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에 열리는 제102회 총회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종교개혁 정신과 의미를 되새기며 한국교회 회복을 모색하는 다양한 움직임은 제102회 총회를 통해 꽃을 피워야 한다. 교단개혁 과제를 직시하며 치열한 논쟁을 통해 교단을 새롭게 세워가는 ‘리빌딩’의 발판을 제102회 총회가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에 <기독신문>은 총 5회에 걸쳐 교단 현안 해법을 모색하며 이를 통해 신뢰와 역량을 키우는 기획을 연재한다. 교단을 다시 세우는 <기독신문>의 제안에 애정어린 관심을 바란다. <편집자 주>

효율적 ‘기구통폐합’은 정책총회로 가는 신호탄이다

제101회 총회의 4개 기구 통합 관련 결의, 이해관계 맞물려 국내선교부만 논의 진행
많은 기구서 중복 업무, 비정상적 총회 비대화 불러 … “통합은 거스릴 수 없는 과제”

“정책보다 정치에 과한 무게를 둔 총회.” 교단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이 얘기는 국내 최대 교단 합동총회에 씌워진 오명이다. 총회는 이러한 오명을 씻고자 지난 몇 년간 정치총회에서 정책총회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그리고 지난해 101회 총회에서 정책총회로 가는 변화의 물꼬를 텄다. ‘중복된 업무와 부서를 통합하여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하자’는 취지로 4개의 기구 통합 관련 결의를 일궈낸 것이다.

그 4개의 결의는 △교육부에 맡겨 교육부와 교재개발위원회를 ‘교육위원회로 통합’ △국내선교부설치연구위원회를 구성하여 농어촌부 전도부 이만교회운동본부 교회자립지원위원회를 ‘국내선교부로 통합’ 연구 △군목부 군선교사회 총회군선교회 임원에게 맡겨 군목부와 군선교사회를 ‘군선교위원회로 통합’ 연구 후 보고 △이단전문가와 신학교수들로 구성된 ‘이단대책 상설위원회 신설’이다.

101회 총회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진행상황은 어떨까. 결론적으로 기구 통합으로 가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다. 무엇보다 여러 상비부 혹은 위원회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것이 원인이다. 게다가 총회결의 자체에 문제가 있어 손을 못 쓰고 있는 경우도 있다. 특별위원회가 설치돼 연구하고 있는 국내선교부 통합만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선교부만 나선 통합 여정

먼저 이단대책 상설위원회 신설을 살펴보자. 사실 이 결의는 기구 통합보다 기구 개편에 가깝다. 이번 회기에도 이전의 위원회 명칭인 총회이단(사이비)피해대책조사연구위원회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이대위원장를 비롯한 이대위원의 대폭 교체가 이뤄졌고, 전체 회의마다 교수나 이단대책전문가 등 전문위원들이 참여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이다. 이단대책 상설위원회 신설은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위원회 통합은 결의 자체에 오류가 있어 진전이 없는 상태다. 총회결의는 교육부와 교재개발위원회를 통합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교육국 안에는 교재개발위원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교재 개발은 교육진흥원이 맡고 있다. 다시 말해 교육국 내부 사정을 파악하지 못한 채 결의를 한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도 통합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군선교위원회 통합도 아직까지 해당 부서간의 논의조차 없는 상태다. 무엇보다 통합 관련 연구를 함께해야 할 부서간의 이견차가 큰 편이다. 상비부로서 통합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군목부는 각 부서의 역할과 활동 범위가 다르다는 이유로 통합 반대 입장을 펴고 있다. 이에 반해 군선교사회와 총회군선교회는 찬성 입장에 가깝다. 뿐만 아니라, 통합 논의를 하려면 총회결의부터 수정해야 할 판이다. 총회결의를 살펴보면 총회가 통합 연구를 군목부 군선교사회 총회군선교회 3개 기관에 맡겼지만, 정작 통합 대상에 총회군선교회가 빠져 있다. 총회군선교회가 군선교회위원회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반쪽짜리 통합에 그칠 뿐이다. 이 때문에 군선교위원회 통합 연구도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다만 군목부 관계자는 “3개 부서 임원들이 8월 말경에 모여 군선교위원회 통합 건을 두고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기구 통합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선교부 통합만이 실제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별위원회로 전권을 받은 국내선교부설치연구위원회(위원장:신규식 목사)가 통합 여정의 선봉에 서 있다. 국내선교부설치연구위원회는 해당 부서와 간담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통합 연구를 진행한 끝에, 국내선교부의 청사진을 그려냈다.
국내선교부 사례를 비춰볼 때, 교육위원회와 군선교위원회 통합 연구도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했다면 보다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국내선교부 출범, 기구 통합 가속도

국내선교부 설치 또한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국내선교부 범위 결정부터 시작해 해당 부서의 반발, 규칙 개정 절차 등 갖가지 난제가 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선교부설치연구위원회는 차근차근 문제를 풀이하며 결국에는 로드맵을 내놓았다.

우선 국내선교부는 GMS와 같은 독립기관이 아닌, 상비부로 신설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총회결의에 명시된 전도부, 농어촌부, 이만교회운동본부와 함께 교정선교위원회도 국내선교부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들 부서는 각각 국내선교위원회, 농어촌선교위원회, 교회개척위원회, 교정선교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게 된다. 여기에 이주민선교위원회를 신설하여, 국내선교부 안에 5개의 위원회를 둔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만교회운동본부 등 전도부 산하 위원회들이 사역 분야와 방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여전히 국내선교부에 포함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국내선교부설치연구위원회는 국내선교부 안에서도 기존의 고유 사역을 이어갈 수 있고, 이들 위원회들이 총회 명의로 후원을 받는다면 보다 투명하게 재정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국내선교부의 통제 아래 중복 사업도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선교부 조직은 부장 서기 회계 총무로 임원진을 구성하고, 각 위원회마다 위원장 서기 회계 총무를 둔다. 실행위원은 35명 정도, 부원은 170명 남짓이 될 전망이다. 국내선교부설치연구위원회는 이와 같은 계획안을 102회 총회에 보고하고 ‘국내선교부 신설’이라는 총회결의를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102회기 안에 내규를 포함한 총회규칙 개정안 상정 및 공천까지 마무리 짓고, 103회 총회부터 국내선교부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내선교부설치연구위원회는 오는 9월 102회 총회에서 총대들의 허락을 기대하고 있다. 위원장 신규식 목사는 “상비부와 특별위원회가 너무 많고, 노회들도 계속 분립하는 등 총회가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하면 되돌릴 수 없다”면서, “국내선교부 설치가 기구 통합의 끝이 아니라 신호탄이 되어,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총회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총대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현재 총회는 총회실행위원회, 상비부 21개, 상비부 산하 위원회 8개, 특별위원회 30개를 두고 있다. 신규식 목사 말대로 많아도 너무 많다. 총회 행정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자리싸움에 혈안이 된 정치가 아닌 정책을 논하는 총회가 되길 위해, 기구 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과제로 다가왔다. 오는 102회 총회에서 총대들의 선택에 따라 총회의 미래가 결정될 전망이다.

▲ “회의는 무성하나 열매는 없다.” 해마다 각종 위원회가 설치되고 행사도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방향성은 잃어가고 내실은 없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이제는 소모성 행사는 자제하고 대안을 제시할 때다.

 [사례2] 무리한 행사 추진, 구설수에 올라

2014년 5월, 총회 최초로 미주에서 C상비부가 주관하는 수양회가 열렸다. 당시 C상비부 임원들은 본연의 일보다 미주 행사에 집중해 빈축을 샀다. 게다가 지역 교회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외유성 행사를 추진해 구설수에 올랐다.

구설수의 첫 단추는 여행사 선정에서 불거져 나왔다. 당시 200만원이 넘는 고가 여행상품으로, 15개나 되는 업체가 관심을 보였다. 2013년 11월 6일 15개사 설명회를 시작으로, 11월 21일 9개 여행사 입찰, 11월 26일 4개사 선정, 12월 2일 2개사 압축, 12월 9일 무기명 투표 등 거의 매주 여행사 선정을 위해 임원회를 열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C상비부는 여행사를 선정할 때 불분명한 기준을 내세워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이들은 처음에 채점표로 업체를 선정하다가 중간에 투표로 전환했다. 또한 업체를 선정하는 기간에 임원들이 별도로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들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업체들에게 또 다른 견적을 받아 문제를 증폭시켰다. 결국 주관 여행사로 선정된 업체는 발을 빼고 다른 여행사가 최종 낙찰을 받았다.

결국 최초의 미주 수양회는 흥행실패로 마감했다. 당초 C상비부는 미국 한인 목회자 100명을 포함해 4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개회예배 때 나타난 인물은 250명이 전부였다. 이유는 적잖은 여행 경비에, 교회를 오랫동안 비워둘 수 없는 작은 교회로서는 ‘그림의 떡’이기 때문에 참여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특정인만 참가하는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상비부 본연 업무 점검 필요

총회 상비부 사업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비부 본연의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짚어보는 것이 기본이다. 상비부의 업무는 총회 규칙 제3장 제8조 3항 ‘각 부원의 임무’에 명시돼 있다. 이에 따르면 상비부는 △연구 및 지도해 발전 방침을 내놓는 부서(재정부 전도부 구제부 규칙부 신학부 사회부) △특정사업 분야를 관장하는 부서(군목부 경목부 순교자기념사업부 출판부 은급부) △사업 관장 및 산하기관 지도·감독하는 부서(교육부 면려부 학생지도부) △총회 정기 행사를 관장하는 부서(고시부 감사부)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상비부가 총회 규칙에 따라 각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과 정책을 연구·지도하고 실행방침을 총회에 제안하는 일에 집중하기보다 대외 과시형 사업이나 행사에 주요 예산을 배치하고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일까? 연구를 하고 대안을 마련하기에 임기가 고작 1년에 지나지 않아 장기적 대안 마련에 한계가 있으며 인적·재정적 자원이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연구와 정책 마련보다는 일회적 사업이나 행사 추진이 손쉽고, 성과를 과시하기에도 좋고, 행사비를 명목으로 총회 인맥을 총동원해 재정부에서 추가로 예산을 추경해 받는 동시에 외부 재정 후원 혹은 로비를 받아 소위 ‘눈먼 돈’을 챙길 수 있다는 인식이 총회 정치꾼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타성에 젖은 많은 상비부가 기존에 해왔던 사업이나 행사를 답습하거나, 정작 중요한 정책 연구와 대안 마련은 자문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전문위원을 따로 선정해 연구를 맡긴 후 그 결과를 보고서에 담기에 급급하다.

상비부가 상비부 본연의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상비부가 각 분야 전문가를 중심으로 인적 자원으로 구성되고, 특히 교단의 장기 계획과 관련된 주요 정책은 사안에 따라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이상의 상설국 체제로 기획-입안-시행되어야 한다. 또한 면밀한 총회의 관리·감독, 그리고 실효성 있는 내부 및 외부 감사의 시행과 보고가 필수적이다.

더불어 인맥이나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예산이 편성되고 지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상비부에서 사용한 총회 재정, 즉 예산과 결산의 세부 내역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또한 중복된 업무 및 부서, 그리고 실효성이 없는 부서는 통폐합해서 업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 한국교회가 한기연 이름으로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예장합동은 한기연을 통해 한기총을 행정보류한지 4년 만에 연합활동을 다시 시작한다. 사진은 한기연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한교총 출범예배의 모습.

    연합사업 경험 차근차근 쌓아야

이제 예장합동은 새로운 연합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연합사업에 다시 뛰어들면서 갖춰야 할 덕목들이 적지 않다. 교계에서는 “예장합동은 대표회장 아니면 안 하려고 한다” “설교나 사회라도 시켜줘야 연합행사에 나온다” 등의 말들이 많다. 교세가 크다고 주도권 싸움과 기득권 싸움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거기에 예장합동은 연합기관 적재적소에 인력이 배치되어 있지도 않다. 임원은 물론 실무자나 직원으로 연합활동을 하고 있는 인물도 매우 적다. 그러다보니 연합사업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전방위적으로 힘을 실어 줄 사람, 현직 총회장을 제외하고 당장 대표회장으로 추천받을 수 있는 인물이 상대적으로 없다. 때문에 연합사업의 의미나 방향성, 현재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뚜렷한 소신과 정보가 없어 다수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게 되고, 결국 교단의 입장을 반영하기가 어렵다.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한두 해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하나씩 배워가겠다는 마음으로 논의에 임해야 한다.

연합사업은 누가 1등이냐가 아니라 누가 잘 섬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한기연도 한국교회가 대정부 대사회 대북문제 등에 한 목소리를 내어 사회에 영향력을 끼친다는 목적을 가졌다. 예장합동이 연합사업에서 군소교단들을 품어주며 한 발을 먼저 내딛는 장자교단다운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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