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포럼 통해 한국인 선교사들 실질적 협력관계·네트워크 구축 모색 ‘주목’
이대학 선교사 “정기적 만남 통해 친밀한 관계 형성, 공동 전략 개발팀 구성하라”


현대 선교에서 ‘연합과 협력’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러시아 시베리아와 몽골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선교사들이 포럼을 통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주목을 받고 있다.

시베리아와 몽골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것은 물론 역사, 종교, 사상, 언어적으로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 우선 시베리아와 몽골은 지리적으로 가깝다. 몽골은 북쪽 3485킬로미터 국경이 시베리아와 맞닿아 있다. 자연히 국제철도, 국제버스, 항공편 등 다양한 교통수단들이 두 지역을 왕래하고 있다.

교회간 교류도 활발해 최근 몇 년간 러시아 교회 선교팀이 몽골에 들어가 단기 성경학교를 개설하거나, 교회당 건물을 지어주기도 했다. 역사적으로도 시베리아 남부 지역과 바이칼 호수 주변 지역은 과거 몽골족의 영토였다.

▲ 제3회 시베리아-몽골 포럼이 2017년 2월 21일부터 23일까지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장로교회에서 열렸다. 제3회 포럼은 러시아선교사협의회와 시베리아선교사협의회, 시-몽 포럼이 공동주최했다. 이대학 선교사가 발제하고 있다.

종교적으로도 몽골과 시베리아의 알타이족, 투바족, 브리야트족들과 소수 종족들이 대부분 샤머니즘과 라마불교를 숭배하는 점에서 유사하다. 이외에도 몽골과 시베리아는 20세기에 70년 이상 공산·사회주의 영향 아래 있었고, 언어적으로도 동일하게 알타이어족에 속해있다.

이런 여러 가지 유사성을 바탕으로 시베리아와 몽골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선교사들은 선교전략적 측면에서 협력을 도모했다. 그 성과물로 2010년 1월 시베리아 크라스나야르스크에서 제1회 시베리아-몽골 포럼을 열었고, 이듬해 11월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제2회 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는 시베리아와 몽골의 선교 개관부터 시작해 소수종족 선교, 관문도시 미전도종족 선교, 어린이 개발사역, 샤머니즘 등 다양한 주제로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제3회 포럼은 지난 2월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시베리아-몽골의 토착종교 연구와 선교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포럼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베리아와 몽골 선교사들은 현재의 초기 협력 단계에서 보다 실제적인 네트워크 형성을 모색하고 있다. 1997년부터 2014년까지 몽골에서 사역했던 이대학 선교사(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대표)는 제3회 시베리아-몽골 포럼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순차적이고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했다. 이 선교사는 우선 “시베리아 몽골 선교사들이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만남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남을 통해 서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상호 관심사와 선교지 상황 등을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선교사는 또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공동 연구와 리서치, 그리고 이를 근거로 공동 전략을 개발할 사역팀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 선교사는 “단순히 만나서 교제하는 것 이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공동의 과업과 사역이 있어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사전 연구와 리서치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와 리서치는 단순한 학문적인 연구 작업이 아니라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며 사역팀 구성도 제안했다.

이 선교사는 시베리아와 몽골 선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과 환경적 요소, 각각의 자원들이 다른 상황에서 “시베리아와 몽골 선교사들이 서로의 실제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선교사는 “몽골에서 사역할 당시 시베리아를 방문할 때면 동료 선교사들에게 떡 종류를 선물했는데 아주 기뻐했다. 몽골에서는 한인들이 많고 직항 항공편이 많아 한국 물건이나 음식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시베리아의 경우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며 “양 지역 선교사들이 사소한 것부터 서로의 필요를 나누고, 도움을 준다면 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선교사는 이와 함께 자신이 사역하고 있는 교회의 성도, 사역자들이 서로 왕래하며 선교적인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사역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인적·물적 자원의 공유도 제안했다. 선교사들과 교회들이 상호 신뢰를 형성하고 선교적으로 협력하고자 하는 마음만 가진다면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많이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이 선교사는 현지인 교회간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했다. 선교사들이 자신과 자신이 섬기는 교회뿐만 아니라, 현지인 교회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선교사는 “시베리아 침례교회, 오순절교회들 가운데 규모가 크고 수십 개 지교회를 개척하거나 선교적 관심을 가진 교회들이 적지 않다”며 “시베리아의 교회들이 지리적으로 선교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지역은 몽골로, 시베리아와 몽골 선교사들이 선교를 연결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베리아와 몽골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이대학 선교사의 제안 등을 근거로 두 지역 간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선교사는 “세계 복음화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연합과 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연합과 협력의 당사자들이 서로 연결되는 네트워크 구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시베리아-몽골 포럼이 시베리아와 몽골 지역 선교사들의 네트워크는 물론 양 지역 현지인 교회들 네트워크까지 구축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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