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또 추진 선언 … 류광수 목사 등 이단문제 해결에 여전히 큰 입장차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정서영 목사·이하 한교연)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영훈 목사·이하 한기총)가 대선 전까지 양 기관 통합을 완성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아직 이단 문제가 온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언만 반복하고 있어 실질적인 통합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한교연과 한기총은 4월 12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월 9일 이전에 양 기관 통합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한교연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와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선언문에서 “양 기관이 그동안 통합을 위해 함께 노력해 온 끝에 오늘 실질적인 결실을 맺게 됐다”며 “7.7. 정관을 기본으로 하여 당시 가입한 교단 및 단체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이후 가입한 경우에는 양 기관에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한 그대로 인정한다. 다만 심의가 필요한 교단 및 단체는 심의하여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절차는 양 기관의 통합추진위원회에 일임한다고 설명했다.

▲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왼쪽)와 한교연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가 양 기관 통합 선언문을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그동안 양 기관 통합 논의는 시시때때로 진행해 왔으나, 이단 문제 선결이라는 조건에 걸려 번번이 무산됐다. 한교연은 한기총에 속해 있는 류광수 목사 등 이단들이 정리되어야 통합을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한기총은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날도 류광수 목사 문제가 불거지자 이영훈 목사는 “류광수 목사가 한국교회 통합을 위해 연합단체나 교단에서의 활동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류 목사가 서명한 서류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교연은 류광수 목사 개인의 활동 자제는 의미가 없으며, 류 목사가 속한 개혁총회의 회원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1일 열린 임원회에서도 “한기총이 류 목사가 속한 개혁총회의 회원권을 정리했음을 한국교회 앞에 공적으로 선언해야 통합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결의한 바 있다.

한교연 통합추진위원 황인찬 목사는 “한국교회가 성결성을 가지고 하나가 되어야지 연합이라는 옷만 입어서는 안 된다”며 “류 목사 개인이 활동을 자제한다는 것은 만족할 만한 대답이 못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날 기자회견은 진전 없이 양 측의 다른 입장만 재확인한 셈이 됐다.

양 기관은 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에 대해서도 엇갈린 시선을 드러냈다. 이영훈 목사는 “한교총은 한국교회가 하나 되기 위한 울타리다. 한교총이 좋은 역할을 해서 지금의 열매(양 기관 통합)를 맺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서영 목사는 “한교연은 한 번도 한교총의 실체를 인정한 적이 없다. 얼마 전 한교총이 법인화한다는 말도 나오던데, 혹시나 그런 일로 연합에 장애가 된다면 책임을 분명히 져야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 기관은 작년 8월에도 통합을 선언하며 2016년 연말까지 통합을 마무리 짓겠다고 발표했으나 하지 못했다. 한국교회 교단장회의에서 위원을 파송한 끝에 ‘빅텐트’ 역할을 자처한 한교총 출범예배까지 드렸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번에도 류광수 목사 회원권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세우는데다 시일마저 촉박해 어려움을 겪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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