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진안 중길교회의 보금자리가 되어준 예배당 모습. 하지만 35년 세월 속에 낡고 위태해져 신축이 불가피하다.

작은 농촌교회가 35년만의 예배당 건축에 도전한다.

전북 진안군 성수면에 소재한 중길교회(김병기 목사·동전주노회)는 마을 초등학교 교사들과 성도들 몇이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며 시작된 교회이다. 한 때는 제법 많은 인구가 살던 동네였기에 사람들을 모으는 일이 어렵지 않았고, 빨래터 근처에 예배당도 건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많은 것을 바꾸었다. 급속한 이농으로 이웃동네까지 합쳐도 50호가 채 남지 않았고, 인구가 감소하며 교인 수도 줄어들었다. 자연히 목회자의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교회 강단이 오랫동안 비는 일도 생겼다. 중길교회 문을 닫게 생겼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그 같은 상황에서 14년 전 김병기 목사가 부임했다. 처음에는 쓰러져가는 교회를 잠깐이라도 도와보자는 마음뿐이었다. 강단에서는 성경을 기초부터 다시 가르치고, 열심히 전도하여 마을에 남은 아이들을 예배당으로 모았다. 조금씩 회복의 기미가 보였다.

허름하고 비좁았던 사택은 같은 진안남부시찰 등의 동역자들 도움으로 힘들게 지어냈고, 거기서 가족들은 물론 위탁아동들까지 데려다 정성껏 키웠다.

마을에도 도움이 되기 위해 김 목사는 많은 노력을 했다. 동네에서 생산된 절임배추 판로를 뚫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고, 경로당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무들을 대신 처리해주기도 했다. 농번기가 되면 커피를 끓여다 일대 논밭을 다니며 이웃들에게 건네는 김 목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덕택에 김 목사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와 호감은 깊어졌고, 덩달아 교회의 이미지도 크게 바뀌었다. 평소에는 얼씬도 하지 않던 사람들까지, 성탄절이 되면 온 동네가 교회로 모이는 풍경이 생겨났다. 본인은 나오지 않아도 가족들은 교회로 보내는 집안도 늘어났다. 힘이 났다.

하지만 낡은 예배당 문제는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다. 조립식으로 건축한 예배당은 곳곳에 비가 새고, 외풍을 막아주지 못하며, 곰팡이까지 피어난 심각한 형편이다. 여기저기 보수도 하고, 리모델링까지 시도해보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예배당 건축을 위해 마을 땅을 새로 기증해 준 독지가가 나타났고, 내부공사만큼은 무료로 해결해주겠다는 건축업자도 만났다. 절실했어도 반쯤은 포기하고 있던 예배당 건축의 희망이 무럭무럭 솟아오르게 된 것이다.

문제는 8000만원쯤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축비. 본인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은 교우들끼리 힘을 모으고, 소속된 동전주노회에서 도울 채비를 하고 나섰지만 경비를 충당하기까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35년만의 재건축이 기쁨으로 성사되려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말씀으로 사람들을 키워가는 교회, 진리 안에서 자유와 기쁨을 맛보도록 인도하는 교회입니다. 큰 욕심은 없습니다. 예배드릴 공간과 온 교우들이 나란히 둘러앉아 식사할 수 있는 공간만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기도해주십시오.” 김병기 목사의 간절한 소망이다.

후원계좌:농협 503042-51-033438(예금주: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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