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영 목사의 다시 개혁으로] (18)이웃들과 연합의 길을 걸어갑시다

 

사진❶ 지금 한국교회는 어려운 이웃과 함께 가야 할 시기입니다

부끄럽지만, 부족한 종이 우리 교회 성도들과 함께 감당하고 있는 나눔 사역 현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는 현재 인천제2교회를 담임하고 있습니다. 벌써 설립 70주년을 향하여 나아가는 전통교회입니다.

‘전통교회’라는 말 속에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줄 압니다.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현대와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천제2교회는 먼저 하나님의 은혜로, 또한 성도들의 사랑과 섬김으로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바꾸어 나가는’ 아름다운 교회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내 자랑,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하나요? 오늘 저는 교회 자랑하는 팔불출 목사가 되겠습니다. 각자 교회에는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특별한 소명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도 특별한 소명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는 세계선교에도 힘쓰지만,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든 자를 돌보셨던 것 같이 우리 주변의 이웃들과 함께0하는 일을 기쁨으로 감당하고 있습니다.

 

사진❷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이 연합할 때 아름다움을 보게 됩니다

그 흔적과 열매는 우리 교회 곳곳에 숨겨져 있어 마치 교회 전체가 ‘섬김과 나눔센터’를 방불케 합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목욕탕, 주중 이용 급식소, 헬스장, 미용실, 치과, 내과, 지역 어린이도서관, 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센터, 한글학교, 의복 나눔 봉사, 안마·침술 봉사, 인력시장 섬김, 자장면 봉사대, 결식학생 식사 제공, 무의탁 노인 반찬택배, 연탄보일러 교체사역, 무료 사진관, 세탁 봉사 사역, 인근 학교 장학금 지급, 동네 경조사 찬조, 주중 주차장 개방, 중국인과 탈북민 사역 및 예배, 법률 상담 등이 있습니다.

교회가 성도들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이웃들과 함께 호흡하는 장소가 되도록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교회에게 맡겨 주신 사명입니다. 물론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데는 당회 그리고 성도들의 이해와 순종, 양보와 섬김이 존재했다는 것도 또 하나의 간증입니다. 또한 교회당이라는 장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수많은 나눔 사역을 단지 구호와 기도만이 아니라 실천하는 행동으로 동역하는 성도들이 숨은 공로자입니다.

이처럼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가는 교회로 거듭나게 되자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의 열매들이 우리 교회의 질적, 양적, 구조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도심이요, 비아파트지역이요, 공구상가 한 가운데 위치한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말입니다. 물론 오직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드릴 뿐입니다.

 

사진❸ 진리는 연합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연합이 진리입니다

이러한 섬김과 나눔 사역들을 감당하면서, 늘 떠올리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연합’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 예수님께서 이 땅을 하나님나라로 만들어 가시는 방법, 우리가 세상 속에서 이루어 나가야 할 소명, 이 모든 것이 ‘연합’이란 단어로 모아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하나님은 독불장군이 아니십니다. 물론 그렇게 하셔도 되시는 분인데, 굳이 낮은 모습으로 이 땅에 내려오셔서 우리와 연합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와 연합해주신 하나님처럼, 세상을 향해 그리고 이웃을 향해 연합의 길을 걸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교회는 불교의 절처럼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속한 사회 속에서 이웃과 함께 아름다운 동행을 해야 할 의무와 특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사진에 담다 보면 느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서로 다름이 연합할 때 아름다운 작품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자연이 아무리 아름답다 할지라도, 어둠이 밀려오면 그 아름다움이 감추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건물들과 자동차, 그리고 자연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여러 존재들이 나란히 있을 때, 기가 막힌 야경이 우리 앞에 펼쳐지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들 중에 이유와 목적이 없는 게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들로, 모든 사람들과 연합하여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기독교는… 우리 교회는… 우리 부서는…’ 하는 자부심도 필요하겠지만, ‘하나님께서 이처럼 사랑하신’ 세상과 지역사회를 향해 점진적으로 연합해 나가는 행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해를 보내면서 진리를 지킨다는 명목 하에 연합을 포기해온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며 반성합니다. 진리는 연합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마음을 세상을 향해 더 열어야 할 때입니다. 교회는 게토(ghetto)도 아니고, 수도원도 아닙니다. 세상을 품는 하나님나라입니다. 모든 사람을 안을 수 있는 하나님의 품입니다. 한국교회가 연합의 공동체로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 결과 세상이 지금보다는 조금은 더 거리낌 없이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 그런 거룩한 하나님의 공동체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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