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500주년연합기도회서 ‘지엽적 판단’ 주의

종교개혁500주년연합기도회가 4월 24일 서울영동교회에서 ‘정치개혁’을 주제로 세번째 기도회를 개최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 연합기도회에서 윤환철 사무총장(미래나눔재단)은 한국교회가 정치권에 동성애 낙태 이슬람 같은 세부적 이슈만 제기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윤 사무총장은 “정치개혁을 위해 교회는 지엽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에 바탕을 둔 총량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교개혁500주년연합기도회는 기윤실 성서한국 건강한작은교회연합 새벽이슬 한국복음주의연합 IVF 등 교계 개혁단체들이 종교개혁의 정신을 한국 교회와 사회에 되새기기 위해 지난2월부터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에 드리고 있다. 4월 연합기도회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촛불집회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해임, 그리고 조기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한국의 정치 개혁을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기도회에 앞서 이국운 교수(한동대)와 윤환철 사무총장이 메시지를 전했다.

이국운 교수는 오늘 한국 교회가 ‘사회의 정치적 실존’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분명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70~80년대 한국 사회의 정치적 실존은 독재와 가난이었다. 당시 교회는 이런 사회 현실을 꿰뚫어보고, 군사독재를 극복하기 위한 민주화 운동과 가난 및 궁핍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제발전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당시 교회의 판단과 행동에 공과가 있지만, 최소한 사회 안에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했다.

▲ ‘정치개혁’을 주제로 열린 종교개혁500주년연합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쟁위기설까지 불거진 현실을 우려하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문제는 90년대 이후 한국교회가 사회의 정치적 실존 상황을 꿰뚫어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사회에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존재감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있다. 과거 70~80년대 정치 상황을 답습하면서 역작용까지 일으키는 실정이다. 이국운 교수는 “현재 제국주의와 독재, 북한의 도발과 미국의 군사개입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런 정치적 실존 속에서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평화 중립체재와 평화적 통일을 비전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 사회와 정치의 문제가 분단 상황에 따른 군사적 위협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교회가 평화와 통일의 비전을 사회에 제시해야 한다는 제안이었다.

이어 메시지를 전한 윤환철 사무총장은 한국교회가 정치 문제를 너무 지엽적으로 접근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사회의 정치적 실존 상황을 꿰뚫어보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이국운 교수의 지적과 같은 맥락이다. 윤 사무총장은 “동성애 낙태 이슬람 같은 이슈에만 매몰되어 지엽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전체를 보는) 총량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참석자들은 한국교회가 정의와 공의를 실천하며 불의에 저항하기를(장파교회 안재영 장로) 청년들이 불의와 불법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기를(DFC 서종하 간사) 한국교회가 탄합과 차별과 배제를 받는 이웃을 돌보며 친구가 되기를(다드림교회 김병년 목사) 기도했다.

한편, 기윤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희년함께 등 교계 기관들은 전쟁위기설까지 나오는 위기상황에 대해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들은 ‘우리가 함께 사는 길은 평화뿐입니다’ 제목으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평화에 대한 분명한 믿음과 평화를 향한 굳건한 실천만이 위기의 한반도에서 벗어날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교계 단체들은 △한국정부는 북한과 대화와 화해 평화에 적극 나서라 △대통령 후보들은 북한선제공격이나 핵보유발언 같은 선동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의지를 제시하라 △미국은 선제타격 발언과 전략무기 배치 등 위기를 증폭시키는 행동을 멈춰라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고 평화와 개혁 개방에 나서라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반평화적 발언에 동조하지 말고 남북 화해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성명서는 정부와 각 대선후보들은 물론 주한미국대사관과 주한중국대사관에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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