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한국 ‘한국 선교의 미래 이슈’ 전문가 워크숍

조샘 선교사 “과거와 현재 역사성 이어 다양한 문화적 상황 경험 녹여진 성찰 필요”

한국 선교의 미래는 어디로 가게 될까? 모두가 궁금해 하지만 선명한 길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한국 선교의 미래를 로잔 운동(Lausanne Movement)의 흐름을 통해 진단하는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 한국인터서브 대표 조샘 선교사는 최근 선교한국이 주최한 ‘한국 선교의 미래 이슈’ 전문가 워크숍에서 로잔 운동의 흐름을 통해 미래 한국 선교 이슈를 조망했다.

조샘 선교사는 “한국 선교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의 역사성을 이어서 다양한 문화적 상황의 경험이 녹여진 성찰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로잔 운동은 1974년 이래 지난 40여 년간 다양한 현장에 기초한 선교에 대한 성찰을 해왔고, 이 성찰은 한국 선교의 미래를 조망함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로잔 운동에서는 그동안 1974년 로잔 언약, 1989년 마닐라 선언, 2010년 케이프타운 서약 신앙고백과 행동 등 ‘기초선언문’(Lausanne Foundational Statements)과 함께, 현장 실무자와 선교학자, 신학자들이 오랜 토의 끝에 만든 61개의 ‘주제보고서’(Lausanne Occasional Papers:LOP), 그리고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기사 형식으로 쓴 보고서인 ‘글로벌분석’(Lausanne Global Analysis:LGA) 등이 발표됐는데, 조샘 선교사는 이 자료들을 통계화해 그동안 로잔 운동이 어떤 것에 관심을 가져왔고, 어떻게 변화돼 왔는지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우선 그동안 로잔 운동은 ‘복음 전도’에서 ‘사회적 변혁’으로 관심이 이동했다. 조샘 선교사는 “1974년 로잔의 시작부터 사회적 문제에 대한 복음의 후퇴에 대한 반성이 있었고, 이는 로잔 언약에 반영돼 있지만, 주제보고서를 만들어내는 컨설테이션에 의하면 이런 의견은 소수였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1차 로잔 총회 이후 흐름은 선교의 대부분의 관심이 타문화권에서 복음 전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었고, 반면 사회적 변혁이라는 이슈에 대해서는 단 하나의 주제보고서(LOP)만 도시빈민을 주제로 다뤘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2차 로잔에서는 변혁과 관련된 이슈가 9.7%를 차지하고, 3차 로잔 이후 글로벌분석(LGA)에서는 변혁과 관련된 이슈가 16%나 다뤄졌다. 반면 복음 전도 자체에 대한 관심은 2010년 이후 전체 이슈 대비 4%로 급격히 줄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조샘 선교사는 “이 흐름이 복음 전도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봐야할지, 아니면 복음 전도 자체에 대한 신학적 정리가 이미 이뤄져서 새롭지 않기 때문인지에 대해선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로잔이 사회적 변혁에 있어 가장 관심을 쏟은 부분은 가난, 장애인, 병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었다.<도표 1> 이와 함께 반전과 평화운동에 관심도 증가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중동의 봄과 시리아 내전, 난민사태, 북미와 유럽에서의 테러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2010년 3차 로잔 총회 이후에는 지역사회 자체의 변혁과 구조적 악과 부패, 싸움도 주관심사였다.

타문화 및 타종교에 대한 관심은 1차 대회 이후보다 3차 대회 이후에 상대적으로 적어졌다.<도표 2> 그러나 이슬람과 중국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컸다. 중국의 경우 1차 로잔 총회와 2차 로잔 총회 이후를 모두 합쳐 1개의 주제보고서가 작성됐지만, 3차 총회 이후에는 7개의 글로벌분석 기사가 나왔다. 이슬람의 경우는 1차 대회 이후 3개의 주제보고서가, 2차 대회 이후 1개의 주제보고서와 17개의 글로벌분석이 나왔다. 3차 로잔 대회 이후 타문화 선교에 있어 또 주목할 점은 과거 피선교지로 여겨지지 않던 북미와 서구 유럽에 대한 관심이 급증해 총 13개의 글로벌분석 기사가 나왔다.

로잔은 그 자체가 연합사역으로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교회 조직과 협력에 대한 관심이 약했다. 그러나 3차 대회 이후에는 교회에 대한 신학적 성찰이 커졌다. 구체적으로 3차 대회 이후 지역교회의 선교적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도표 3>

조샘 선교사는 “이는 미래 선교 흐름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의 사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지역교회가 더 이상 선교의 후원자가 아니라, 선교 일선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또 “도시화와 디아스포라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는 가운데, 지역교회가 선교의 중심으로 자라나고 있으며, 또한 글로벌하며 동시에 로컬한 선교현장 상황 가운데, 지역교회들 간에 또한 선교단체와 교회들 간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조샘 선교사는 로잔 보고서 통계에 대한 분석과 함께 한국 선교의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총체적 선교로 전환 △글로컬(Glocal)한 선교적 접근의 필요 △복잡성의 증가 △지역교회와 연합운동의 중요성 등 네 가지로 제시했다.

조샘 선교사는 또 지난 40년 동안의 로잔의 프로세스 역시 한국 선교의 미래를 위해 간과하지 말아야 할 요인이라며, 모든 논의를 현장에서부터 출발하고 다양한 현장 경험들을 나누고 토론하고 성찰하는 ‘상황화’, 복음 자체에 대한 신학적이며 선교학적인 ‘성찰’, 원칙에 기초하고 뚜렷한 목적으로 모이며, 관계성과 다양성을 모두 포용하는 ‘공동체성’을 로잔에게서 배울 교훈이라고 설명했다.

조샘 선교사는 “로잔의 지난 40년은 선교에 대한 관점에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실제로 변화해 왔다”며 “그 변화된 내용들이 우리에게 주는 자료적 가치를 주목하고, 그 자료들을 한국 선교의 미래를 성찰할 때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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