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선 목사(염창중앙교회)

▲ 김원선 목사(염창중앙교회)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에 열리는 제54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이전과는 다른 특별한 기도회가 되길 바라며, 몇 가지 부탁드린다.

첫째, 실족당하지 않는 기도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은사이신 삼례동부교회 이은익 목사(원로)님의 지도 아래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새벽기도회를 드렸다. 그러다가 고3 때는 김제백산교회와 목사님이 섬기셨던 한센인 마을에 세워진 정혜원교회를 설교로 섬기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기대하며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신학교에 갔다. 신학교를 가면 정말 성령 충만하고 말씀에 빠져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신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실족당했다. 그렇게 6개월씩이나 방황하다가, 얼마 전 칼빈대 총장에 취임하신 김근수 선배에게 크게 책망을 받기도 했다.

기도회에 참석하시는 목사와 장로들께 부탁한다. ‘기도회에 참석하면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목사와 장로가 되겠지….’ 막연히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우리는 누가복음 7장 23∼25절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실족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하시니라 요한이 보낸 자가 떠난 후에 예수께서 무리에게 요한에 대하여 말씀하시되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그러면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부드러운 옷 입은 사람이냐 보라 화려한 옷을 입고 사치하게 지내는 자는 왕궁에 있느니라’.

기도회에 참석만 한다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선 자로 무릎을 꿇어야 한다. 그리고 그렇지 못한 목사와 장로들을 보며 실족할 것도 아니다. 남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나를 돌아보는 것이 먼저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둘째, 진정으로 기뻐하고 감사하면서 헌신할 수 있는 목사와 장로가 되도록 하나님의 은혜에 깊이 빠지는 기도회가 되면 좋겠다.

1976년 영흥도에 교회를 개척하여 처음 목회할 때 일이다. 성경을 주제별로 약 1200절 이상 암송할 때라, 기도하며 무릎으로 목회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6개월도 못되어 설교에 한계를 경험하게 되었다. 교회에 가서 자면서 몸부림도 쳐봤지만 해답이 없었다. 그래서 기도원에 올라갔고, 한 설교를 듣다가 회개를 하게 됐다. ‘함박꽃 웃음’이라는 제목의 설교였다. 나는 설교를 들으며,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살전 5:16~18)는 말씀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 함박꽃 웃음과 같은 감격과 충만함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히 기도한다. 가나 혼인잔칫집에 사람들이 만든 포도주가 떨어졌을 때 주님은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다. 그 포도주는 맛있었고, 모두를 기쁘게 했고, 신랑과 신부를 칭찬받게 했다. 이번 목사장로기도회가 가나 혼인잔칫집이 되면 좋겠다.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변화된 나, 새로워진 나, 맛을 내는 나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님이 역사하시는 기도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만유인력법칙을 발견한 아이삭 뉴턴(Issac Newton)은 말했다. “나는 망원경을 통하여 수백만 마일 떨어진 저 먼 우주공간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망원경을 내려놓고 내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할 때면, 나는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죄를 발견합니다”

우리에게도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교만’ ‘어리석음’ ‘미련함’이 보여서, 하나님 앞에 선 모세처럼 신을 벗고 기도하였으면 좋겠다.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그 거룩한 땅이 되면 좋겠다.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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