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부 제1회 이주민 사역자 대회 … “관련 상설위원회 조직, 중장기계획 세워가야”

“한참 늦었다. 지금이라도 총회차원에서 이주민사역의 정책과 전략을 마련하고 중장기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의 수가 200만명을 넘겼다.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3.9%가 이주민인 다문화사회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회는 이주민사역에 별 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모양새다. 예장통합 예장고신 등 타교단만 해도 관련 위원회를 조직해 이주민사역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총회는 이주민사역과 관련해 사역자나 사역단체에 지원금을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상황을 지적한 이주민사역자들은 총회가 이주민사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정책과 전략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총회 차원에서 최초로 이주민사역자대회가 7월 10일 총회회관에서 열렸다. 대회를 주관하는 전도부 부장 육수복 목사(앞줄 왼쪽 두번째)와 임원들이 이주민사역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전도부(부장:육수복 목사)가 주최한 제1회 이주민사역자대회가 7월 10일 총회회관에서 개최됐다. ‘이주민 사역의 이정표 세우기’라는 주제로 열린 이 자리에는 총회 소속 이주민사역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주민사역자들은 사역대상도 다양했다. 필리핀 이주여성을 집중적으로 사역하는 목회자도 있는가하면, 이주노동자 혹은 다문화가정 자녀 등을 대상으로 사역을 펼치는 목회자도 눈에 띄었다. 여기에 유학생 전문 사역자와 이태원에서 무슬림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벌이는 사모도 있었다. 그렇다보니 이주민사역을 시작한 동기, 사역 환경과 경험담, 사역 중 고민 등을 놓고 생산성 있는 열띤 대화가 이어졌다.

부산에서 사역 중인 김백석 목사(아가페이주민선교회)는 이주민사역단체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김백석 목사는 “보통 교회의 이주민사역은 예배 중심의 사역에 집중하는데, 그럴 경우 사역범위가 한정될 수밖에 없다. 그에 반해 전문사역단체가 선교적 관점에서 플랫폼 역할을 한다면 보다 많은 이주민들을 맞이할 수 있고, 그들에게 기독교를 인식시킨 후 지역교회에 연결시켜주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민의 신분에 따라 사역전략을 달리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내에 머물다가 자국으로 돌아가는 이주노동자 유학생 주재원 등은 선교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 국내에서 계속 살아갈 결혼 이주여성은 전도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김원열 목사(일산더사랑의교회)는 “노동자 유학생 주재원 등은 새신자로 정착시킨 후 중직자로 세우고 이어 이들이 자국의 선교사로 파송까지 하는 선교적 관점에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에 반해 결혼 이주여성은 한국 사람으로 보고 전도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경욱 사모는 신천지 등 이단사이비들이 대대적으로 이주민 포교에 나서는 반면 한국교회는 큰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고, 허명호 목사(GMS특수이주자사역LMTC 원장)는 경험상 무슬림들의 개종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무슬림 사역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이주민사역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총회 차원의 이주민사역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회가 앞장서 정책과 전략을 만들고, 총신이 이주민사역을 필수과목으로 채택하고, 교단 안팎의 전문가를 초빙해 싱크탱크를 만드는 등 이주민사역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윤대진 목사(비전교회)는 “총회가 타교단에 비해 너무 많이 뒤쳐져 있다. 총회가 이주민사역에 정책과 전략을 마련하고, 각 언어별 양육 교재 출간 및 이주민사역 관련 세미나를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주민사역 관련 상설 위원회를 조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주민사역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었던 전도부장 육수복 목사는 “이주민사역이 종교별 신분별로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고, 이제는 총회가 이주민사역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다음 회기에는 이주민사역 관련 예산을 보다 많이 편성할 수 있게 힘쓰고, 차기 임원들과도 소통하여 이주민사역의 전략과 정책을 마련하고 전략세미나도 개최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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