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교회 출석 성도는 교회와 세상이란 각기 다른 두 장에서 그들의 삶을 영위한다. 교회에서 습득한 믿음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그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 간다. 그러나 그들이 살아가는 두 장면은, 피차간에 습득된 내용을 교차케 함으로 결국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보다 투명해지고, 비밀이 없어지고, 모든 것이 이해가 가고 납득해야 움직이는 설득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소통이란 설득이고, 지루한 시간과 많은 수고를 요해도 그 소통과 설득을 통해서 상대를 납득시켜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또 흘러넘치는 정보의 홍수는 독점 혹 과점되는 비밀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이제 교회는 이전에 추구되던 거룩과 은혜라는 가치의 새로운 해석과 적용을 요구받는다. 모든 것을 밝히면 은혜가 없고 세속적이며, 덮고 가는 것이 은혜를 위한 상책이던 시대는 지나갔다. 달라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이, 이제는 그 익숙한 삶을 교회에도 요구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것은 문화이고 현상이며, 누를 수만 없는 실제이다. 오히려 요구보다 더 높은 수준의 준비와 시스템을 통해 그들을 설득하고 감동시켜 시대를 넘는 새 은혜의 장을 열어야 한다.

이제 교회는 요구되는 사회화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더 감동적인 구조를 확정해야 한다. 영적감동이란 세상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넘어서는 더 고등한 구조와 가치라는 것을 확신시켜야 한다.

이런 면이 어려운 것은, 교회가 크게 잘못되고 낙후된 범죄 집단이어서가 아니다. 교회는 사회화되지 않은 영적 구도단체이며 사회적으로 미발달된 종교기관으로, 아직 준비가 덜 됐을 뿐이다. 이제 요구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더 높은 수준의 준비를 하면 될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내외적 요구를 받고 있는 투명 재정운영과 교회 구성원뿐 아니라 이 세상에 대해서도 당당할 수 있는 진실확보와 그 증거자료 보존을 위해 ‘총회 노회 교회의 매년 정기적 외부 재정감사와 그 결과 발표’를 추천한다.

어떤 사항을 확보하려면 그를 위한 구조를 가져야한다. 보통 ‘합의된 절차수행’으로 지칭되는 외부 재정감사를, 교회의 비리나 잘못됨을 파헤쳐 잡아내고 벌주는 가십으로 보면 발전은 없다. 혹시라도 무지나 실수로 잘못된 것이 있다면 문제발생 전에 전문적 도움으로 발견 지적 그리고 수정 복원을 통해 바로 세워가는 긍정사항으로 이해해야 한다. 또 부패한 인간의 죄악된 순간 실수나 구조화된 오류가 있다면 그것 역시 바로 잡을 수 있는 축복으로 봐야한다.

외부 전문 회계기관의 재정감사(합의된 절차수행) 의뢰는 결코 필요 없는 재정 낭비가 아니다. 전문적 감사결과를 받아보면 그들의 수고의 양과 질의 면이 결코 가치 없는 통과의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오류를 수정받고 큰 화를 일으킬 문제를 미리 해결하여, 공동체의 어려움 방지와 비용절감을 이루는 큰 유익이다.

누구나 잘못할 수 있으니 견제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건강을 더 확보해 준다. 두려워할 필요 없다. 매년 지도를 받아 잘못을 고쳐가고, 혹시 모를 유혹이 용납되지 않는 구조임을 학습화해가면서 신뢰를 확보해갈 것이다.

제언한다. 총회는 비용을 넘어서서 상징적으로도 국내 3대 회계기관 중에 하나를 선정하여 매년 정기적 외부감사를 진행하고 총회시마다 그 결과를 정직히 발표하여 발전의 기회를 삼기 바란다. 그러함으로 온갖 루머를 극복하고 혹시 모를 유혹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그럴 리 없지만 이제 포장하여 감추는 ‘분식’이란 용어는 자리할 수 없고 각 지교회의 신뢰를 획득할 것이다.

노회는 규모가 작아 비용도 적을 것이고, 신뢰받을 회계기관을 선정해 정직히 결과를 발표하면 소속 교회들의 전적지지 속에 더 많은 회비납부와 자부심을 확보한다. 필자가 속한 노회는 정확한 예결산위원회 운영과 ‘적법 절차 공지’ ‘예산의 확보, 집행, 결산’의 원칙을 지킴으로 납부회비가 훨씬 더 늘어났고, 외부 회계감사를 결의함으로 재정에 관한 공고한 신뢰를 획득했다.

각 교회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재정은 반드시 외부 회계감사 제도를 실행하고, 규모가 작은 교회도 비용 아깝다 말고 외부 회계감사를 활용할 때 교회의 큰 재앙을 막아줄 것이다. 종교인 납세 문제가 눈 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교회의 재정투명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준비 하지 않으면 준비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고, 준비하면 그 준비한 것이 필요 없을 만큼 평안해질 것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