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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플러스/기독시민단체와 연대하며 세상을 변혁하는 목회①

(들어가는 말)

다분화 급변화 전문화 하는 사회 속에서 교회는 대응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불과 30년 전 사회를 선도하던 교회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일각에서는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넘어 사회와 소통마저 단절될 지경에 이르렀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뒤돌아보면 한국교회는 1980년대까지 사회와 기여를 하면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불과 30년도 지나지 않아 교회는 사회와 불통을 걱정하게 됐을까. 그 당시 교회는 어떻게 사회와 소통했으며, 그때의 소통 방식을 다시 오늘도 시행할 수 있을까.

본지는 앞으로 3주에 걸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 한다. 그동안 교회의 소통부재는 대부분 ‘교회 내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이번에 ‘기독시민단체와 연대하며 세상을 변혁하는 목회’라는 제목으로, 교회의 소통부재를 외적인 요인에서 바라본다.

 

(본문)

1980년대까지 한국교회는 사회 발전에 큰 역할을 감당했다. 특히 민주화 과정과 이후 초기 시민사회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00년이 넘은 YMCA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부동산투기와 불로소득에 경종을 울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한국 시민운동의 모태가 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공업화로 인한 공해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기독교환경운동연대(당시 한국공해문제연구소) 장애인에 대한 인식조차 없던 시절에 장애인 복지를 주창한 밀알(한국밀알선교단) 등이 1980년대 태동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말까지, 의식 있는 한국교회의 인재들이 기독교세계관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했다. 한국 교회가 시민사회의 선진화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당시 한국사회는 시민운동이 형성되지 못했다. 당시 시민운동은 헌신과 희생이 필요했는데, 기독교계는 그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힘이 아닌 헌신과 희생

물론 한국교회가 시민운동에 눈길을 돌린 사회학적 이유도 있다. 군사정권 시절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통해서 시민의식이 고양됐고, 그 기반을 바탕으로 한국교회는 덜 과격한 시민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이 한국교회의 물적 인적 자양분을 바탕으로 한국사회를 선도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교회가 조성돈 교수의 발언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헌신과 희생’이다. 사회의 공익에 봉사하는 시민운동은 예나 지금이나 힘든 일이다. 그래서 사역을 이어가기 위해서 헌신과 희생이 가장 중요하다.

조성돈 교수는 이 헌신과 희생이 “당시 한국교회가 사회와 소통하던 방식”이었다며, “지금 한국교회는 어쩌면 희생과 헌신이 아닌 힘으로 세상을 호령하는 것 같다. 이것이 사회와 소통을 막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예전처럼 우리가 희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헌신할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동력 잃어버린 기독시민단체

문제는 1990년대에 들어서며 기독시민단체들의 역할과 위상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는 기독시민단체가 선도한 사역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된 것이다. 기독교인 외에도 많은 시민들이 활동에 나섰다. 사회의 발전으로 교회가 감당하던 시민운동들이 속속 정부 사업으로 편입하기도 했다. 한국사회의 발전 측면에서 첫 번째 요인은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그러나 두 번째 요인으로, 기독시민단체를 뒷받침하던 교회의 지원이 감소한 것은 부정적이다. 2000년대 이후 기독교전문구호단체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기독시민단체이 동참하고 지원하던 교회들의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한 기독시민단체 관계자는 “사역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후원하는 교회는 거의 정해져 있다. 사역에 관심을 갖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드물다. 상황이 계속 열악하다보니 간사와 상근 사역자들도 많이 떠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단체는 대형교회에 의존성이 높다가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한 기독시민단체 대표는 대형교회의 역할이 시민단체들에게 양날의 검처럼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교회이 좋은 뜻으로 시민단체를 지원하고 돕고 있다. 하지만 대형교회의 특성상 조직구성과 예산 등에서 의존성과 주도권 문제가 발생한다. 잘못하면 단체의 정체성이 흔들려 변질되거나, 참여하던 건강한 교회들이 주변부로 밀려나서 결국 떠나는 문제를 겪는다”고 설명했다.

 

기독시민단체, 다시 소통의 주체로

한국교회가 사회와 소통하는데, 기독시민단체가 여전히 통로가 될 수 있을까.

총신대 총체적복음사역연구소장 김광열 교수는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기독교 전문기관과 연대하는 것은 좋은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교회는 사회의 모든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갖기 어렵다. 기독교 전문단체와 연계하면 교회가 관심을 갖는 분야의 전문지식을 제공받고, 또 교회는 그 단체의 활동에 동참하고 지원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교회와 사회의 불통과 괴리 문제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학자 정재영 교수는 소통을 넘어, 교회의 내적 변화까지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교회가 기독시민단체와 다양한 활동으로 연결된다면, 그 분야에 관심과 소명을 가진 성도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다. 이는 교회와 성도들이 그동안 좁은 의미의 신앙생활이나 교회생활에 안주했던 모습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교회마다 최소한 1~2개 이상의 기독시민단체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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