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 기획] 교회와 선교현장 동반성장을 꿈꾸다 ③ 성림교회와 태국 야소톤 이야기

성림교회, 태국 낙후지역 결손가정 아동과 진심 어린 결연 사역
비전 키우며 달라지는 아이들, “손자손녀 생겼다” 기쁨의 섬김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예뻐요. 교회 벽에 걸려 있는 사진 볼 때마다 기도하고 쓰다듬고 했는데 이렇게 만나니까 정말 좋네요. 오길 잘했어요. 온 보람이 있어요.”

태국 야소톤에서 단발머리 소녀 모리아(9)를 만난 성림교회 라정자 권사는 마주잡은 손을 놓지 못했다. 한국에서 모리아를 후원하기로 결정한 날부터 이제나저제나 만날 때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태국 방콕에서 국내선으로 1시간, 또 육로를 한참 거쳐야 하는 야소톤은 일흔 셋의 나이로 오기에 쉽지 않은 거리. 하지만 피곤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성림교회가 결연을 맺은 기아대책 야소톤 마하차나차이 CDP 센터를 방문한 6명의 팀원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 성림교회가 1년 간 후원해온 기아대책 태국 마하차나차이 CDP 센터를 방문해 결연 아동들을 직접 만났다. 성림교회는 아이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손자손녀 또 생겼어요”

지난 5월 15~19일 성림교회 비전트립팀은 결연 아동을 직접 만나는 기쁨을 누렸다. 작년 5월 마하차나차이 CDP 센터를 세워 후원을 시작한지 꼭 1년만이다. 성림교회는 선교사역을 위해 여러 NGO들을 비교한 끝에, 교회와 가장 잘 맞는 곳으로 기아대책과 태국을 선택했다. 야소톤은 태국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술과 도박, 마약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 사역하는 기대봉사단 홍성원 선교사는 “야소톤은 학교를 가지 못하고 일하러 다니는 아이들이 대다수인데다 그 수입은 어른들의 도박이나 마약에 쓰인다. 1년에 한 번 농사를 지을 수 있어 수입이 낮다보니 사채까지 끌어 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며 “자연히 아이들은 어른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아이들의 70~80%가 결손가정에서 자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리아도 마찬가지다. 외증조할아버지 집에서 살고 있는 모리아의 엄마는 방콕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어 1년에 한 번만 얼굴을 볼 수 있다. 아빠와도 헤어진 지 오래. 단 하나뿐인 의자를 놓고 이발소를 하는 외증조할아버지와 소작농을 하는 외증조할머니의 수입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CDP 센터 덕에 모리아의 생각과 삶이 변했다. 모리아는 “태국말 배우는 것도 재밌고, 친구들과 율동하며 찬양하는 것도 재밌다”며 “의사가 돼서 아픈 사람들 고치고 싶다”는 꿈까지 자랑스럽게 말했다.

라정자 권사는 모리아와 비슷한 또래인 손녀딸이 직접 쓴 편지를 읽어주며 한국에서부터 챙겨온 선물을 한아름 안겼다. “나도 너를 보러 가고 싶었는데 같이 못 가서 미안해. 다음에 꼭 만나자.” 언어는 달랐지만 또박또박 눌러쓴 편지에 담긴 진심을 알아챘는지 모리아는 밝은 웃음을 지었다. 라정자 권사는 교회에서 기아대책과 결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딸과 손자손녀, 사돈까지 후원을 권유한 열혈 전도사다. “내가 가족 대표로 이 아이들 다 만나고 가야 되는데 시간이 짧아서 큰일이네.” 발을 동동 구르던 라 권사는 결연아동 한 명 한 명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손자손녀가 또 생겼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야소톤 위한 기도 놓지 않을 것”

마하차나차이 CDP 센터는 영적 사역과 교육사역에 중점을 두고 성경공부모임과 주일예배를 통해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들이 접할 기회조차 없었던 미술 음악 영어 축구 태권도 등을 가르치며 꿈을 키워주고, 건강검진 체육대회 견학 소풍으로 몸과 마음의 성장을 돕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CDP 프로그램을 하는 곳으로 모여 마음껏 찬양하며 노래 부르고, 친구들과 교제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이 달라지는 것을 제일 먼저 느끼는 사람은 부모들과 선생님들이다. CPD센터는 이제 주변 마을과 학교에서 서로 초청하고 싶어 줄을 서고 있다. CDP 프로그램을 통한 변화를 성림교회 비전트립팀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CDP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오래된 아이들과 이제 막 시작한 아이들이 표정부터 달랐기 때문이다.

▲ 11살 소녀 나차리(오른쪽 두번째)가 엄마와 함께 성림교회가 준비한 선물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v

성림교회 박용규 장로는 “오랫동안 CDP와 함께한 아이들은 낯선 사람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다가오고, 분위기 자체가 밝은 에너지가 가득했다. 센터에서 사랑을 받고 복음을 받아들이면서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가진 덕분인 것 같다”며 “야소톤 아이들도 곧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하나님의 은혜로 변화될 것을 믿는다. 그것을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림교회는 야소톤 복음화를 위해 5월 17일 야소톤 성림교회를 헌당하고, 이곳에서 많은 태국인들이 구원받게 되길 뜨겁게 기도했다. 헌당식은 인근 지역 크리스천들의 축제와도 같았다. 홍성원 선교사는 “태국은 강력한 불교국가이기 때문에 크리스천들은 아예 마을 커뮤니티에서 소외된다. 그렇게 ‘왕따’를 자처하면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오직 하나님만 생각하며 모이고 있다”며 “특히 야소톤 성림교회가 생긴 이 땅은 다리가 불편한 어느 선배 목사님께서, 죽기 직전까지 교회 설립을 위해 기도하고 모이며 예배가 끊어지지 않게 했던 곳이다. 그 눈물의 씨앗을 하나님께서 잊지 않으시고 열매 맺게 하심이 감격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성림교회를 비롯한 한국교회의 섬김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점점 밝고 크게 만들어가고 있다. 성림교회 성도들 역시 자연스럽게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이 생기면서, 영적으로도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교회와 선교지의 따뜻한 협력 사업은, 몸은 멀어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한 가족이 되어가는 아름다운 여정이다.<끝>

▲ 한국교회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직접 편지를 보낸 학생 몬르디 넷쑹넌.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몬르디 넷쑹넌’이에요. 닉네임은 ‘폰’입니다. 올해 중학교 1학년으로 올라가는 학생입니다.

저는 CDP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방과 후 교실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요.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되었고 특히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거든요.

제가 CDP 프로그램에 들어오기 전에는 다른 나라 언어는 전혀 몰랐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기도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CDP와 함께 하면서 저는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생각이 바뀌고 성격도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언어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CDP 활동 전에는 집에서만 혼자 조용히 놀기만 했는데 말이에요.

CDP를 우리 마을에 소개해준 마하차나차이 새생명교회에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를 CDP 프로그램에 결연시켜주신 CDP와 CDP선생님들 그리고 후원자님께도 너무 감사합니다.

특별히 제가 감사하는 것은 제가 전혀 몰랐던 예수님을 소개시켜 주신 거예요. 토요일과 주일날 성경 말씀을 통해 배운 구절 중 하나인데요. 갈라디아서 6장 9절 말씀인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이 말씀을 통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선한 일을 해야 함을 믿게 되었습니다.

한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으로 저도 이곳에서 열심히 배우고 예수님을 섬길게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몬르디 넷쑹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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