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한 선교사, 자기성장 기회 얻고 싶다”

필요성 절실하지만 교육 경험은 적어 … ‘개인영성관리’ 최우선 과제로 뽑아

선교사로 나가기 전 훈련만으로 은퇴할 때까지 선교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시대가 급변하고 있고, 현지 선교 환경, 선교 전략 또한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교사들이 제대로 재충전을 하지 못해 탈진하고 중도탈락하는 사례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교사 계속교육(재교육)은 한국 선교계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실제 제대로 계속교육을 실시하는 곳은 많지 않다. 이에 세 차례에 걸쳐 선교사 계속교육의 필요성과 현황, 과제 등을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선교사 계속교육은 한국 선교의 질적 성장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GMS 선교사 계속교육에서 참석자들이 기도하는 장면

“한 선배 선교사의 말이 기억난다. 우리는 다 사병 선교사라는 것이다. 군대에는 연차에 따라 위관급 훈련이 있고, 영관급 훈련이 따로 있지만, 우리는 다 논산훈련소 신병 훈련으로 그친다는 것이다.”

이대학 선교사(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대표)의 말이다. 이 선교사는 최근 발간된 한 선교잡지에서 선교사 계속교육의 필요성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선교사 계속교육이 △선교사들을 영적·육체적·사역적·가정적·관계적으로 건강하게 하고, △효과적인 사역이 되도록 돕고, △변화하는 시대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돕고, △선교사의 탈진과 중도탈락을 예방하고, △선교사의 경력전환을 준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 선교사는 선교사 계속교육과 관련해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소개했다. 설문조사는 5년 이상 선교 경험이 있고 현재 선교사로 활동 중인 선교사 4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설문 결과 선교사들은 선교사 계속교육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선교사 계속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18명)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한두 번’(15명), ‘여러 번’(6명), ‘기타(학위과정)’(1명) 순이었다. 이 선교사는 “계속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선교사들 가운데는 선교 경력이 15년이나 20년 이상 된 선교사들도 적지 않았다”며 “그동안 선교사 계속교육이 얼마나 이루어지지 않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선교사 계속교육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0% 가량인 27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선교사 계속교육이 필요한 중요한 이유를 2가지 선택하라는 질문에는, ‘선교사의 자기성장’이라는 응답이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선교사의 탈진 예방’(17명), ‘선교사의 사역 개발’(14명), ‘선교사의 장래 진로 설정에 도움’(11명), ‘파송교회와 기관과의 효과적인 연합’(7명) 순이었다. 이 선교사는 “계속교육을 통해 선교사가 전인적으로 성장해 탈진을 예방하고 효과적이고 열매 맺는 선교 사역을 감당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문 결과를 설명했다.

계속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 내용을 묻는 질문(중복응답)에는 ‘성경연구과 개인영성’(18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선교 사역 관련’(17명)과 ‘리더십과 자기개발’(11명)에 대한 요구도 컸다. 이어 ‘상담’(8명), ‘건강 및 장래 진로’(7명), ‘가정 및 자녀교육’(2명) 순이었다.

교육 내용과 관련해 이 선교사는 “선교사들이 가장 필요한 내용으로 선교사의 개인영성 관리를 최우선적으로 꼽은 것은 선교사 계속교육의 필요를 묻는 이유로 선교사의 자기성장, 선교사 탈진 예방을 가장 크게 본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선교사들은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영성 관리를 잘 할 때 선교지의 어려운 환경적 문제나 인간관계의 문제를 잘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선교사 계속교육의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2∼3년에 한 번씩’ 계속교육을 하면 좋겠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19명으로 가장 많았고, ‘안식년’(12명)에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응답도 많았다. 계속교육이 이뤄지는 장소로는 ‘한국’이 16명, ‘선교지’가 9명, ‘사역지가 아닌 제3국’이 5명 순이었다. 이 선교사는 “선교사들은 적어도 선교사역 주기 한 텀(Term)에 한 번씩은 선교사 계속교육이 이뤄지기를 원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계속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좋지만 장소보다는 교육 내용과 프로그램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알 수 있듯 선교사 계속교육은 한국 선교계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별히 한국 선교계의 질적 성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선교사 계속교육은 선교사의 질적 성장에도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 선교사는 “선교사 계속교육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며, 선교 사역의 열매와 미래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며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과 아울러 파송된 선교사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효과적이고 열매 맺는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선교사, 파송교회, 파송기관이 함께 선교사 계속교육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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