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회원 교단 상임회장 추대 가능성 열어둔 정관개정 추진 ‘눈길’
‘한교총 포용 … 현 체제 강화’ 엇갈린 입장속 4월 7일 통과 논의

▲ 한기총이 4월 7일 임시총회를 열고, 비회원 교단을 상임회장에 올리는 정관개정을 추진한다. 사진은 임원회에서 정관을 논의하는 모습.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영훈 목사·이하 한기총)가 정관개정을 통해 미가입 혹은 탈퇴 교단들을 불러들이는 작업을 시작했다. 한기총은 예장합동 예장통합 예장대신(백석) 기감 기성 기침 기하성 군소교단 등 9개 교단 교단장을 상임회장으로, 그 중 3개 교단장을 대표회장으로 세우는 정관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중 기하성과 기침 등을 제외한 5개 교단은 한기총 회원 교단도 아닌데 대표회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간 이영훈 목사가 줄기차게 주창해왔던 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 설립이 실제로는 한기총 복원 혹은 한교총 흡수로 진행되는 모양새다.

한기총은 4월 7일 임시총회를 열고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새 정관 통과를 논의한다. 새 정관은 2011년 제정했던 7.7. 정관을 기초로, 한교총 정관을 일부 포함했다. 이영훈 목사는 올해 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표회장 금권선거를 방지하고 한국교회를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 7.7. 정관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결과 가입하지도 않은 5개 교단장을 상임회장에 올려놓는 초유의 정관이 나왔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또 있다. 새 정관을 살펴보면 대표회장은 가군(7000개 교회 이상)에서 2인, 나군(1000~7000개 교회)과 다군(1000개 교회 이하)에서 1인으로 하며, 현직 교단장이어야 가능하다. 성결교는 5월, 장로교는 9월에 교단장이 바뀌면 신임 교단장이 한기총 총회가 열리는 1월까지 잔여임기만 할 수 있다.

여기에 만약 5개 교단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대표회장은 기하성이나 기침이 하게 될 확률이 높아, 이영훈 목사는 기하성 총회장을 계속 맡는 한 3연임에 이어 앞으로도 한기총 대표회장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새 정관이 이 목사의 대표회장직 유지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관개정으로 가는 길이 쉽지는 않다. 일단 입지가 좁아지는 한기총 소속 군소교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군소교단에서 대표회장이 될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정기총회에서 대표회장 후보에 탈락한 김노아(김풍일) 목사가 제기한 이영훈 목사 대표회장직무정지가처분 결과에 따라 아예 임시총회가 열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한기총은 이르면 3월 말에서 늦으면 4월 초에 가처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관이 통과되더라도, 5개 교단이 한기총에 가입할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5월에 총회를 여는 기성이 한기총에 가입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기총 신임 사무총장에 기성 배진구 목사를 선임한 것도 이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장로교단들이 아직 행보를 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기성이 단독으로 가입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예장통합도 “정관개정은 한기총 단독 생각이다. 우리 교단은 7.7. 정관 이전으로 돌아가고, 이단 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한 한기총과 한교연이 통합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아직 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가깝게는 3월 30일 열릴 한국교회 교단장회의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관련 사항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관개정이 한기총이 한교총을 끌어안는 시도가 될지, 오히려 이영훈 목사의 한기총 입지를 더 공고히 세우는 계기가 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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