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선교전략 답습 곤란 직접 보고 접촉점 넓혀라”

“책과 현장은 상당한 거리가 있어요. 선교학자들은 문헌에 집중하기 때문에 현장의 변화와 사람들의 지적 수준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선교적 접촉점을 찾지 못하죠.”

국내 선교학자들 중 정기적으로 선교탐사를 떠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장훈태 교수(백석대 선교학)는 2004년 이후로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 때 선교 현장을 찾아 현지인들을 만났다. 2004년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세네갈을 방문한 이후 지금까지 중국, 티벳, 중앙아시아, 우즈벡, 러시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토고, 부르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 등 수십 개국을 찾았다.

“2003년 12월경에 새벽기도를 하던 중에 선교 현장을 찾아 기록을 남기고, 그를 통해 선교 동원을 하자는 비전을 품게 됐어요. 그때부터 방학 때마다 15일 일정으로 선교지를 찾았죠. 한 나라에서 2000킬로미터 정도를 탐사하는데, 부족 마을 한 곳을 탐사하는 데는 3박4일 정도가 걸리죠.”

장 교수는 탐사에 있어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부족 마을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추장을 만난다. 인사는 건네는 것은 물론이고 원활한 탐사를 위해서다. 추장을 만난 후에는 그 마을의 행정가를 만난다.

행정가는 그 마을의 역사, 전통, 종교적인 부분들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그와 하루 동안 집중적으로 인터뷰를 한다.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다른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한다. 거기에 더해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마을에 가서도 앞서 다녀온 마을에 대해 질문을 한다. 이 같은 과정들을 통해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고급 선교 정보들을 얻는다.

장 교수는 이 같은 탐사조사 결과를 매년 여러 편의 논문으로 발표하고, 선교여행기로도 엮어낸다. 최근에는 서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를 다녀온 이야기를 묶어 <생명을 살리는 땅 코트디부아르>(도서출판 누가 간)을 펴냈다. 열 번째 선교여행기다. 책에는 장 교수는 탐사 출발에서부터 귀환 때까지의 과정을 기술했는데, 특별히 지역교회를 순회하는 형식을 띄었다.

“지역교회를 순회하면서 마을과 사람, 문화와 전통, 교회성장과 전도라는 틀을 벗어나지 않았어요. 독자들이 코트디부아르에서 교회 개척의 가능성을 보고, 아프리카인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서죠.”

선교학자답게 장 교수는 선교탐사를 통해 지역별 실제적인 선교전략도 발견해 왔다. 코트디부아르의 경우 ‘교회 개척’과 ‘교육 선교’를 키워드로 꼽았다. 장 교수는 “코트디부아르는 복음 수용력이 다른 지역보다 우수하고 목회자들도 많이 양성돼, 지금 복음의 씨를 뿌리면 열매 맺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래서 이번 선교여행기 이름도 ‘생명을 살리는 땅’이라고 짓게 됐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앞으로 한국교회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서부 아프리카 탐사를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다. 이번 여름에 니제르, 겨울에 차드에 들어가는 것을 비롯 서부 아프리카 전체를 탐사해 한국교회에 선교 정보로 제공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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