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둘러싼 오랜 갈등, 인내와 포용으로 극복
단단한 섬김 공동체로 성장, 회복의 은혜 나눠


희망이 없다고 본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차라리 새로 개척을 하는 게 낫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이영익 목사가 10년 전 전주 중화산교회에 부임했을 당시의 분위기는 실제로 그러했다.

▲ 이영익 목사가 입당식에서 감사의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예배당 건축을 추진하다 중단된 상태에서 교회는 억대의 부채를 지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상당수 교인들이 떠난 상태에서, 남은 교인들조차 하나 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도시 한복판, 그것도 옛 선교사들의 주 활동무대였던 터에 자리를 잡았다고는 하지만 암담하기 그지없었다.
“‘하나님의 뜻이 있으셔서 이곳에 보내셨겠지’라는 믿음을 가지고 매주 강단에 섰습니다. 위태한 순간이 여러 차례 찾아왔지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교회,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교회를 이곳에 세우고 싶다는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여전히 건축에 관한 문제는 교우들 사이에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었다. 서둘러 재개하자는 이들, 도저히 안 될 일이라는 이들이 서로 큰 목소리를 냈다. 무리하게 추진했다간 말 그대로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질 게 뻔했다. 이영익 목사는 그래서 다른 선택을 했다.

▲ 비가 온 후에 땅이 굳는 것처럼 전주 중화산교회는 시련기를 극복하며 점점 단단한 공동체로 자라나고 있다. 사진은 전인적 치유수양회,

우선 교회 안팎에서 누가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인내하며 포용했다. 모든 다툼의 원인들을 일체 차단해갔다. 대신에 한 동안 중단됐던 금요기도회를 재개하고, 제자훈련을 시작하며 온 교회를 한 정신을 가진 공동체로 세우는 일에 집중했다. 교우들은 말씀으로 은혜 받고, 기도로 힘을 얻으며 신앙생활의 기본으로 철저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6년의 세월이 흘렀다. 교회는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안정을 되찾았다. 뿐만 아니라 새로 정착하는 신입 교인들이 늘어나면서 공동체의 규모도 점점 커져갔다. 자연스레 예배당 건축이야기도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사업이 제대로 탄력을 받았다.

모두의 뜻이 모아진 가운데 추진된 결과 2014년 12월 7일 지상 4층 크기의 예배당이 전주시 중화산동 선너머마을에 우뚝 섰다. 중화산교회의 과거를 어렴풋이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물론, 심지어 교회 주변을 늘 오가던 동네 이웃들의 눈에도 마치 홀연히 등장한 존재인 듯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몸소 그 힘겨운 세월을 버텨낸 이 목사와 교우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감격이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품어주고 다독이며 함께한 시간들이 결국 배신하지 않은 것이다.

건축으로 힘겨운 와중에도 중화산교회는 섬김의 본이 되기 위해 많은 애를 썼다. 교회당 주변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사랑의 쌀을 마련해 나누어주는 사업을 동사무소와 협력해 수년째 이어왔고, 인근 화산공원에서는 매주 토요일 환경정화와 사랑의 온차 나누기 활동을 펼쳤다. 자연히 선한 사역에 앞장서는 교회로 지역사회에 널리 소문이 났고, 그 결과는 전도로 이어졌다.
관계 중심 전도 사역을 꾸준히 펼치고, 일 년에 한 차례 새가족초청잔치를 통해 그 결실을 거두어들이는 방식으로 교회 규모는 조금씩 계속 자라고 있다.

또한 제자훈련의 결과로 교우들의 자세가 변화되면서 24시간 릴레이 기도를 통해 섬기는 이들, 교회당 안팎을 자원하여 손질하고 단장하는 이들, 해외 선교사와 미자립교회 후원에 앞장서는 이들 등의 다양한 헌신이 나타났다.

▲ 가족찬양잔치

중화산교회는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중남미 등지의 세계 각국의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일에 동참할 뿐 아니라, 10개의 해외 교회를 개척하고 200개의 구역을 세운다는 ‘10200비전’에도 점점 다가서고 있다. 특히 조만간 아프리카 우간다에 첫 해외 교회당 건축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년 가을에는 설립 33주년 기념식과 함께, 새로운 일꾼들을 세우는 임직식이 거행된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성도들의 믿음을 바로 세우는 일에 중화산교회는 더욱 분주하며, 토요일 새벽이면 ‘호렙산특별새벽기도회’라는 이름으로 기도의 끈을 붙잡는 일에 힘쓰는 중이다.
이영익 목사는 “주일성수로 예배를 세우는 교회, 말씀으로 믿음을 세우는 교회, 교육과 훈련으로 다음세대를 세우는 교회, 전도와 선교로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교회로 힘차게 자라며 세상의 귀감이 되는 예수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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