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 통한 그리스도인의 일치는
평등이라는 비전과 맞닿아 있다”

▲ 한국신약학회 신임회장 김동수 교수가 제108차 정기학술대회에서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신약학회(학회장:김동수)는 4월 21일 서울신학대학교 100주년기념관에서 제108차 정기학술대회를 열었다. ‘종교개혁 500주년과 신약의 성령’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에는 총 27명의 신학자들이 공관복음, 요한, 바울, 계시록 등 4개 분과로 나누어 발표에 나섰다.

‘신약이 말하는 성령 체험과 교회 일치’라는 주제로 강연한 김동수 교수(평택대)는 “성령에 관해서 말한 신약성서의 주요 저자들은 모두 교회 공동체의 공통 성령 체험을 하나님 백성의 표지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교회 일치의 근거로도 보았다”며 누가와 바울, 요한이 기록한 성경 핵심 구절을 근거로 논증했다. 먼저 누가와 관련해 “신약성서 저자 중 누가만이 초기 교회 역사를 성령 체험과 연관해 내러티브로 기술하는데, 누가는 초기 교회의 시작을 오순절에 제자들이 성령을 체험한 사건으로 제시한다”며 “중요한 것은 누가가 이 사건을 만인예언자직이 시작되는 일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누가는 예수의 제자들이 오순절날 체험했던 그 성령 체험을 요엘서 2장 28장부터 32절까지 나와 있는 예언의 성취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그가 “그들이 예언할 것이요”라는 어구를 남녀노소가 말세에 할 일을 말하면서 첨가했는데, 이는 말세에 모든 하나님의 백성이 예언자가 되는 만인예언직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누가는 성령 체험을 신자의 본질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어 김 교수는 누가가 성령 체험의 구약적 근거를 들어 그것을 예언의 성취로 본 반면, 바울은 그 구약의 성취를 전제하면서 그 체험이 신자의 보편 체험이자 그리스도인의 하나 됨에 근거로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고진도전서 12장 13절에서 바울은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 라며 히브리 시의 반복과 병행구의 형식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성령 체험에 대한 은유라는 것이다. 이러한 성령 체험을 바울은 고린도후서 1장과 5장, 로마서 8장에서 그리스도인의 미래에 대한 하나의 보증이라며 현재의 성령 체험과 미래의 삶을 연결시키면서 이를 토대로 한 그리스도의 일치를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한은 요한일서 2장 20절과 27절에서 예수의 제자와 사이비 제자의 구별을 ‘기름부음’의 소유 여부로 보았다. 김 교수는 “요한서신 주석에서 기름부음은 요한복음에 나오는 보혜사인 성령의 역사”라며 “요한복음과 요한일서에서 요한은 현재의 성령 체험이 그리스도인을 확증해 주는 것으로 보았다”고 강조했다.

“성령을 통한 그리스도인의 일치는 자연스럽게 그리스도인의 평등이라는 비전과 맞닿아 있다. 민족적 차별과 신분적 차별, 성차별 등이 바로 이 같은 성령 체험으로 무너진다. 한국교회도 성령 체험이 그리스도인의 일치 비전으로, 그 일치의 비전이 평등의 비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 밖에 이 날 학술대회에서는 이민규(한국성서대) ‘성령의 수여, 영혼구원과 사회복음’, 김성규(웨스트민스터신대) ‘사도행전 2:33~48에 나라난 성령과 회개의 의미’, 김선정(연세대) ‘요한복음의 젠더 코드와 요한공동체’, 이대주(서울신대) ‘유대교 회당과 요한공동체의 제자직 논쟁’, 문병구(서울신대) ‘고린도교회와 성령’, 배재욱(영남신대) ‘영성과 생명’, 송영목(고신대) ‘요한계시록의 일곱 영에 대한 언약적 이해’ 등의 발제와 논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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