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기독교언론포럼과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2017 대선에 대한 기독교인 인식과 정치참여’ 여론조사에서 기독교인들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교회가 기독교 가치에 맞는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도 반대하는 의견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교회 중직자나 일반적으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성도들은 위 두 가지 설문에 높은 지지를 보인 반면, 서리집사나 일반 성도들은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기독교 후보자를 찍어야 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다시 말해 한국교회 이름을 내세워 1000만 성도 운운하며 성명서를 내거나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으며, 오히려 이러한 의식이나 태도는 안티기독교인을 양성하여 한국교회의 반감만 부추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5월 9일 대선 3주를 앞두고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에서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차기 대통령이 다뤄야 할 한국교회 최우선 과제가 이단이나 동성애 혹은 이슬람교의 대책이 아닌 종교인 납세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종교인 납세는 26.2%, 국정교과서 내 기독교 내용의 올바른 서술 19.% 그리고 동성애 16.4%, 이단문제 15.7% 순서로 이어져 목회자 납세를 결코 등한시 생각하거나 다뤄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목회자 납세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는 한국교회가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동성애나 이단문제가 자칫 몇몇 교회지도자의 외침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기우다.

이와 함께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를 부패청산과 사회개혁이라고 응답자의 40%가 대답했다. 흔히 말하는 국가의 적폐문제 해소가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부패청산은 젊은 층으로 갈수록 지지율이 높았고, 노인 층은 오히려 국민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응답이 높아 대조를 이뤘다.

기독교언론포럼의 대선 여론조사를 한국교회 전반적인 사항에 적용시키면 앞으로 교계의 풍향을 쉽게 가늠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번 여론조사를 한국교회의 정책을 형성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20~30대 젊은 기독교인과 60대 이상의 기독교인의 인식차이는 생각보다 심하다. 이 부분을 한국교회는 심각하게 고민하며 대응책을 마련하여 교회 내 세대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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