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설교] 하나님 앞에 조연은 없다(삿 3:31)
[이 주일의 설교] 하나님 앞에 조연은 없다(삿 3:31)
권호 목사(로뎀교회·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설교학)
  • 기독신문
  • 승인 2017.06.08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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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눈에 우리 모두는 소중한 주역
막대기 같이 보잘것 없다 절망 말고 귀한 쓰임 받도록 기도해야

▲ 권호 목사(로뎀교회.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설교학)

“에훗 후에는 아낫의 아들 삼갈이 있어 소 모는 막대기로 블레셋 사람 육백 명을 죽였고 그도 이스라엘을 구원하였더라”(삿 3:31)

오늘 본문이 딱 한 절입니다. 본문이 너무 짧으니 듣는 사람뿐 아니라, 말씀을 전해야 하는 설교자도 당황스럽습니다. 그러나 이 짧은 한 절 속에 깊은 영적 울림이 있습니다. 과연 그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 보십시오.

먼저 삼갈이 등장하기 전의 역사적 상황을 잠시 살펴봅시다. 삼갈이 등장하기 전, 두 번째 대사사 에훗이 에글론 왕을 죽이고 모압 사람들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했습니다. 그 결과 80년의 평화가 이스라엘 땅에 있었습니다. “그 날에 모압이 이스라엘 수하에 굴복하매 그 땅이 팔십 년 동안 평온하였더라”(30절)

사사시대에 일정한 영적 패턴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우상숭배에 빠져 영적으로 타락합니다. 그때 하나님은 이방 민족들을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을 압제 당하게 하십니다. 그러면 이스라엘은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찾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사사를 보내주셔서 이스라엘을 다시 구원해 주십니다. 그런데 일정한 평화의 시기가 지나면 이스라엘은 다시 우상숭배로 타락합니다. 이런 반복을 그린스팬이나 영거 등의 학자들은 사사기의 ‘순환론적 사이클(cyclinical cycle)’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와 있지 않지만, 이런 패턴을 볼 때 에훗 시대 80년의 평화 이후 이스라엘이 또 하나님 앞에 죄악을 저질렀던 것 같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괴롭게 했고, 바로 이때 사사로 부름 받은 사람이 삼갈이었습니다.

삼갈은 누구, 조연?

삼갈은 사사기에 등장하는 6명의 소사사-삼갈, 돌라, 야일, 입산, 엘론, 압돈-중 첫 인물이었습니다. 소사사들은 대사사가 등장하기 전 간략하게만 기록된 사사들입니다. 그들의 기록이 자세하지 않고, 간략하기 때문에 소사사라고 불립니다. 사사기에서 이들은 주연이 아닌 조연과 같은 인물처럼 보입니다. 소사사의 첫 인물 삼갈은 단 한 절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5장 6절에 아주 짧게 다시 언급되지만, 삼갈이 단독으로 언급된 것은 본문 한 절밖에는 없습니다. 삼갈은 정말 조연에 불과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제 사사기의 조연 같은 삼갈이 누구인지 살펴봅시다.

성경은 그를 자세히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구약학자들은 고대근동 배경과 언어분석을 통해 그가 누구인지 추적합니다. 마이슬러의 연구에 따르면 삼갈이라는 이름은 고대근동 문서 중 누지문서(Nuzi Tablets)에서 발견되는데, 당시 가나안 지역에서 활동하던 후리아 사람(Hurrian)의 이름이었습니다. 그래서 쏘긴, 블락과 같은 대부분의 구약학자들은 삼갈을 후리아 사람, 즉 이방인이라고 봅니다.

삼갈을 이방인으로 보는 결정적인 이유가 또 있습니다. 본문에서 그는 ‘아낫의 아들’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어 ‘벤 아낫’을 번역한 것입니다. 여기서 아낫(Anath)은 사람 이름이 아닙니다. 아낫은 가나안 신화에 등장하는 전쟁의 여신입니다. 삼갈이 이방여신 아낫의 아들로 불린 것을 보니, 과거 아낫을 섬겼던 이방인 집안출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놀랍습니다. 이방인, 그것도 이방신을 섬겼던 이방인 집안에서 사사가 나온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닫습니다.

하나님은 종종 우리가 예상치 못한 인물을 쓰신다

삼갈은 이방인, 그것도 이방신을 섬겼던 집안에서 자란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하나님을 만났는지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삼갈은 분명 하나님을 만났고, 사사로 부름 받았으며, 그분께 쓰임 받았습니다.

구약 역사를 살펴보십시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도 쓰셨지만, 하나님을 진실하게 찾는 이방인도 쓰셨습니다. 믿음이 완전하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의 작은 믿음도 귀히 보시고 쓰셨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를 듣고 정탐꾼들을 도와 하나님의 편에 선 기생 라합을 생각해보십시오(수 2:8~21). 시어머니 나오미의 하나님을 자신의 하나님으로 믿고 따라 다윗의 조상이 된 룻을 생각해보십시오(룻 1:15~18).

하나님은 준비된 사람도 쓰시지만,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도 쓰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고 부르심을 받을 때 우리의 과거는 문제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부족하고 부끄러운 과거에 매여 사용 받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그 누구든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날 때 과거의 부족과 한계는 극복될 수 있습니다. 그분의 일꾼으로 부름 받고, 쓰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또한 누구도 예상치 못했으나 하나님께 쓰임 받는 바로 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종종 우리가 예상치 못한 도구를 쓰신다

삼갈에 대해 살펴보면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적과 싸웠던 무기입니다. 삼갈은 블레셋 사람 600명을 죽였는데, 그때 사용한 무기가 소 모는 막대기였습니다. 당시에 발견된 유물이나 자료를 보면 소 모는 막대기는 둘레가 1.5cm, 길이가 2.4m정도 되는 단단한 막대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 끝에는 소들을 자극하여 전진하게 하거나 방향을 돌리게 하기 위해 뾰족한 금속 조각이 달려 있었던 것도 있었습니다. 삼갈이 이런 막대기로 당시 창, 둥근 방패, 길고 넓은 칼, 삼각 단검으로 무장하고 잔혹하기로 유명했던 블레셋 사람들을 이길 수 있었다니 놀랍습니다.

삼갈의 소 모는 막대기는 블레셋 사람의 무기에 비하면 너무 보잘 것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를 도와주셨습니다. 삼갈이 소 모는 막대기를 잡았을 때는 그것은 단지 소를 모는 막대기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의 소 모는 막대기를 잡았을 때는, 블레셋을 이기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가진 도구가 무엇인가보다, 내가 가진 도구를 누가 잡느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내가 잡으면 그저 인간의 도구에 불과한 것이, 하나님이 잡아주시면 기적의 도구가 됩니다.

언제까지 내 인생에 좋은 도구가 없다고 한탄할 것입니까? 언제까지 내가 가진 것이 부끄럽고 보잘 것 없다고 한숨만 쉬겠습니까? 삼갈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내 인생의 소 모는 막대기도 하나님께 붙잡히면 역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모세의 지팡이가 하나님의 손에 잡혔을 때 홍해를 갈랐습니다. 어린 다윗의 물매를 하나님이 잡아 사용하시니 거인 골리앗이 쓰러졌습니다. 어린 아이의 작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주님의 손에 들리니 오천 명을 먹였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막대기 같이 부족하다고 한탄만 하지 마십시오. 막대기처럼 부족하지만 내 것을 써주셔서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우리 모두 주연이다

마지막으로 삼갈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하나님 앞에 조연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한 줄로 표현된 인생, 삼갈. 그러나 그는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어쩌면 사사기에서 대사사가 아니고 소사사이기에 주연이 아닌 조연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삼갈의 이야기는 어떤 사람이든 하나님의 일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삼갈이 승리를 거둔 후 이스라엘에 몇 년의 평화가 있었는지 본문에 기록되어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 삼갈은 이스라엘을 블레셋의 압제로부터 구원했습니다.

본문에서는 이 사실을 ‘그도’라는 말로 강조했습니다. “그도 이스라엘을 구원하였더라” 이 정도면 되는 것 아닙니까. 비록 사사기의 주인공 대사사는 아니고, 단 한 줄로 요약되었지만, 이 정도면 되지 않겠습니까.

내가 대사사인가 소사사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큰 일꾼이면 어떻고 작은 일꾼이면 어떻습니까. 하나님께서 쓰시는 도구면 되는 것 아닙니까. 사실 하나님 앞에 조연은 없습니다. 세상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하나님 앞에, 그분의 눈에 우리 모두는 소중한 주연인 것입니다.

삼갈이 막대기 하나를 잡고 싸움에 나갔습니다. 사실 삼갈이 막대기를 잡은 것이 아니라, 막대기 같이 보잘 것 없는 삼갈을 하나님이 잡으셨습니다. 그 결과는 승리였습니다. 내 인생이 막대기 같이 보잘 것 없다고 절망하시는 분이 있다면, 삼갈을 잡으셨던 하나님이 오늘 여러분을 잡아주시길 기도하십시오. 우리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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