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회 콘퍼런스 ‘교회의 사회정치적 위치를 논하다’

김성건 교수  “사회적 쟁점 분석하고 기도하며 행동하는 ‘크리스천의 심성’ 개발 중요”
박영신 교수  “하나님 증언하는 ‘공공의 기독인’ 되어 오직 말씀서 진리 위해 분투해야”

“오직 성경의 기준으로 이 세상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비판하고 규탄하고 개혁해 나가는 것이 기독교인의 책임이다.”

연세대학교 신과대학과 연합신학대학원이 6월 26일과 27일 서울 연세대학교 원두우 신학관에서 제36회 미래교회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교회·국가·이념-교회의 사회정치적 위치를 논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콘퍼런스는 교회의 올바른 정치참여와 교회 내 이념 논쟁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김성건 교수는 ‘교회의 정치성과 해결점’이라는 주제로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져 갈등하는 교회의 현실에서 어떻게 올바른 정치참여를 해야 할지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와 정치’의 관계를 규명해야 이유로 “첫째, 종교의 정치 참여에 대해 지나치게 조심하는 사람들에게 기독교가 정치에 적절하게 참여할 수 있으며 이것이 크리스천의 소명의 한 부분이라고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둘째, 정치에 깊숙이 참여하는 크리스천에게는 정치 참여의 한계와 ‘복음을 정치화’하는 것의 위험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그들의 소명의 경계를 밝혀주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 연세대학교 신과대학과 연합신학대학원이 공동 주최한 제36회 미래교회 콘퍼런스에서 기독교인의 올바른 정치참여와 정치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김 교수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좋은 정치’를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는 것”이라며 “이 때 하나님나라는 바울이 로마서 14장 17절에 답한 것처럼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다’”고 정의했다.

문제는 교회가 인간의 죄성을 강조하며 사회변혁보다 개인과 가족을 돌보고 자선적 행위인 ‘사회봉사’에 치중하는 보수 진영과,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사회봉사보다는 정치경제적 행위를 통해 사회 구조를 변혁시키는 ‘사회적 행위’를 강조하는 진보 진영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사회 내의 제반 가치에 대해서 민주 시민들이 이성적 토론과 타협 그리고 선거를 통해 특정 집단이나 정당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이롭게 되는 ‘공공선’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정의로운 배분을 하는 것이 좋은 정치”라며 사회봉사와 사회적 행위 모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크리스천이 개혁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정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정치적 책임’이라며 이를 위해 크리스천들은 쟁점들을 분석하고, 성서를 읽고, 타인들에게 귀 기울이고, 기도하고, 마침내 행동하는 ‘크리스천의 심성’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신 교수(연세대 사회학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의 개신교 역사의 관점에서 ‘종파형 기독교’가 종교개혁 정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구현했으며, 오늘날 기독교인의 정치적 책임이 무엇인지 고찰했다.

박 교수는 종교개혁의 핵심이 ‘오직 성경’에 있다며 “종교개혁의 모든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그 말씀 위에 터한 것이어야 했으며 이 말씀에 절대 권위를 둔 것이 종교개혁 운동의 핵심 가치이고 정신이었다”고 강조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을 도전할 수 있는 다른 권위는 있을 수 없다는 믿음이었다.

박 교수는 구한말 우리나라에 들어온 개신교가 이러한 종교개혁의 정신을 품은 기독교라고 평했다. ‘오직 말씀’을 확인하고 증언하기 위해 초기 교회들은 구성원 모두가 글을 배워 쉼 없이 열심히 성경을 읽고, 한 주에도 몇 번씩 강단에서 전하는 설교를 들었다. 이렇게 교회는 성경을 비롯한 문서를 읽으면서 소통하는 글의 공동체였고, 설교를 듣고 토론에 참여하면서 소통하는 말의 공동체였다.

박 교수는 “이 말씀의 빛이 변동의 힘으로 솟아올라 교회는 변혁 지향의 조직이 되고, 교인은 변혁 운동의 일꾼이 되었다”며 “우리나라가 받아들인 ‘종파’ 교회는 위로부터의 다스림을 받지 않고 ‘아래로부터’의 참여를 강조하는 자원집단으로 성장해, 민주시민사회에 자리한 수많은 결사체와 조직의 원형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한말 독립운동의 중심에 섰으며, 해방을 맞아 정부를 수립하는 과정에도 적극 참여했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이 이 세상 안에서 역사하고 계신다는 것을 깊이 믿고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의 일을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 팽개치거나 퇴거하지 않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세상 안에서 그 하나님의 뜻을 펼치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 그렇기에 기독교인은 ‘공공의 기독교인’이 될 수밖에 없다. 사사로운 영역과 공공의 영역에 하나님이 두루 임재하시고 역사하시는데, 하나님을 증언해야 할 기독교인이 이 두 영역을 나누고자 하는 것은 가당찮다. 기독교인은 ‘말씀’에 터하고, 오직 그 말씀에 터하여 참 편에 서고 진리 편에 선다. 이것이 기독교인이 져야 하는 책임이다.”

이 밖에도 홍기원 교수(서울대 법학과)가 ‘대한민국헌법상 종교와 정치의 분리:헌법 제20조 제2항의 비교법적 고찰’, 정용성 박사(가지와 숲 아카데미 대표)가 ‘교회의 이념 논쟁’, 박득훈 박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가 ‘교회와 시민의식’, 오충일 목사(더불어민주당 상임교문)가 ‘교회와 국가주의’, 이정구 총장(성공회대)이 ‘교회와 정치문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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