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두레학교, 소아조로증 앓는 학생 2명 재회 성사

▲ 똑같은 소아조로증을 앓고 있는 동갑내기 원기와 미구엘의 반가운 재회를 가족과 교사들이 축하하고 있다.

특별한 만남이었다.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두 아이가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쌓았다.

7월 14일 남양주 밀알두레학교(교장:정기원)에 콜롬비아에서 날아온 어린 손님이 방문했다. 미구엘이라는 이름을 가진 11세의 소년은 보통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다. 초행인 한국여행에 낯설어하는 미구엘을 동갑내기 한국인 친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밀알두레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홍원기 학생은 미구엘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 ‘프로제리아’라고 불리는 소아조로증은 전 세계에서 100명 미만에게만 나타나는 희귀병이다. 두 사람은 4년 전 미국 보스턴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당시 미국 소아조로증재단을 통해 보스턴아동병원에 치료차 방문했던 원기는 거기서 만난 미구엘을 몹시 그리워했다. 미구엘은 원기가 치료를 통해 병세가 호전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존재이기도 했다.

가능하다면 미구엘을 한국으로 초대하고 싶다는 원기의 바람이 아버지 홍성원씨가 쓴 <내 새끼손가락 아들>(루아크)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졌고, 이에 두 사람의 재회를 성사시키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사회복지네트워크는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원기의 소원을 이루어주자는 캠페인을 벌였고, 인터넷 사이트 쉐어앤케어(www.sharencare.me)를 통해 전개된 캠페인에 4311명이 참여해 불과 22시간 동안 1000여만 원이 모아졌다. 미구엘 가족의 한국 방문은 이렇게 성사됐다.

두 아이의 즐거운 해후에 가족들과 교사들 그리고 바른정당 대표인 이혜훈 집사(남서울교회)도 함께했다. 이 대표는 기독교방송 라디오프로그램을 통해 원기와 미구엘의 사연을 접한 후, 동료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을 이끌고 만남의 장소인 밀알두레학교를 찾아왔다.

두 아이와 대화를 나누던 이 대표는 서울의 궁궐을 보고 싶다는 미구엘의 소원을 듣고, 서울 구경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경복궁 견학에 이어, 청와대까지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다. 미구엘은 서울 구경을 마치고 7월 24일 콜롬비아로 돌아간다.

정기원 교장은 “원기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일반 공립학교에서 밀알두레학교로 전학을 와 지금까지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면서 “미구엘과의 만남을 통해 원기가 더욱 활력을 얻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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