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관점서 복음적 평화통일 준비하자

북한과 통일 이원론적 접근 딛고 바른 정보·교육 통해 증오주의 극복해가야

북한 선교를 하고 있는 한 사역자는 요즘 고민이 깊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태극기집회’의 영향으로 종북좌파 이념논쟁이 확산됐고, 사역에도 그 영향이 미친다고 했다.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을 말하고 이념을 넘어 성경의 사랑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조차 오해받기 일쑤라고 토로했다.

“목회자들의 의식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북한에 대한 적개심은 일반인들보다 더 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북한과 종북좌파는 성경으로도 이기지 못하고 십자가의 사랑도 명함을 못 내밉니다.”

북한과 통일을 대하는 두 얼굴

▲ 한국교회는 역사의 상처 때문에 북한과 통일 문제에 ‘평화와 증오’라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념을 초월해 다시 성경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기독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북한과 통일에 대한 바른 정보를 습득하고, 성경적 통일의 사역에 동참해야 한다. 기독교통일전략연구센터의 통일과꿈학교에서 목회자와 탈북동포 사역자들이 ‘통일목회’를 배우고 있다.

이번 ‘기독시민단체와 연대하며 세상을 변혁하는 목회’ 2회의 주제는 대북 통일 문제이다. 한국교회는 북한과 통일의 주제가 나오면, 이원론적인 접근을 해왔다.

일단 ‘북한’은 증오의 대상이었다. 용서할 수 없고 ‘멸망시켜야 하는 공산주의자’(멸공)였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간절하게 ‘복음적인 평화 통일’을 열망하며 기도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이 두 가지 입장이 공존하면서, 때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과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독교통일전략연구센터 하광민 목사는 “한국교회는 반공에 대한 깊은 상처가 있다. 그 상처를 안고 있는 세대가 지나가고, 광야에서 새로워진 여호수아의 세대같은 새로운 세대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하광민 목사는 북한과 통일에 대한 한국교회 이원론의 원인을 역사에서 찾는다. 1945년 한반도 분단과 한국전쟁을 거쳐 1950년대 중반까지, 약 500만명의 북한 성도들이 남쪽으로 내려왔다. 당시 이 기간 동안 남한에 설립한 교회의 90%를 북한 성도들이 세운 것이다. 북한 공산주의에 대한 경험은 반공트라우마를 갖기에 충분했다. 1세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갖고 있던 북한 트라우마와 증오심은 60~80년대까지 남북대결과 세계냉전 속에서 한국교회 2세대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1989년 갑자기 세계냉전이 종말을 맞았고, 남한은 북한을 압도하는 경제력을 보유하며 새로운 남북관계가 구축됐다. 1990년대 북한은 극심한 기아사태 속에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한국교회의 엔지오와 선교단체들이 이때 중국의 북한 접경 지역으로 달려가 대북사역을 펼쳤다. 2000년대 한국사회는 대결이 아닌 평화를 통한 새로운 남북관계를 설정했다.

결국 한국교회는 때로는 ‘평화를 통한 새로운 남북관계’를 지지하고 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지만, 이번 대통령 탄핵 같은 정치적 상황이 닥치면 ‘반공트라우마와 북한증오주의’가 고개를 드는 것이다.

성경과 바른 정보로 극복하자

기독교통일학회장 안인섭 교수(총신대)는 “문제는 북한과 통일에 대한 문제를 교회와 목회자들이 세상의 관점인 ‘이념의 틀(프레임)’에 따라 판단한다는 것이다. 올해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아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높다. 좌파우파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성경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경과 복음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과 함께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북한에 대한 바른 정보를 얻고, 통일을 준비하는 사역을 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 시민운동을 태동시킨 것처럼, 북한 사역도 정부와 그 어떤 단체들보다 앞장서서 시작했다. 카카오톡과 각종 SNS를 통해 얻는 자극적인 내용이 아니라,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필요한 사역에 협력할 수 있는 기독시민단체들이 많다.

북한 지원 사역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www.kncck.or.kr)를 방문하면 확인할 수 있다. 한국교회에서 태동한 구호단체인 사단법인남북나눔 월드비전 기아대책 굿네이버스 등은 물론 예장통합과 구세군의 대북사역 부서들까지 활동하고 있다.

성도들과 함께 북한과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북한 전문 사역자들의 강의를 듣는 자리가 있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http://jubileeuni.com)가 대표적이다. 쥬빌리기도회는 2004년 부흥한국과 사랑의교회 대학부 연합 기도운동으로 시작해, 현재 60여 대북 선교단체와 교회들이 북한과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쥬빌리기도모임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과 통일을 위한 목회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단체도 있다. 기독교통일전략연구센터(생명나래교회, www.lifewings.net)는 지난 3월 7일부터 ‘통일과꿈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통일과꿈학교는 정은찬(통일교육원) 마민호(한동대) 교수, 윤환철 사무총장(미래나눔재단), 전병길 사무국장(통일과나눔재단), 황문규 목사(하나원 하나교회)와 이문식 목사(광교산울교회) 등 북한사역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 ‘통일을 준비하는 실제 목회’를 전수한다. 탈북자 선교와 목회에 관심있는 사역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독교통일학회는 창립 이래 11년 동안 오직 ‘성경적 통일론’을 유지해 왔다. 성경적 통일론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모든 판단 기준은 성경이고, 북한과 통일 문제 역시 성경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통일학회 회장 안인섭 교수는 “핵심 말씀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다. 그리고 마태복음 25장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예수님께 한 것이란 비유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북한 정권을 바라보면 사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정권 아래에서 헐벗고 지쳐있는 한 영혼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인섭 교수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을 개발하며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3대 세습정권이 철권통치를 하는 시점에서도, 북한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 성경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경을 통해서 성경의 말씀에 근거해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서 판단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좌파우파를 넘어설 수 있다. 그렇게 해야 지역주의와 정치문제를 넘어서서 하나님의 마음으로, 성경의 눈으로 북한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그리스도인이 ‘종북좌파’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성경에서 벗어난 것이다.”

안인섭 교수는 많은 목회자들이 기독교통일학회에 관심을 갖길 원하고 있다. 조직을 키우려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통일학회는 신학자를 비롯해 북한학 정치학 교육학 의학 등 다양한 학자들이 모여 11년 동안 연구하고 축적한 결과물들을 갖고 있다. 이 정보들을 목회자들이 교회와 목회사역에 적용하길 원하고 있다.
기독교통일학회www.reu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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