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 명예교수(서울대학교)

▲ 김정욱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예일대학에서 2016년에 발간한 <환경성과지수>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대기오염이 미세먼지에서 180개국 중에 173위, 이산화질소 오염은 180개국 중 180위를 차지했다. 이런 오염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수도권에서 호흡기 질환자가 80만 명이 발생하고 그 중 매년 2만 명가량 사망하며 경제적인 손실이 한해 12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에서 매년 7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대기오염 때문에 죽는다고 발표하였다. 대기오염 중에서 이런 피해를 입히는 가장 큰 원인은 미세먼지로 지목되고 있다. 미세먼지는 기도를 막고 기도의 세포를 손상시키며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체내로 침투하기까지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를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1급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최근에 흡연 인구가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폐암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폐암이 모든 암을 앞질러 사망원인 1위로 등극한 사실도 이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서풍이 불 때에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70% 가량이 중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문제는 양국 간 협력을 통하여 앞으로 시간을 두고 풀어야 할 문제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자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이다. 현재 석탄발전소와 자동차의 매연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거리이다.

미세먼지라고 해서 모두 같은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다. 흙먼지나 고등어구이 연기는 맡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지만, 석탄이나 자동차의 매연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아주 유독하다. 석탄을 태운 매연은 황산이나 질산을 포함하고 있고 또 수은을 비롯한 중금속을 지니고 있다. 독일이나 덴마크 같은 나라들은 일인당 에너지 사용이 우리보다 적은데도 불구하고 앞으로 이를 절반으로 줄이고 또 오염이 거의 없는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반하여 우리나라는 열심히 석탄발전소를 지어왔다.

우리 국민들의 일인당 전기 사용량은 이탈리아나 영국의 거의 두 배에 이르고 서유럽 평균의 1.5 배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발전소 밀도는 단연 세계 최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0년 이상 된 석탄발전소의 가동을 중단시켰는데, 이들 발전소는 먼지 배출기준이 요새 지은 발전소의 5배나 되기 때문에 비록 전기요금이 오른다 할지라도 국민의 건강 피해를 생각하면 닫는 것이 옳다.

실제로 우리의 건강에 가장 큰 피해를 끼치는 원인은 자동차 매연, 특히 디젤 차량의 매연에 있다. 미국 환경청의 보고서에 의하면, 자동차의 매연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암 발생에 90% 정도 책임이 있고, 특히 디젤 매연이 68%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미국은 디젤 차량이 10%도 되지 않는다.

우리 수도권은 세계에서도 가장 자동차 통행이 많은 도시로 꼽힌다. 뉴욕 도쿄 런던 파리 홍콩 등 세계의 대도시들은 출퇴근 시간대에 80% 이상이 전철로 출퇴근하는데 비하여 우리 수도권은 40% 가량이 자동차로 출퇴근을 한다. 이들 차량의 거의 절반이 디젤 차량이다. 근간에 우리 정부가 디젤차를 친환경차라고 하여 보급을 장려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다니면 전철로 다니는 것보다 9배가량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먼지는 16배, 질소 산화물 220배, 탄화수소 4만3000배를 더 배출한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오염 없는 재생 에너지를 늘려야 한다. 또한 자동차 통행을 줄이고, 오염 없는 교통수단을 만들어야 한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창세기 2:7) 하나님께서 뭇 생명들에게 주신 신선한 공기를 숨 쉬면 죽는 공기로 만든 것은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죄악이다. 돈을 섬기는 사회가 아니라 생명을 중히 여기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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