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기독교유적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노력이 지자체와 학계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 전라남도 기독교유적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방안을 논의한 학술회의 참가자들.

전라남도(도지사:이낙연) 순천시(시장:조충훈) 한국선교유적연구회(회장:서만철 교수·공주대)는 4월 7일부터 8일까지 순천만습지센터 컨퍼런스홀에서 ‘전라남도 기독교 선교역사와 유산’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이번 모임에는 호남지역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복음선교 뿐 아니라 민족운동과 문화사에 끼친 영향력들을 살펴보고, 120여 년 간 쌓인 신앙유산들이 세계문화유산으로서 어떤 가치를 지닐 수 있는지에 대해 평가했다.

첫날 학술회의 기조발표에서 이덕주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소장은 ‘호남지역 기독교선교와 민족운동 유산’을 주제로 “한말 이후 호남지역에서 이루어진 기독교 선교역사는 불의하고 부패한 세력과 체제에 맞서 자유와 평등, 자주와 독립, 정의와 평화를 구현하려는 민족공동체의 저항과 투쟁 역사를 대변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더하여 서만철 교수는 “서양 선교사들을 통해 우리나라에 전파되고 발전한 근대 교육, 의료기술, 건축양식 등은 서양에서 동양으로, 기독교국가에서 비기독교국가로 이어지는 인류문명교류의 완벽하고 뛰어난 증거”라고 강조했다.

▲ 전라남도의 대표적 기독교문화유산들. 여수 애양원의 손양원 목사를 비롯한 순교자 12명 부조, 순천 매산동의 기독진료소, 증도 문준경 전도사 묘역, 염산교회 77인 순교기념비.

서 교수는 또한 전남 일대의 선교유적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선교유적을 보수하는 과정에서도 철저한 고증과 진단을 거쳐 재질, 기법 등에까지 진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이런 까닭에 현재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관리되는 전남지역 선교유적을 더 엄격한 관리를 요구받는 ‘사적’으로 승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행된 ‘전남의 초기 기독교 전도활동’ 섹션에서는 여수 애양원의 손양원 목사, 신안 증도의 문준경 전도사 그리고 영광 염산교회 77명의 순교자 등이 한국교회사와 민족사에 끼친 영향들에 대해 설명했다. ‘전남의 초기선교와 국제적 비교’ 섹션에서는 한국인 최초 개신교인이 된 이수정의 삶과 근대 동아시아 역사를 대비시킨 연구결과 등을 발표했다.

전라남도는 이번 학술회의에서 제안된 의견을 반영해 차별화된 종교테마관광지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동시에 지역 내 기독교유산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잠정목록 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