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평수 목사(만남의교회 원로)

▲ 정평수 목사(만남의교회 원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금년 5월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지내왔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뛰어나와 정의를 외쳤고 태극기의 물결이 덕수궁 앞에서 출렁였던 어지러웠던 사태가 수습되어 이제 정국이 안정기에 접어든 느낌이다.

병폐처럼 지속되고 있는 지역갈등과 여야의 기 싸움이, 그리고 빈부의 격차, 실업자의 증가, 세대간의 갈등 등 그 밖의 모든 사회적 문제들이 원만히 풀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반대를 위한 반대나, 대안 없는 무조건적인 반대로 기득권을 내세우며 발목을 잡는 일이 있다면, 현명한 우리 국민이나 기독교인들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기독교계에도 다시 한 번 개혁의 바람이 불어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가 초대교회와 같은 본질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고 외치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처럼 우리는 ‘교회를 교회답게, 성도를 성도답게’라는 공약을 외치며 기독교 개혁에 힘을 모아보자. 교회가 본질을 외면한 채 겉모습에 치중하면서 하나님 섬기는 일보다 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일과 행사에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며 하나님을 슬프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형식이나 관습 또는 유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면서 세상 사람과 같은 시각, 같은 잣대로 양심의 가책없이 살아가는 현실을 이제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온전히 감당하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해 가면서 교회의 참모습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개인주의, 인본주의, 이기주의 등으로 세속화 되어져 가는 교회를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로 개혁해야 할 방법을 찾아보자. 성경 속으로 들어가 말씀을 연구하고 깨닫고 행함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도자들이 먼저 거듭나야 할 것이다. 성령의 역사하심을 체험하며, 예배가 하나님의 영광 중심으로 변해야 하며, 세상적인 오락과 쾌락이 신앙생활을 앞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도바울은 예수님을 영접한 후, 전에 가지고 있던 자기의 자랑거리인 배경과 혈통과 학문을 배설물처럼 버렸다고 고백했다. 우리도 바울처럼 주님 때문에 버릴 수 있는 성도의 모습으로 변해보자. 좋아하지만 버렸고, 가고 싶지만 포기했고, 갖고 싶지만 양보했고, 원수같은 사람을 사랑했고, 버릴 수 밖에 없는 사람을 보듬어 주었고,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조롱과 핍박을 오히려 감사했던 선진들의 신앙인다운 모습으로 돌아가자. 그리스도의 사신으로 이 땅에 온 성도임에 자부심을 가지고, 도덕적으로도 신뢰할 만한 성도가 되어야 한다.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하면서, 소속된 가정이나 직장이나 사회에서 인정받고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성도로 변화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 총회는 갈 길이 멀다. 총신대 재단이사회 구성을 놓고 수 년 째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것은 물론 기독신문사의 폐간을 놓고도 말들이 무성하다. 사실관계를 따져서 바르게 처리하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지만, 정치적인 갑론을박에 함몰되어 한걸음 나가기도 힘들다. 과연 총회가 총회다운지 의문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교회를 교회답게, 성도를 성도답게 영적으로 양육하고, 총회는 총회답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며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으로, 편지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우리가 제대로 사명을 다할 때로 비로소 교회의 개혁도 이뤄지며, 우리가 주를 처음 만난 초심을 잃지 않을 때 선한 영향력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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