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식 목사(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

▲ 신동식 목사(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

2018년 최저시급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인상됐다. 이것은 파격적인 인상이다. 보통 7%선에서 머물던 인상률이 16.4%로 인상됐다. 그러니 모두가 놀라고 있다. 찬반양론이 박빙을 이루며 갑론을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좀 더 가까이 왔다고 축하하고 있다. 임금이 인상되어서 내수가 진작되면 경제 성장에 선순환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반대하는 쪽에서는 내수 진작의 효과는 작을 것이고, 오히려 고용 축소와 생산 위축의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구나 중소 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1만원대의 최저시급에 대하여 원론적인 측면에서 반대하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 것이다. 사업주와 노동자가 함께 상생하는 일을 누가 부정하겠는가? 그래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점진적 인상을 해야지 급격한 인상은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적으로도 이 부분에 있어서 부작용은 없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이 일에 대하여 정확하게 신속하게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김동연 부총리는 최저시급 발표 후 경제장관회의를 열어서 부작용을 최대한 없애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언하였다. 정부는 실효성 있는 후속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좋은 정책이 표류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현실 가운데 교회도 고민하고 있다. 교회 역시 최저시급의 현실 앞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별히 직원을 두어야 하는 교회들은 최저시급 1만원 시대를 불편하게 여길 것이다. 그동안 ‘열정페이’를 요구했던 교회는 다시 한 번 결정의 위기 앞에 서 있는 것이다.

2018년 교회는 목회자 납세와 함께 최저시급 대폭 인상이라는 쉽지 않은 현실을 맞이할 것이다. 교회가 이를 잘 준비하지 않으면, 세상 앞에 신뢰를 또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예장합동 교단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국민 71.6%가 기독교를 불신하고, 75.3%가 목회자와 교회를 불신하는 것으로 나왔다. 예견된 내용이지만 참으로 씁쓸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이 같은 결론이 나온 이유가 많이 있겠지만, 교회가 시대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교회 내의 사역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현재 상황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저시급에 대한 교회의 자세다. 교회는 성경에서 이 문제의 해답을 구해야 한다. 예수님은 포도밭 비유에서 아침에 온 품꾼에게도, 점심에 온 품꾼에게도, 저녁에 온 품꾼에게도 동일한 월급을 주었다. 오늘 같으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경제의 목적이 상생에 있음을 보여주셨다. 모두가 함께 품위 있게 사는 것이 성경이 보여주는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움이다.

최저시급 1만원 시대는 상생의 아름다움에 다가가는 일이다. 모두 함께 품위 있는 삶을 살게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성경이 가르치는 아름다운 정신을 교회가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양극화가 첨예하게 진행되는 것을 교회는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인가? 그리스도인이 먼저 최저시급 1만원 시대를 적극 맞이하고, 그로 인해 나타날 문제를 해소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상생하는 삶을 가르치셨던 예수님의 뜻을 따라, 자발적으로 이 일에 나서야 한다.

또한 교회도 최저시급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교회 안에서부터 선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교역자들 세계에도 더 이상 양극화가 아니라 상생하는 관계가 맺어져야 한다. 이것이 최저 임금 시대를 선도하는 교회의 자세다.

어떤 정책이든 아무리 정신이 좋아도 서두르면 탈이 날 수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그리고 교회는 교회대로 남은 시간을 잘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단지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상생하는 삶을 만드는 일이다. 현재 교회는 상생에 있어서 부족하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제 세상이 교회를 보고 따라 오도록 해야 한다. 세상을 부끄럽게 만드는 교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