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위기는 언제나 하나의 기회였다. 위기를 극복할 때 더 나은 시대가 전개되기도 했고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할 때 국가적으로 비운의 역사를 만나곤 했다. 지금 이 나라는 헌정사상 첫 번째 대통령 탄핵인용과 구속수사라는 시대 속에서 장미선거라는 5·9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있다. 안보위기에다 경제위기, 정치위기까지 겹친 현실 속에서 난파선의 모습이다.

일찍이 18세기 유럽은 합리사상의 만연으로 위기를 만난다. 경험주의 사상과 자연신교(Deism)의 영향으로 설교자들은 무미건조한 도덕적 교훈과 자연종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설교를 하고 있다. 당시 교회는 맛을 잃은 소금처럼 만시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이러한 종교사회적 위기를 극복케 한 것이 웨슬리형제와 조지 휫필드 등이 앞장선 신앙운동이었다. 저들은 1728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성결모임(Holy club)을 조직하였고 빈민구제, 직업소개, 무지철폐운동 금주와 감옥개선운동 노예폐지운동을 전개하면서 사회개혁에 앞장섰다. 말씀으로 돌아가 교회 본연의 사명을 감당하고, 말씀을 삶의 현장에서 실천함으로 복음의 각성운동을 일으킨 것이 위기의 영국을 구한 것이었다.

19세기 중엽 노예문제로 인해 미국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 갈 때 이 상처를 아물게 한 사람이 디엘 무디였다. 1864년 전쟁이 끝나고 대륙 전체는 인간성 상실의 위기에 있었다. 1870년경부터 무디는 성경으로 돌아와 기독교 사랑을 회복하자고 설교하여 부흥운동을 일으킨다. 그는 말씀을 생활화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것을 주장하면서 청교도적 사상을 잃어버린 미국을 향해 금연, 금주 등 절제운동을 전개하여 위기의 미국을 구출해냈다.

지금 이 나라는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때 교회는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하여 기도해야 한다. 교회를 이념의 전쟁터로 만들어선 안되며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이 나라를 위임하면서 기도에 힘써야 한다. 종교개혁이 중세의 위기 상황에서 교회를 구한 것처럼 교회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기도에 힘써야 한다. 부활절을 앞두고 고난을 묵상하면서 누란의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임을 잊지 말자.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관이 있는 지도자를 세워 달라고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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