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천노회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성지 순례
독일 등 5개국 방문, “현장의 감동 잊지 않을것”

“종교개혁의 용기와 희생의 정신을 본받아서 한국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서인천노회(노회장:김○남 목사)가 6월 20일부터 30일까지 종교개혁의 발상지 독일을 찾아 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다짐했다. 이번 성지순례는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해서 마련했으며 노회원 부부 38명이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켰던 장소들을 직접 방문하면서 종교개혁의 바탕에는 성경 말씀에 대한 확신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또 종교개혁 과정에서 종교재판과 전쟁 등의 수난을 피할 수 없었던 유적들을 보면서 개혁의 과정에는 거룩한 희생이 따른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겼다.

종교개혁 발상지 방문 ‘감동’

▲ 서인천노회 노회원 부부가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아 성지순례를 했다. 노회원들은 독일 등 유럽 5개국을 방문해서 종교개혁 현장의 숨결을 느끼고 목회에 더욱 힘쓸 것을 다짐했다. 사진은 루터의 동상이 있는 프라우엔교회 앞.

성지순례단이 가장 먼저 도착한 종교개혁 유적지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였다. 순례단은 종교개혁가 얀 후스가 3000번의 설교를 했던 베들레헴 채플과 구 시가지 광장에 있는 얀 후스의 동상을 만났다. 동상 아래에는 ‘진리를 사랑하고 진리를 말하고 진리를 행하라’는 후스의 명언이 체코어로 쓰여 있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숙연케 했다.

이튿날 순례단은 드레스덴성모교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본래 카톨릭교회였으나 종교개혁 정신을 받아들여 개신교 교회로 바뀐 곳이다. 이 교회는 마틴 루터가 로마 카톨릭의 부패에 반기를 들고 성경대로의 교회개혁을 주창했을 때, 카톨릭의 서슬퍼런 위협에도 불구하고 종교개혁의 대열에 합류했다.

종교개혁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비텐베르크에서는 그 유명한 <95개조의 의견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루터는 이 의견서를 1517년 10월 31일 만성교회(church of all saints)의 목조대문에 붙임으로써 종교개혁을 발화시켰다. 이 대문은 1760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814년 복원됐다. 지금은 1858년 청동으로 지은 대문에 <95개조의 의견서>가 라틴어로 새겨져 있다.

▲ 노회원들은 예배와 기도를 잊지 않았다. 이동하는 중에도 빠뜨리지 않고 드린 주일예배의 모습

순례단은 비텐베르크에 들어서서 루터가 교황청의 파문장과 로마교회 법학자들의 저서를 불태웠던 장소인 ‘루터의 참나무’를 찾았다. 이어 루터박물관(루터의집)에 발을 들여놓았다. 루터는 1525년 전직 수녀였던 카테리나 폰 보라와 결혼한 후 이곳에서 살았다. 루터와 카테리나는 여섯 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오늘날 루터박물관으로 불리는 이 집은 실로 루터의 숨결이 곳곳에 스며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루터박물관에는 6000여권의 필사 원본, 1만5000여권의 책과 팸플릿 등 엄청난 양의 고문서, 동전, 메달, 그림 등의 방대한 물품들이 있다. 루터의 수도사 예복, 가장자리에 메모가 쓰여 있는 그의 성경, 개혁적인 교리를 설파하였던 설교대의 일부, 책상, 침대, 스토브, 몇가지 부엌용품, 루터의 동시대인이었던 루카스 크라나흐가 그린 <십계>도 걸려 있다.

평범한 수사를 변화시킨 성경

▲ 루터와 멜란히톤 등 종교개혁자들의 동상으로 유명한 마르크트 광장의 모습.

성지순례단은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자 루터가 사역한 마틴루터설교교회, 마틴 루터와 멜란히톤의 기념상 등이 있는 마르크트 광장도 돌아봤다. 또 마틴 루터가 신약성경을 번역한 바르트부르크성, 루터가 종교재판을 받은 곳에 세워진 하일스호프공원, 개신교라는 말이 생겨난 보름스 성당, 마틴루터와 선구자들의 동상이 있는 종교개혁 기념비, 루터가 안장된 묘지 등도 살펴봤다.

순례단은 루터가 종교개혁을 이루기 전까지 평범한 수도사로서 삶을 살았던 때부터 종교개혁을 일으키고 격변의 시대를 헤쳐나갔던 발자취를 밟았다. 말씀에 사로잡힌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목격하면서 노회원들은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꼈다. 또 루터와 함께 했던 종교개혁의 동지들과 그의 사후에 남겨진 흔적들을 살펴보면서 믿음의 동지들의 소중함을 고백했다.

“교회부흥의 밀알되겠다”

순례 중에 드린 주일예배에서 노회장 김○남 목사는 “평범한 신부에 불과했던 루터가 절대 권력이었던 교황청과 맞서 싸웠을 때 로마 카톨릭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회유했다”면서 “그러나 루터는 굴하지 않고 교황청의 잘못을 지적했고 말씀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교했다.

순례단은 한국교회의 부흥을 위해 한 알의 밀알로 쓰임받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이번 순례 기간 중 주일예배는 성호경 목사(노회 서기)의 사회, 전권희 목사(우리교회)의 기도, 김○남 목사(노회장)의 설교(엡 5:18-21, 계속되는 개혁), 이영태 목사(증경노회장)의 축도로 진행했다. 또 수요예배는 성호경 목사 사회, 이병헌 목사(증경노회장) 기도, 최신길 목사(부노회장) 설교(계 1:1~3, 하나님의 계시), 주기도로 드렸다.
노회 순례단은 독일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의 명승지를 살펴보면서 재충전과 단합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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