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영 목사의 사진에세이/다시, 개혁으로] (2)교회는 ‘대체불가’입니다

 

사진❶ 그 때 그 장소에서 찍은 사진은 대체불가입니다.

인터넷을 보다보면, 종종 이런 글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동 신축빌라 대체불가!’ ‘○○○ 연기력 대체불가.’ 다들 무슨 뜻인지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저히 다른 어떠한 것들로도 대신할 수 없을 만큼 경쟁력이 있을 때, ‘대체불가’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중요하고 뛰어남을 넘어, 유일하다는 표현인 것입니다. 즉 어느 사진작가께서 그 때, 그 장소에서 찍은 그 사진은 대체불가 하듯이 말입니다.

물론 이 시대에는 ‘대체가능’한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차가 없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고, 컴퓨터가 없으면 까짓것 손으로 쓰면 되고, 심지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으면 됩니다. 호불호와 효율성은 다를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에 ‘대체불가’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가장 먼저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배가 고파 울고 있는 갓난아기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어머니입니다. 아기를 가장 따뜻하게 보살펴주고, 가장 좋은 젖을 먹여줄 수 있는 사람은 어머니 밖에 없습니다.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연약한 어머니라 할지라도 상관없습니다. ‘대체불가’입니다.

사진❷ 칼빈은 교회의 정체성을 ‘어머니’라고 정의합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자 신부’입니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즉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살아가는 우리 성도들에게 교회는 무엇이 될까요? 바로 ‘어머니’ 되십니다. 종교개혁자 칼빈은, <기독교강요>에서 그의 교회론을 정리하면서, 교회의 정체성을 ‘어머니’라고 정의합니다. 갓난아기에게 어머니가 ‘대체불가’이듯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에게‘대체불가’인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착각합니다. 교회는 대체 가능하다고.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는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드릴 수 있고, 교회에서 하는 사회봉사는 수많은 단체를 통해서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고, 교회의 양육은 널리고 널린 좋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실입니다. 인정합니다. 분명히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한번 설명해볼까요? 어머니가 없어도 분유 구입하여 먹일 수 있고, 어머니가 없어도 더 잘 놀아주는 삼촌 혹은 이모들이 있고, 어머니가 없어도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머니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어머니입니다. 어떠한 ‘기능’들은 대체할 수 있지만, 그 ‘본질’은 대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진❸ 성도는 교회를 통하여만 양육 받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는 교회입니다. 교회의 기능들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훨씬 더 잘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은 대체할 수 없습니다. 교회만이, 그리고 교회를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는 것입니다. 갓난아기가 어머니를 통해서만 양육 받고 성장할 수 있듯이, 성도는 교회를 통해서만 양육 받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 우리에게 믿음을 허락하시고, 그 믿음을 키워 가십니다.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 우리의 연약함을 보살피시고, 그 연약함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하나님은 교회의 다양한 기능을 통해 복음을 확장시키시며 하나님나라를 이루어 가십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교회를 사용하시고, 교회를 통해 일하십니다.

아무리 교회가 타락하고, 아무리 교회가 힘을 잃어도, 구원의 역사는 교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세상에 그냥 던져 놓고, ‘알아서 잘 해라!’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교회로 부르시고, 교회를 통하여 우리를 기르시고, 교회와 함께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십니다.

▲ 글·사진=이건영 목사(인천제이교회)

‘나 혼자서도 예수 잘 믿을 수 있어.’ ‘교회 다니는 게 오히려 더 방해돼.’ ‘다녀봤는데 세상과 다를 게 없어.’ 이렇게 생각하는 성도들이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이 시대에 가장 큰 사탄의 공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교회, 예수님께서 피 값으로 사신 교회, 성령님께서 지금도 일하고 계시는 교회, 그 교회는 어느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우리의 어머니이신 줄 믿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호소합니다. 교회는 ‘대체불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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