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집회 한계, 맞춤형 작은 캠프로 보완해가야”

청소년 눈높이 맞는 소그룹 집회 강화, 학생이 주도적 참여하는 사역 돼야
교회가 본질 찾으면 청소년들 돌아와 … 전문가 양성하는 신학교육 시급

“대형집회의 시대는 종말했다.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소그룹 집회로 전환해야 한다.” “설명하고 보여주는 시대는 지났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 사역이 되어야 한다.” “교회가 본질을 찾으면 떠났던 청소년들이 돌아온다.”

청소년 사역자들의 목소리는 거침이 없었다. 오랜 경험 속에서 묻어 나오는 ‘고언’은 가슴을 뜨겁게 했다. 총회학생지도부(부장:노경수 목사)는 3월 21일 총회회관에서 ‘총회 청소년 부흥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2월 4일부터 3월 18일까지 6차에 걸쳐 진행한 SCE 원데이캠프를 평가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총회의 청소년 사역이 건강해지려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대형집회를 탈피해 찾아가는 교육으로 전환하고, 교회는 청소년 사역을 선교지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회는 다음세대가 총회의 미래임을 깨닫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신학교는 ‘담임목사학’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전문사역자’를 배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형집회 희망 없다”

학생지도부는 그동안 1000명 이상의 대규모 겨울캠프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지역을 순회하며 원데이캠프라는 중소형 겨울행사를 개최했다.

원데이캠프 강사로 나섰던 한주교회 김태훈 목사는 “총회라는 큰 단체에서 맞춤형 작은 캠프를 할 때가 됐다”면서 “이제는 와서 참석하라고 말할 때는 지났다. 이제는 찾아가서 소그룹으로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모 교단의 경우, 여름성경학교를 개최할 수 있는 교회가 50%밖에 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상당수 교회에 청소년이 3~4명에 지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청소년 복음화율이 3.8%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물론 잘못된 통계이지만, 그만큼 청소년이 다른 세대가 되어 가고 있다는 걸 뜻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집회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대형집회가 필요없다는 뜻도 아니다. 청소년 대형집회가 주는 장점도 분명히 있다는 것이 강사들의 주장이다. 해성교회 김신근 목사는 “대형집회는 쉽게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러나 교회에서 청소년 캠프를 하면 분위기를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상도제일교회 조성민 목사는 “청소년의 특징은 적응력도 빠르지만 포기도 빠르다는 점”이라면서 “과거와 같은 대형집회와 원데이캠프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구성 서둘러야”

총회의 청소년 사역은 전국기독학생면려회(SCE)로 집결된다. 따라서 SCE 부흥은 곧 총회 청소년 사역 부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SCE 부흥을 위한 제언들도 쏟아졌다. 조성민 목사는 “목회자의 입장에서 보면, 총회 교육의 한계는 홍보부족”이라면서 “총회가 좋은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도 일선 교회에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SCE의 대표적 행사인 원데이캠프도 마찬가지다. 현장에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아 참석자가 많지 않았다. 조성민 목사는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청소년부 교역자들을 독려해야 한다”면서 “SCE 행사를 하기 전에 해당 지역별 청소년 사역자들을 모아서 설명회를 하고 함께 기도하면서 준비한다면 폭발력이 클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교회레크리에이션협회 대표 최진이 교수는 총회 내 청소년 사역자 인적 네트워크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청소년 사역을 하다보면 가장 힘든 부분은 인적 네트워크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누가 어디에서 사역을 하는지 전혀 모른 채 소모적 에너지만 낭비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PK워십 장광우 목사도 청소년 사역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 사역 네트워크가 너무 빈약하다. 총회가 할 일은 청소년 사역자들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회 청소년 사역이 부흥하려면, SCE만의 대표적 행사와 지속성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신근 목사는 모 교단의 개학부흥회를 예를 들면서 “교단 소속 교회 청소년들은 개학 때가 되면 의례히 부흥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원데이캠프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목회자와 청소년부 사역자들의 뇌리에 남을 정도의 SCE 대표적 행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학생지도부 회계 장활민 목사는 SCE가 부흥하려면 홍보와 눈높이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총회교육국에 청소년을 위한 자료가 방대하다. 그러나 일선 교회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제안했다. “교회가 연말에 연간계획을 세우기 전에 총회 교육 일정을 소개해 목회일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장활민 목사는 이어 “현재 총회의 프로그램은 주최 측에서 만든 후 무조건 따르라고 한다”고 지적하면서 “학생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사역, 소통해야 미래있다”

붕괴 직전인 한국교회 청소년 사역. 다시 일으킬 방안은 무엇일까? 참석자들은 ‘소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과거처럼 상명하복의 지시나 일방적 가르침은 청소년에게 반발만 불러올 뿐이다.
김태훈 목사는 대한민국 청소년을 해외 선교로 비유했다. 그는 “해외 선교사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중요하다”면서 “청소년과 소통을 하려면 청소년이 이해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목사는 21세기 청소년을 ‘소셜 미디어 세대’라고 규정하면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청소년이 사역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쇄 미디어 시대에는 글자가 중요했다. 그래서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가르쳤다. 영상미디어 시대는 좋은 것을 보여주면 됐다. 그러나 지금은 소셜미디어 시대다. 설명하고 보여주는 시대가 지났다는 뜻이다.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참여가 중요하다. 즉 나의 이야기가 중요하다. 사역에 직접 참여해야 나의 스토리가 되고 나의 일이 되는 것이다. 21세 청소년 사역이 부흥하려면 학생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

“인식의 전환 시급하다”

청소년 사역이 부흥하려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청소년 사역을 바라보는 신학생이나 목회자, 학교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신근 목사는 “신학생과 부교역자들을 보면 담임목사에 대한 갈망만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청소년 사역에 매진하는 목회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이런 인식 때문에 청소년 사역이 퇴보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문화사역자 최기현 전도사는 “청소년 사역자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특히 찬양사역과 같은 전문화된 사역자는 더 발붙일 곳이 없다”면서 교회들의 인식이 전환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사역자와 목회자의 인식이 바뀌려면 신학교육을 재고해야 한다. 조성민 목사는 “담임목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준비된 다음세대 사역자가 부족하다. 이는 신학교육의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주일학교 전문 사역자를 배출하는 신학교 커리큘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이 교수는 “다들 교회 내 청소년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일할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신학교육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사역자를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진이 교수는 또 시스템의 변화가 전부가 아니라면서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했다. 즉 프로그램이나 사람이 청소년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면서 “아이들이 교회에 왜 와야 하는지 해답을 줘야 한다. 청소년에게 교회의 본질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학생지도부장 노경수 목사는 “올해 처음으로 지역을 순회하는 원데이캠프를 진행했다. 학생들의 여건을 고려했기 때문에 성공적이었다”면서 “과거처럼 대형집회가 아닌 찾아가는 총회교육이 필요한 시대”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총회와 교회의 미래는 다음세대 복음화에 달려 있다”면서 “총회는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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