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영 목사의 다시 개혁으로] (19)돌아가지 말고, 나아갑시다

사진❶ 이 작품을 무조건 평가절하하면 잘못이듯이, 한국교회도 무조건 비난해서는 안 된다.

기독신문사의 배려로 지난 20주 동안, 종교개혁 500주년 사진 에세이를 통해 여러분들과 귀한 교제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요, 감사하며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면을 빌어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종교개혁은 우리에게 참 중요한 사건입니다. 또한 지금의 기독교와 장로교를 있게 한 특별한 하나님의 은혜이자 섭리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늘 종교개혁의 정신을 잊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저는 한국교회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이니 좌우간 잘 되겠지’하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말씀 드리는 것 또한 아닙니다. 때때로 우리들의 시각에도 부족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일부 교회들과 지도자들도 적지 않지만, 제가 만난 대다수 교회와 목회자들은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하며 그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들은 하나님과 사람의 저울에 달아볼 때 부족할 수 있고 함량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한국교회와 목회자 전체를 무조건 평가 절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는 원래 약하고, 악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실수를 많이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진❷ 빛이 물에 그대로 반사되듯이, 우리는 성령님의 인도와 통제를 그대로 따르며 복종해야 합니다.

마르바 던이라는 신학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인 삶의 가장 중요한 역설은 바로 우리의 능동적인 약함 속에서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를 통해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성공이 아니라, 신실함이다.” 이 주장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물론 실수와 약함과 잘못이 이미 드러난 분들은 교회 안팎 사람들의 상식적 기준으로 볼 때 ‘이제는 용서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의 열매 있는 회개와 자숙의 긴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 드러나지 않은 죄인인 우리들은 목회자 혹은 당회원으로서 아직 성공을 논할 존재가 절대 아닙니다. 성공은 오직 예수님만 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하나님 앞에 신실함, 즉 믿을 만한 존재로 살아가고자 진력할 때 사단과 불의에게서 승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신실함도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지극히 약한 존재임을 철저히 인정할 때 가능합니다. 빛이 물에 그대로 반사되듯이 오직 성령님의 인도와 통제에 그대로 따르며 복종할 때 이것이 가능한 일임을 우리는 침 삼키는 순간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외칩니다. “옛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돌아가자!” 모두들 100%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순수한 마음을 저 역시 이해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새로운 개혁으로 나아갑시다!” 과거 역사 속의 종교개혁이 아니라, 선배들이 경험한 종교개혁이 아니라, 이 시대에 필요한 하나님의 개혁을 우리 모두의 신실한 삶의 현장 속에서 경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진❸ 배도 요트도 갈매기도 돌아가지 않고 나아가듯이, 한국교회가 그러하기를 소망합니다.

모든 한국교회, 그리고 지도자들과 성도님들이여! 돌아가지 말고, 나아갑시다! 제가 좋아하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우리의 목표는 빠르고 멋진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하나 됨’으로 하나님나라를 바라보며 뚜벅이처럼 천천히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과는 하나님께서 내실 것입니다.

신실함은 ‘일보단 관계, 늦더라도 함께, 부흥보다는 일치’를 우리 서로의 마음속에 깊이 새길 때 나타나는 열매입니다. 동시에 오직 예수, 더욱 예수, 절대 예수, 결국 예수님의 성령께서 우리를 통해 행하실 것을 믿고 나아갑시다. 힘들더라도 말씀 붙잡으며, 초심과 열심과 뒷심이 여일한 신앙생활을 해나갑시다.

그러면 한국교회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것이 아니라, 위기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새로운 기회였음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보여 주실 것입니다. 돌아가지 않고 나아가는 새로운 종교개혁이 각 교회와 지도자, 성도들의 삶 속에 샘물같이 솟아나가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할렐루야!(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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