 다리를 놓음으로써 의미와 진리가 소통되도록 해야 한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의 세 번째 요소는 ‘적용(application)’이다. “적용이 시작되는 부분이 설교가 시작되는 부분이다”라는 스펄전의 말처럼 적용은 매우 중요하다. 아쉽게도 지금까지의 전통적 강해설교는 적용부분이 약한 면이 있었다. 설교자는 본문의 의미가 어떻게 현 시대와 연결되는지를 보여줄 뿐 아니라, 본문에 나타난 진리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지를 청중에게 분명하게 제시해주어야 한다. 설교자가 설교를 통해 청중에게 깨달음과 감동을 주었지만, 그것을 현실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제시하지 않으면 그들의 삶에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적용이란 관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변화라는 땅에 이를 수 없는 것이다. 그럼으로 설교자는 반드시 메시지가 어떻게 청중의 삶에 실천될 수 있는지 적절한 적용을 제시해야 한다.

지적 성실과 영적 깊이의 조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본문이 이끄는 설교는 반드시 본문의 의미에서 시작해, 연관을 통해 의미의 소통이 이루어지게 하고, 적용을 통해 구체적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단계까지 나가야 한다. 이 세 요소를 바탕으로 본문이 이끄는 설교를 다음과 같이 정의해 본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란 본문말씀에 담겨있는 의미를 경건한 묵상과 연구를 통해 발견하고, 그것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오늘날의 삶과 연관시켜 전달하며, 청중들의 삶에 구체적인 실천이 일어나도록 적용해서, 깨달음과 변화가 일어나게 하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행하는 설교자의 영적 행동과 결과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에 대한 이 정의는 앞에서 언급한 설교의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해서 만든 것이다. 이 정의를 자세히 살펴보면 본문이 이끄는 설교의 세 가지 요소 외에 추가로 강조된 것이 있다. 첫째, 경건한 묵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설교는 머리만 사용하는 지적 행위가 아니다. 설교자는 분명 지성을 사용해야 하지만, 반드시 경건한 묵상을 통해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 둘째, 성령의 도우심을 강조했다. 설교는 단순히 설교자 혼자의 사역이 아니요, 성령께서 함께 해주셔야만 가능한 것이다. 저자가 이런 두 가지 추가적 강조점을 둔 것은 영혼을 변화시키는 설교가 우리의 지적 성실뿐만 아니라 성령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는 기도가 더해질 때 탄생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를 하기 위해 본문, 연관성, 적용의 조화와 설교자의 깊은 묵상 및 성령님의 도우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본문이 이끄는 설교를 위한 ‘본문몰입법’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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