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컨테이너서도 예비된 놀라운 하나님 역사
새 개발 지역 섬김 강화하며 영적 생명 책임진다

▲ 오송생명교회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생명의 말씀으로 영혼을 책임지는 교회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루아침에 논밭이 반강제로 매입되고, 성도의 집과 예배당이 철거를 당했다. 정부는 그 시골에 생명과학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보상금은 3.3제곱미터(1평)에 10만원도 안됐다. 불도저가 밀고 간 동네는 먼지가 날리는 공사판으로 변했다. 모든 사람이 떠나고 덤프트럭과 중장비만 살아 움직이는 그 땅 위에, 철제 컨테이너를 놓고 십자가를 세웠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오송생명교회에서 시무하는 이현호 목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웃었다. 이 목사는 1997년 2월 전도사 때 당시 연제교회에 부임했다. 70대 노인 10여 명이 출석하는 시골 교회, 어렵게 5년 동안 사역했다. 난데없이 정부가 오송생명과학단지 조성을 발표하고, 그 힘든 사역지마저 없어졌다.

이현호 목사는 주민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마지막으로 나왔다. 턱없는 보상금에 다른 곳에서 개척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첫사랑과 같은 첫 번째 사역지를 떠나기 힘들었다. 결국 2005년 공터에 철제 컨테이너를 놓고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추운 겨울 컨테이너 예배당에서 쓰러져 죽음을 체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목사는 가장 극한의 상황에 처했던 그때 “간절하게 하나님을 의지했고, 뜨겁게 기도했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했다”며 웃었다. 죽을 정도로 힘들었던 시절에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눈 시간을 생각하며 웃었다.

그렇게 힘든 시기에 만난 하나님은 어떻게 응답하셨을까? 내심 놀랄만한 반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상황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오송생명교회는 2009년 12월까지 꼭 5년 동안 그 컨테이너에서 예배를 드렸다.

▲ 이현호 목사

하나님의 역사하심은 다른 방식이었다. 이현호 목사는 황량한 벌판에서 일하는 공사 관계자와 노동자들을 위해 예배당 앞에 파라솔을 쳐서 그늘을 만들었고, 물과 음료를 대접했다. 먼지를 날리며 달리던 덤프트럭 운전사가 멈춰 목을 축였다. 점심을 먹은 노동자들이 파라솔 그늘 아래서 쪽잠을 잤다.

“이상하지요. 주일날이면 항상 일하는 분들 30명 정도가 예배당을 찾아왔어요. 고향을 잊지 못한 성도 10여 분들도 진흙길을 걸어서 나오셨고요. 매주일 전보다 많은 40~50분들과 예배를 드렸습니다.”

부지조성 공사가 끝나고 2008년 대한민국 보건의료 및 생명과학기술의 중심지인 오송생명과학단지가 문을 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등 국책기관과 민간 연구소들이 입주했다. 한 사람도 없던 벌판에 아파트와 주택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이사 왔다. 이현호 목사와 오송생명교회 성도들은 그 모든 것을 감격하며 지켜봤다.

“이사오는 분들이 너무 반가웠습니다. 우리 집에 손님이 오는 것 같았어요. 그 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버스정류장 위치와 시간표, 관공서 위치와 연락처, 병원과 학교 유치원 등 지역정보지를 직접 만들어서 이사오는 모든 분들에게 줬어요.”

▲ 칼갈이전도 등 진심을 담은 생활밀착형 사역

젊은 주부들이 부엌칼을 갈지 못하는 것을 보고 매주 아파트 공터에서 칼을 갈아줬다. 칼을 갈아주면서 생활에 불편함은 없는지 물었고, 필요한 정보를 알려줬다. 오송생명교회는 아예 ‘칼갈이전도팀’까지 만들어서 정기적으로 봉사를 시작했다. 지금도 칼갈이전도팀은 격주로 숯돌을 돌리고 있다.

하나님의 역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오송생명교회는 2009년 예배당을 건축했다. 일면식도 없는 다른 교회 성도가 소송생명교회 사역 이야기를 들었다며 거액을 기탁해서 종교부지를 매입했다. 한 은행 간부가 교회 이야기를 들었다며, 담보도 없이 보증을 서고 대출을 해줘 예배당을 건축했다. 오송생명교회의 역사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다.

▲ 매주 한 가정의 신생아만을 위해 진행하는 ‘유아세례’도 오송생명교회의 독특한 사역이다.

현재 오송생명교회는 장년 300명과 다음세대 300명이 출석하고 있다. 이현호 목사는 지금도 오송읍의 이장처럼 지역을 돌아다니며, 이사 오는 사람들을 반기고 떠나는 사람을 축복한다.
성도들에게 ‘오직예수’의 신앙을 강조하며, “오송생명교회는 예수님을 머리로 목사와 성도들이 각 지체로 사역하는 공동체”라고 말한다. 매주일 오직 한 명의 신생아만을 위한 유아세례를 집례하고, 온 성도들이 그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축복하며 다음세대에 신앙을 전수하기 위해 애쓴다.

“오송생명교회로 교회이름을 바꾸면서, 이 땅의 영혼을 책임지는 교회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영적인 생명을 책임지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진심을 다해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목회자가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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