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기운이 기대되는 3월, 움츠려 있던 몸에 기지개를 펴듯 영성을 쑥쑥 키우기에는 독서만한 것이 없다. 종교개혁자의 인생을 다룬 책에서부터 재미 안에 깊은 메시지를 감춘 소설까지 다양한 책을 통해 마음에도 따뜻한 봄바람을 선물해보자. <편집자 주>

 

교회개혁 두 인물의 헌신 담다

<우르시누스, 올레비아누스> (이남규 지음/익투스)

총회 출판국의 단행본 브랜드인 익투스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자 시리즈를 연속적으로 출간하고 있다. 그중 네번째로 출간한 <우르시누스, 올레비아누스>는 이름은 생소하지만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 탄생에 큰 공을 세운 두 인물에 대한 책이다.

자카리아스 우르시누스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를 작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카스파르 올레비아누스는 이 요리문답서가 교회가 정착하고 적용될 수 있도록 애썼다. 이 두 인물의 역할은 요리문답서를 만들고 개혁 신학을 확립시키는 것에 국한되지 않았다. 교회개혁을 위해 크고 작은 여러 역할과 저술활동을 했으며, 특히 언약신학 전수에 큰 흔적을 남겼고, 개혁교회법 정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지상 명령을 준행하는 교회는 여러 면에서 이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이 두 인물의 일대기와 업적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우리에게 교회개혁의 진정한 의미와 그것을 위해 헌신한 신앙선배들의 헌신을 감명 깊게 담았다. 우르시누스와 올레비아누스는 신앙고백 때문에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외롭게 죽었다. 그들이 하이델베르크에서 다시 활동을 시작했을 때 유럽 전역에서 학생들이 몰려오면서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유럽의 유명한 대학이 되었으나, 하이델베르크가 루터주의에 점령당하면서 이곳마저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토록 핍박을 받으면서까지 전하고자 했던 그들의 신앙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표 지식인들의 명쾌한 대답

<믿음, 자신 있게 대답하라> (찰스 스펄전, R.C. 스프로울, 조나단 에드워즈 지음/생명의말씀사)

한 권의 책으로 대가들의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름만 들어도 신뢰가 생기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세 목회자의 글을 하나로 엮은 책 <믿음, 자신 있게 대답하라>다. 설명하기 어려운 교리를 적확한 예화로 쉽게 풀어 주는 찰스 스펄전의 설교, 정확한 성경 지식으로 까다로운 세상 논리의 허점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R. C. 스프로울의 설명, 범접하기 어려운 깊이의 통찰력으로 신앙의 본질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묵상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사람도 다르고 각기 활동한 시대도 다르지만, 믿음에 대해 전하는 그들의 메시지는 같다. 믿음에는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격이 다른 세 편의 글은 이 중요한 진리를 지루하지 않게, 점점 더 견고하게 세워준다.

믿음의 첫 단계는 듣는 것이다. 그래야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성경은 우리에게 무턱대고 어둠 가운데 뛰어들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빛 가운데 나오라고 명령한다. 믿음에 대한 성경적인 지식 없이 믿음을 잘못 이해하여 터무니없는 비약을 일삼거나, 믿음은 비이성적이라는 공격 앞에서 할 말을 잃고 자신의 믿음까지 흔들리는 사람에게 이 책은 ‘믿음에 대한 바른 지식’을 제공한다. 나아가 자신의 믿음을 점검하고, 구원을 얻는 믿음을 이해하며, 믿음이 더욱 자라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믿음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경험이 있거나, 믿음과 맹신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지만 원하는 답변을 찾지 못한 신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18~20세기를 대표하는 대가들로부터 믿음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들을 수 있다.

 

‘하나님 경외’ 전방위로 살피다

<잃어버린 경외> (알버트 마틴 지음/넥서스 크로스)

<잃어버린 경외>는 우리 의식에서 증발해 버린 ‘하나님 경외’를 전방위적으로 탐구하는 책으로, 하나님 경외야말로 지금 우리가 시급히 되찾아야 할 부흥의 씨앗이라고 말한다. 저자 알버트 마틴은 하나님 경외가 무엇이며 무엇으로 구성되고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성경에 기초하여 신학적으로 밝히고,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을 경험을 토대로 서술했다. 또한 하나님 경외를 유지하고 증대하는 신앙생활을 위해 실제적인 8가지 지침을 제공한다. 한 마디로 성경이 경외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하는지를 한 권으로 이해시키는 책이다.

많은 사람이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그분의 사랑을 나타내셨으니, 이제는 하나님 앞에서 경외가 필요 없으며 오직 사랑에 매료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나님 경외가 암울했던 구약 종교의 일면에 불과하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에 대해 단호히 ‘아니’라고 한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은혜뿐만 아니라 그분의 불변하는 공의와 격렬한 진노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거룩하신 하나님이 자기 친아들에게 죄에 대한 그분의 격렬한 진노를 모두 쏟아 부으셨음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하나님 경외를 키우려고 계발하려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구원에 이르는 신앙심, 참된 경건, 받으시는 예배의 중심에 있는 ‘하나님 경외’가 우리의 영성을 더욱 풍성해지도록 하는 것은 의심할 나위 없는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소개하는 경외의 8가지 지침이 우리의 신앙생활을 더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권태에 빠진 신앙인의 돌파구

<쉬운 예수는 없다> (제이슨 미첼 지음/두란노)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에 실망해서 낙심하고, 좌절하고, 권태의 늪에 빠진 신앙인들에게 돌파구가 되어 줄 책이 출간되었다. ‘왕년에 믿음 좀 있어 봤다’는 크리스천의 마음 속 꺼져가는 신앙의 불을 다시 타오르게 한다. 예수를 따른다는 건 힘들어도 좋은 삶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우리 영혼의 숨통이 트이게 하는 7가지 예수의 길을 소개하고, 이런 분투가 우리의 스러진 내면에 생명불을 지핀다고 도전한다.

예수님이 약속하신 풍요롭고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려면, 우리 인생과 관계의 중요한 영역들에서 더 없이 힘든 선택을 내려야 한다. 저자 제이슨 미첼은 앤젤라 더크워스의 베스트셀러 제목이자 주제인 ‘그릿’의 개념을 신앙적으로 해석해, 신앙의 그릿을 가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보여준다. 누군가로부터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았을 때,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봤을 때, 고난이 찾아왔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비롯해 부부간에 진정한 친밀함을 누리는 법, 힘과 돈을 쓰는 법, 사람들을 사랑하는 법 등 우리 일상의 구체적인 영역에서 우리가 해야 할 선택과 결단들을 짚어준다.

‘쉬운 예수’의 굴레에 갇혀 있던 시절, 우리 모두는 노력 없는 변화를 원했다. 저자는 은혜로 구원을 받았지만, 영적 그릿을 가지고 계속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자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짜 예수님을 따라 가는 삶을 향해 전지하자고 외치는 이 책은 신앙생활이 무료한 이들에게는 각성의 기회로, 성경대로 사는 삶이 고단한 이들에게는 믿음의 경주를 완주하는 격려로 다가올 것이다.

 

내가 만들지 않은 과거는 없다

<서울대공원> (고주한 지음/홍성사)

희망과 미래가 없는 우리의 삶에 발칙한 상상을 해보는 소설책이 눈길을 끈다. 닳을 대로 닳아 버린 한 중년 가장의 인생에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생을 끝내기로 마음먹은 다음 날 아침, 서울대공원 잔디밭에서 진돗개의 몸으로 깨어난 것이다. 주인공은 의문의 사나이와 수상한 동물들을 만나면서 인생의 숨겨진 비밀들을 하나씩 발견해간다.

한 집안의 가장이라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주인공의 이야기에 공감할 것이다.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 공허한 내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인간관계... 죽음을 계획하는 순간까지도 남은 가족이 보험금을 타게 해주려고 동선과 차의 핸들을 꺾는 타이밍까지 꼼꼼히 계산하는 그의 모습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반복되는 고통 속에서 “도대체 왜?”라는 그의 울부짖음은 어쩌면 지금 우리가 던지고 싶은 질문인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 속에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은, 내가 만들지 않은 과거는 없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서울대공원에서 시간여행을 할 때마다 아들을 짐승처럼 패대기친 그날로 돌아가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는 과거를 후회했지만 자존심과 교만 때문에 반성하지 않았고,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했다. 그 고집스러움이 둑을 쌓아 지금의 현실을 만들어 낸 것이다.

다행히 주인공에게 서울대공원에서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 추억과 눈물, 고통과 행복이 뒤섞인 서울대공원에서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낡고 비참한 과거를 벗고 다시 진돗개에서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소설 <서울대공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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