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오경을 통해 하나님 나라 드라마에 동참하길"

“장엄한 하나님 나라 드라마에 동참하라”

모세오경, 하나님 백성으로 재활·복구된 이스라엘 다짐 담아 희망 메시지 전해
‘만인 제사장적 각성’ 하여 이 땅의 평화 이루기 위한 하나님 의지 구현 힘써야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아 10년 만에 <하나님 나라 신학의 관점에서 읽는 모세오경(이하 모세오경)>을 새롭게 펴낸 김회권 교수(숭실대 기독교학과)를 만났다. 신약 시대, 특히 최근 여러 사회정치적 문제로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기독교인에게 모세오경은 어떠한 의미와 도전을 담고 있는지 들어봤다.

▲먼저 10년 만에 다시 펴낸 <모세오경>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10년만에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읽는 모세오경> 개정증보판을 펴낸 김회권 교수.

=<모세오경>은 설교를 준비하거나 주일학교 교사가 성경을 권위 있는 신앙과 삶의 표준으로 쓰려고 할 때 사용하도록 만든 책이다. 학문적 논쟁을 다루거나 영적으로 경건한 사람이 영성이나 미덕을 완성하기 위해 만든 책이 아니다. 모세오경의 한 단락 혹은 한 장을 성경적 교훈과 규범을 뽑아내는 단위로 선택해 모든 주해가 완결적 설교가 되도록 했다. 즉, 가지가 아닌 나무에 집중해서 각 장의 말씀과 사건이 ‘하나님 나라’라는 관점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해석한 책이다.

▲10년 전 초판과 비교해서 어떤 부분이 새롭게 개정되었나요?

=10년 전과 달리 이번 개정판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는 십자가 구원의 도를 중심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모세오경을 다뤘다. 10년 전 책이 모세오경 자체의 해석에 집중했다면, 이번 책은 구약에서 시작된 하나님의 구속사에서 오메가 포인트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구원의 교리 관점에서 모세오경을 재해석한 것이다.

▲<모세오경>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 나라 신학’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많은 기독교인들이 “성경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중심은 십자가와 부활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절반의 진실이다. 성경의 중심은 하나님이며, 하나님 나라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교리도 하나님 나라 완성을 위한 과정의 일부이다. 누가복음 24장에 부활한 예수가 엠마오 길에서 두 제자를 만나서 자신의 부활을 납득시킬 때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셨다. 따라서 모세오경은 ‘하나님 나라’라는 드라마의 1장 1절을 읽는 것과 같다. 즉 모세오경에는 창조주 하나님의 우주적 관점을 견지하게 만들고, 이스라엘 민족 선택 이유가 만민을 구원하고자 함을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따라서 <모세오경>을 통해 우주적이고 포괄적이고 통전적으로 하나님의 복음을 다루는 구속의 관점으로 하나님 나라를 접근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신학의 관점에서 하나님 나라를 해석했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 신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이한 현재,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과 촛불시위 등 새로운 변혁의 물결 속에 개혁적인 질문들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 속에서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모세오경에 기록된 이스라엘의 역사로부터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까요?

=모세오경은 이스라엘의 영적 성숙단계에서 유아기, 사춘기, 청년기를 다룬다고 보면 된다. 모세오경, 특히 신명기에는 한번 죄를 짓고 땅을 잃고 쫓겨나서 유랑의 시간을 겪었다가 하나님의 신실함으로 의롭게 되어 가나안 땅을 다시 차지하는 ‘이신칭의’, 즉 하나님의 압도적 신실함으로 언약관계가 파탄나지 않고 다시 하나님의 백성으로 재활·복구된 이스라엘의 다짐이 들어있다. 그리고 온 세계가 하나님께 속했다는 대전제 아래, 세계 만민을 하나님께로 이끌어오는 것이 제사장 백성의 역할이 모세오경에 담겨 있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구속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속한 영역에서 하나님의 도를 나타내도록 ‘만인 제사장적 각성’을 하여 창조의 세계 일반, 즉 자신이 속한 이 땅에서 ‘평화’를 이루기 위해 하나님 나라의 드라마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독교인들은 이 세상의 모든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 싸워야 할 사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인 각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땅 끝에 있는 선교사라는 사명을 가지고 자신이 속한 영역에서 불의에 항거하고 이웃을 돌보며 하나님 나라 구현에 힘써야 한다.

▲인간의 불순종을 초극하는 ‘하나님의 의지’를 어떻게 찾아볼 수 있을까요? 불의하고 부조리한 세상에 절망한 현재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의지는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대등한 언약을 맺었다고 하지만, 그 언약을 유지하는 것은 비대칭성에 따른다. 내가 내 안의 불순종과 반역의지로 언약을 포기해도 하나님은 나를 창조하신 근원의 책임감으로 인해 그 언약을 붙들고 계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세오경은 내가 내 죄 때문에 바벨론 포로가 되고 가나안 땅을 잃었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죄와 벌의 원리를 초월해 자신의 백성을 재활하고 복구하실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준다.

▲마지막으로 <모세오경>을 읽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세오경>을 통해 독자들이 장엄한 하나님 나라 드라마에 참여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모세오경>을 읽은 후, 독자들이 성경 본문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샘솟기를 소망한다. 허기를 남긴 충만이랄까.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