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외치며 구약 낭독하지만 정작 ‘믿음 없는 자’들이다

유대 종교인은 기독인 아니며 예수를 가장 반대했던 사람들
복음 적극 받아들인 유대인은 전체 유대인들 중 0.2%에 불과
이스라엘 회복 위해 남겨둔 유대 기독교인에 관심과 기도를

▲ 권성달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유대인에 대한 그릇된 시각

전 세계 인구의 0.2%도 채 되지 않는 유대인들이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물리학상과 생리의학상은 26%, 경제학상은 37%가 유대인이었다. 금년만 해도 수상자 8명 중 6명이 유대인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세계 교육열 1위라고 자부하는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유대인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유대인들은 아브라함의 후손이자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민족으로 구약에 기록되어 있으므로 한국 기독교인들에게는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유대인에 대한 자료나 서적 중에서 유대인에 대한 정보가 상당수 잘못된 시각에서 제공되고 있을 뿐 아니라, 유대인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선지식’이 적지 않게 그릇되어 있음을 본다. 이를테면 ‘유대인은 하나님을 믿는 민족이다’, ‘유대 민족의 천재성과 유대 교육의 우수성은 종교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다’ 등이 그릇된 정보와 옳지 못한 시각에서 나온 대표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유대인의 우수성이 유대교라는 종교성에서 나왔다고 보는 것은 대단히 왜곡된 시각이다. 지금까지 아인슈타인을 비롯하여 노벨상을 수상한 유대인들과 금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6명의 유대인들은 대부분 종교인이 아니다. 그러므로 유대인의 우수성을 종교와 결부시켜 접근하는 것은 그릇된 시각이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이스라엘에서 유대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겪은 필자는 유대인에 대한 정확하고도 객관적인 내용을 한국 기독교계에 제대로 소개할 필요를 절실히 느낀다.

유대인은 누구인가?

우리는 유대인은 누구인가를 말하기에 앞서 우선 ‘유대인’이라는 말과 ‘이스라엘인’이라는 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인이라는 말은 국가적, 영토적 개념에서 사용하는 말이며, 유대인이라는 말은 민족적 개념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이스라엘인이란 이스라엘 시민권을 소유한 사람을 가리킨다. 2017년 4월 이스라엘 통계청에서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는 약 868만 명의 이스라엘인이 있다. 이스라엘인 중에는 약 648만 명의 유대인과 220만 명의 본토 아랍인(주후 638년부터 이스라엘 땅에 들어와 지금까지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스라엘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이스라엘 시민권이 없고 점령지역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1967년 6일 전쟁 이전에는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인들이었던 사람들, 현재 약 250만 명)과, 베두인과 드루즈 족과 같은 특수 종족은 그 통계에서 제외되어 있다.

유대인이라는 말은 히브리어 ‘예후디(Yehudi)’에서 유래되었다. ‘예후디’라는 말은 원래 야곱의 넷째 아들인 유다 지파에 속한 구성원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 후 이 말은 유다 지파의 거주 지역에 살던 거민들을 가리키는 말로 발전되었으며, 분열왕국 시대에는 북 왕국 이스라엘에 대치되는 말로 베냐민 지파를 포함하여 남 왕국 유다에 거주하던 자들을 통틀어 ‘유대인’이라 명명하였다. 바벨론으로 이거한 후부터 이 말은 이스라엘 민족 전체를 지칭하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면 오늘날 유대인이란 누구를 가리키는 말인가? 유대인이냐 아니냐에 대한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이 부분에 대한 명쾌하고도 선명한 답변을 이제껏 들어본 적이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유대인’이라는 단어의 개념이 적어도 인종적인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전 세계 약 100여 개의 국가에서 이주해 온 다양한 인종의 유대인들이 있다. 아시아인, 유럽인이 있는가 하면 북미, 남미인도 있으며, 심지어 아프리카 계통의 유대인도 많이 살고 있다. 유대인들은 혈통적으로 모계 혈통을 따르고 있다. 어머니가 유대인이면 그 자녀는 유대인의 신분을 가질 수 있지만, 아버지가 유대인이라도 어머니가 유대인이 아니면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유대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직계 가족 중 어느 한 쪽이 유대인이면 유대인으로 분류한다.

현재 이스라엘의 행정도시인 텔아비브에는 ‘디아스포라’ 박물관이 있는데, 그곳에는 유대인의 혈통을 찾을 수 있는 방이 하나 있다. 본인이 유대인인지 아닌지, 또한 유대인이라면 어떠한 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컴퓨터로 추적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주후 70년 예루살렘의 성전이 파괴된 이후 1900년간 전 세계에 흩어져 수많은 고초를 겪었던 유대인들이 지금까지 순수한 혈통을 유지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불확실하므로 족보의 정확성에 의문을 품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스라엘 통계청에 의하면 현재 이스라엘 뿐 아니라 전 세계 약 100여 국가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 총 인구를 1420만명(2015년 4월 기준)으로 제시하지만, 혹자는 1400만, 1700만, 2000만, 2300만 등 매우 다양한 수치를 제안한다. 이는 유대인의 혈통에 대한 파악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유대 종교인

많은 사람들은 유대인과 유대 종교인에 대하여 오해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대인과 유대 종교인을 동일하게 생각하는데,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유대인이라는 명칭은 민족적인 의미에서 사용하는 것이고, 유대인들 중 유대교라는 종교를 가진 이들을 유대 종교인이라 부른다.
이스라엘 통계청(2009년)에서 종교적인 측면에서 구분한 유대인의 구분은 다음과 같다:

(1)정통파 종교인(8%): 여름과 겨울의 구분 없이, 남자의 경우 검은 양복과 검은 모자를 쓰고 다니며, 여자의 경우 긴 치마와 긴 팔 옷에 가발이나 모자를 쓰고 다니는 부류로서 그들만의 특정 거주 지역에 모여 살며 교육 체계 또한 별도로 가지고 있다. 산아 제한과 낙태를 반대하기 때문에 많은 자녀들을 두고 있다. 성경에 언급된 율법을 유대 종교법에 따라 엄격하게 지키는 이들로서 종교적인 색채가 가장 짙은 사람들이다. 타종교인(특히 기독교)은 물론 같은 유대인이라도 비종교인들에 대해 매우 배타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2)일반 종교인(12%): 보통 남자들의 경우, ‘키파’라는 동그란 작은 모자를 항상 쓰고 다니며 안식일에 일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대회당에 가서 기도를 하고, 코셔라는 정결음식만을 먹는 사람들이다.

(3)전통-종교인(13%): 검은 양복을 입고 다니거나 키파를 쓰고 다니는 종교인 부류와는 다르게 외관상으로 봤을 때는 종교적인 성향을 찾아보기가 힘드나, 가능한 안식일이 되면 회당을 가고 코셔 음식을 먹으며 종교적인 관습은 지켜 나가려 하는 사람들이다.

(4)전통주의자(25%): 평소에는 안식일에 회당을 가지 않으나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과 같은 유대인들의 3대 절기와 유대인들의 새해(로쉬 하샤나), 대속죄일(욤 키푸르) 같은 절기를 전통적인 의미로서 지켜나가지만 유대교의 관습을 종교적인 시각이 아닌 민족적 혹은 전통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다.

(5)세속인(42%): 세속인으로 분류되는 이들 유대인들은 코셔 음식 또는 안식일 등 유대교 규정을 지키는 것과는 무관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이스라엘 통계청의 자료에 따른다면, 외형적으로도 일반인들과 차이가 있으면서 종교적인 신앙심 속에서 유대교 율법을 지키는 사람들은 20%에 불과하며, 전통-종교인들까지 종교인의 부류에 포함시키더라도 이스라엘에 있는 유대인 전체의 약 30% 정도만이 종교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대교는 기독교가 아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유대 종교인에 대해 갖는 큰 오해 중 하나는 유대 종교인과 기독교인을 동일시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회당을 기독교의 예배당과 동일시하며 랍비를 목사와 동일시 하는 이들도 있다. 유대교를 기독교와 착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대교와 기독교가 동일한 ‘구약’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대교는 구약만을 사용하고 신약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을 뿐 아니라 가장 앞장서서 예수를 반대하는 이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들은 ‘미쉬나’, ‘탈무드’ 등과 같은 유대 경전을 매우 중요하게 취급하고, ‘구약’의 본질은 외면하는 이들이다. 오늘날 유대 종교인들은 예수님 당시의 바리새인들, 서기관들, 종교 지도자들과 맥락을 같이 하는 이들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들은 예수님을 믿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과 사역에 늘 반기를 들고 호시탐탐 죽이려고 기회를 노리다가 결국 십자가에 못 박는 일에 앞장서게 되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입술로는 ‘하나님’을 외치고 회당에서 ‘구약 본문’을 낭독하기는 하지만 실상은 ‘믿음’이 없는 이들이며 누구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참 하나님을 믿는 유대인은 거의 없다. 오늘날 이스라엘에 있는 유대인들 중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유대인은 약 1만5000명이며, 그들은 약 100여 개의 교회에 속해 있다. 복음을 받아들인 유대인(‘Messianic Jew’라 부름)들은 전 유대인들(648만) 중 0.23%에 불과하여 이스라엘은 복음의 불모지라 할 수 있다. 예수께서 태어나시고 구속 사역을 완성하셨으며, 신앙의 선진들의 발자취가 서려 있는 이스라엘 땅에 예수를 믿는 유대인들이 거의 없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야말로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000인”이라 할 수 있다. 세대주의적 성향이 있다고 하여 비판적인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유대인들로서 마지막 때에 이스라엘의 진정한 회복을 위해 하나님께서 남겨두신 유일한 이들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이스라엘에서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여러 가지 피해와 불이익과 박해를 당하고 있는데, 그들을 핍박하는 선봉장이 바로 유대 종교인들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유대 기독교인들로 구성된 예루살렘 교회에서 10여 년간 찬양단원으로 섬길 때 담임 목사인 메노 칼리셔 목사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방문 후 예루살렘 교회 교인들에게 한국의 기독교에 대해 ‘부럽다’, ‘시기가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금도 유대 기독교인들은 유대인들 중 한 사람이라도 그리스도께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전도에 열중하고 있다. 유대인 복음화를 위해 한국 교회의 관심과 기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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