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현장의 필요 정확히 채우는 교육 중요”

선교사 요구 충족하는 질 높은 맞춤식 커리큘럼과 전문화된 강사 선정에 성패 달려
재정부담 덜기 위한 지역별 교육은 바람직 … 파송교회 인식 개선과 협력 선행돼야

▲ 선교사 계속교육에 있어 선교사 개인의 필요를 만족시키는 맞춤형 커리큘럼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은 GMTC 선교사 계속교육 장면.

‘선교사 계속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란 질문에 선교 전문가들의 대답은 일맥상통한다. ‘맞춤식 커리큘럼’이다. 선교사 허입을 위한 선교훈련 커리큘럼을 계속교육에서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이대학 선교사(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대표)는 “선교지에서 선교사들에게 중요한 것이 선교지화(化)다. 파송훈련 때 받은 강의가 머리에 들어오나? 계속교육에 맞는 커리큘럼이어야 한다”며 맞춤식 커리큘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선교 연차별, 선교 지역별, 사역별로 대상자들을 구분해 그들의 필요에 맞는 커리큘럼과 강의를 개발해야 하고, 개별 코칭이나 일대일 교육을 진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선교훈련원(GMTC) 계속교육의 경우 ‘상황화’ ‘성경해석학 및 본문연구’ ‘상담과 코칭’ ‘선교학 독서토론’ ‘성경해석과 설교에 관한 독서토론’ ‘부모교육’ ‘멤버케어’ ‘사복음서 이해 및 내러티브 연구’ ‘위기상담’ ‘그룹 디브리핑’ 등 선택과목을 개설해 선교사들이 필요에 따라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강사와 커리큘럼 중요

선교사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맞춤식 커리큘럼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강사도 뒷받침돼야 한다. 파송 전 선교훈련에는 파송교회 목회자들이나 해당 선교단체 임원들이 강의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계속교육만큼은 보다 전문화된 강사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용웅 선교사(KWMA 훈련분과위원장)는 “선교를 독려하는 것과 선교사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과는 다르다”며 계속교육에 있어 전문화된 강사 선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총회세계선교회(GMS)의 경우 계속교육 강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재정 후원자와 강사를 구분한다는 원칙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강사 자격을 주는 관행을 막자는 취지다. 또 외부 강사의 경우 자신의 항공료는 자비로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전철영 GMS 훈련국장은 “계속교육은 결국 좋은 커리큘럼과 좋은 강사를 선정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며 “소명 있고 실력 있는 분들이 강사로 세워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교사 계속교육의 질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교훈련 담당자들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선교훈련 담당자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계속교육에 대한 중장기적 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임기를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웅 선교사는 “선교훈련은 교육 분야이고,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며 훈련 담당자 임기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선교사가 소속돼 있는 GP(지피)선교회의 경우 훈련 책임자는 4년마다 신임을 묻는데, 특별히 경우가 아니면 8년까지 사역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교육에 있어 재정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 나와 있는 안식년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계속교육이 진행될 때는 부담이 덜하지만, 자기 선교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계속교육이 진행될 경우 재정 부담이 걸림돌이다. GMS도 과거에 비해 계속교육을 위한 예산이 대폭 늘었지만, 아직까지 훈련경비와 숙박비만 본부가 감당하는 수준이다.

이대학 선교사는 “경비가 개인당 300∼400달러 정도면 용기를 내겠지만, 1000달러 이상이면 어렵다. 파송교회가 따로 재정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따라서 재정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 대륙이나 지역별로 계속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용웅 선교사는 “몇몇 큰 교단선교부나 선교단체를 빼고 계속교육을 엄두조차 못 내는 데는 재정 부담도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파송교회의 협력 필요

파송교회의 인식 변화도 요구된다. 한국 선교계 구조상 파송교회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간 한국 파송교회들은 선교사 계속교육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용웅 선교사는 “파송교회들이 선교사들이 안식년을 갖는 것조차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지금은 많이 좋아져, 선교사들이 교육을 더 받겠다고 할 때 지원은 못해주더라도 말리지 않는 정도까지는 됐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변진석 GMTI 원장은 “파송교회들은 선교사 안식년을 단순히 쉰다는 개념이 아니라 사역을 점검하고, 건강과 정서를 재충전하는 시기임을 알고, 또 정기적으로 교육에 투자를 해야 선교사가 건강하게 사역을 마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파송교회들의 인식 개선을 당부했다.

계속교육 당사자들인 선교사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선교사들이 안식년을 계속교육에 투자하지 않고 학위 공부에만 몰두하거나, 자녀들을 재외국인 12년 특별전형에 맞추기 위해 한국 입국을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선교에 필요한 학위 공부가 아니라, 학위를 위한 학위 공부일 때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12년 특별전형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선교사자녀(MK)들이 대학에서 중도탈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녀들이 잠시라도 한국에서 살아보고 한국 학교를 경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변진석 원장은 “선교사와 가족의 건강, 모국 교회와의 접촉과 미래를 위해서도 본국에서 안식년을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본국에서 적절한 교육과 재충전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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