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석진우 목사, 11년째 자전거 횡단 진행
기부금 마련 위해 미국횡단 계획, 편견없는 ‘구슬땀’


꼭 11년 전이었다. 장애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의 장벽을 허물고, 장애인과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대구~서울 자전거 횡단에 나섰던 석진우 목사(총신신대원 98회). 그렇게 희망의 페달을 밟았던 석 목사는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제주도를 포함해 국내에서 자전거 투어를 하며 장애인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장애인에게 희망을 전하는 석진우 목사 역시 장애인이다. 15살 때 갑작스레 찾아온 시신경위축과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었다. 11년 전 첫 자전거 횡단을 할 때만해도 4급 시각장애 판정을 받았는데, 갈수록 시력이 나빠져 현재는 2급이다.

▲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11년 째 희망의 페달을 밟고 있는 석진우 목사. 오는 6월 7000㎞ 달하는 미국 대륙 자전거 횡단을 계획하고 있는 석 목사는 지금 몸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언제 실명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의 마음은 더욱 급하다. 두 바퀴 속에 투영된 세상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다름이 여전하기에, 그래서 2급 시각장애인 석진우 목사는 지금도 자전거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희망의 페달을 밟고 있다.

“갑작스런 장애로 저희 부모님이 겪은 심적 고통, 여기서 나아가 이웃과 사회의 편견을 고스란히 경험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가정의 그늘진 모습이 비단 저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장애를 장애로 보지 않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자전거였습니다. 밟는 만큼 돌아가는 자전거 바퀴처럼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사회적 노력이 가속도를 붙는다면 모두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석진우 목사의 장애인 편견 없애기 노력은 총신신대원 재학 시절부터 본격화됐다. 석 목사는 당시 장애인선교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학교 최초로 총신 장애체험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후 지체장애우의 복지를 위해 기숙사에 샤워시설과 화장실 정비에 나섰고, 엘리베이터 설치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신대원 졸업 후 목회사역과 사회복지 공부를 하면서 장애의 사회적 편견 없애기를 뛰어넘는 장애인 역시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자전거 횡단 프로그램이었다. 자전거가 닿은 곳에서 계몽활동을 벌이며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를 좁히는 노력을 했다. 그리고 자전거 횡단 중에 모인 후원금으로 다음세대를 위해서는 비전트립을, 어렵게 공부하는 신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던져주고 있다.

이처럼 석진우 목사가 자전거 횡단을 계속하는 이유는 자신을 과시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영혼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석 목사는 사단법인 ‘씨앗’을 만들었다. 사회 곳곳에 말 못할 어려움에 있는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건강해지고 희망을 갖게 하는 역할을 전문적으로 감당할 목적으로 말이다.

석진우 목사는 현재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오는 6월 미국에서 자전거 횡단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석 목사가 계획하는 미 대륙 횡단거리는 대략 7000킬로미터에 달한다. 장장 90일간 가질 자전거 횡단은 50줄에 들어선 그에게 만만한 일이 결코 아니다. 사실 석 목사의 미국 자전거 횡단은 두 번째다. 지난 2008년에 도전을 했지만 후원자의 사정으로 중도에 포기한 바 있다. 올해만큼은 완주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국 횡단 기간에 석진우 목사는 ‘1㎞에 5달러, 장애와 고아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한 기부금 마련’이라는 영문 유니폼을 입고 달린다. 그리고 도시 곳곳에서 현수막을 내걸고 찬송을 부르며 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미국 자전거 횡단 이후 계획도 이미 세워져 있다. 석진우 목사는 미국 횡단 프로그램을 통해 후원금이 모아진다면 장애청소년 10명과 조손가정 및 환경이 어려운 청소년 10명 등 총 20명을 추천받아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실시한다. 이때에는 장애와 비장애 청소년이 2인 1조가 되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여행 기간 동안 궁극적으로 다음세대에 장애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경험하게 할 목적이다.

코앞의 사물조차 흐릿하게 보이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왜곡된 편견을 바로 잡고, 꿈조차 꿀 수 없는 다음세대에 희망과 용기를 되찾아 주기 위해 두 바퀴 자전거를 타는 석진우 목사를 향한 우리 사회와 교회의 격려는 그야말로 희망의 페달이 되어줄 것이다.

석진우 목사의 후원계좌는 농협 150021-56-027915(예금주 석진우 씨앗)이며, 연락처는 010-9985-894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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