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 청년들의 헌신적 섬김에 사역 큰 활력
‘학생서 교사로’ 건강한 선순환, 성장 이끈다

▲ 전형적 농촌교회인 완주 내월교회 저력은 잘 키워낸 청년 성도들에게서 나온다.

‘차비 장학금’이라는 게 있다. 완주 내월교회(이형철 목사) 어른들이 주일을 지키기 위해 먼 길을 찾아오는 청년들을 위해 만든, 다른 교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명목의 헌금이다.

내월교회 출신 청년들은 현재 어디에 살든 주일에는 고향교회를 지켜야한다는 마음 속 다짐이 있다. 함께 사는 가족이 있거나, 부득이하게 거주하는 지역에서 교회를 다니는 상황이 아니라면 ‘독도와 해외에 있는 경우를 빼고는’ 토요일에 고향으로 내려와 주일까지 함께 지낸다.

이들이 앞장서 섬기는 덕분에 내월교회는 전도 찬양 교육 등 여러 가지 사역들에 큰 활력을 얻는다. 특히 주일에는 이른 아침 찬양단 사역으로 시작해 낮예배 주일학교 오후예배로 이어지는 시간 동안 이들의 쉼 없는 활약이 두드러진다.

토요일에도 담임목사와 함께 교사 모임을 가지며 공과공부를 미리 시연하는 방식으로 준비해 만전을 기하고, 주변 학교나 마을을 다니며 아이들을 전도하는데 열심이다. 전형적인 농촌교회인 내월교회가 훌륭한 세대구성을 이루고,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내월교회에서는 지금도 어린이들의 함성과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주일학교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

뿐만 아니다. 내월교회의 작고 오래된 예배당이 외관상 결코 허름해 보이지 않고, 따뜻하며 심지어 세련되기까지 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유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온 교우들의 정성과 감각이 공간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가미된 덕이 크다.

예배당에서 바라본 마을의 모습과 교회의 머리글자를 조화롭게 응용한 교회의 로고나, 예쁜 표지디자인이 돋보이는 주보 등의 수준은 어지간한 도시 교회들이 오히려 부러워할 지경이다. 실제로 내월교회 청년들의 실력은 다른 교회들의 로고까지 제작해주는 경지에 올랐다.

이쯤 되면 교회에서 젊은이들에게 ‘차비장학금’ 뿐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을 더 준다고 해도 하나 이상하거나 아까울 것이 없다. 젊은이들이 있어 내월교회는 행복하고,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는다.

▲ 교회가 젊어지니 어른들도 함께 젊어진다.

물론 이런 풍경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이형철 목사가 16년 전 내월교회에 첫 부임했을 때만 해도 완주군 비봉면 내월리는 유교적 전통이 단단하게 자리 잡은 동네였다. 누군가가 교회에 나간다는 것은 마을과 집안을 발칵 뒤집는 사건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을의 가장 유력한 집안에서 총신을 졸업하고 목회자가 된 인물이 나오면서 환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지도자격인 어른들이 하나 둘씩 교회로 향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많은 주민들이 따라 나왔다. 이를 기화로 내월교회에는 강력한 남전도회가 형성될 수 있었다.

하지만 내월교회가 마을을 사로잡은 더욱 결정적인 요인은 아이들을 향한 이형철 목사 부부의 헌신이었다. 항상 아이들을 우선으로 챙기고, 공부시키고, 시골에서 상상도 하지 못했던 서울여행이나 심지어 네팔을 시작으로 매년 해외 비전트립까지 몸소 진두지휘해 데리고 나가는 담임목사 부부의 모습은 자식을 둔 내월리 부모들을 감동시켰다.

성탄절이 돌아오면 작은 교회당이 온통 사람들로 가득차고, 행여 교회에 무슨 애경사라도 생길라치면 교회 출석 여부를 떠나 온 동네가 부조에 나설 만큼 내월교회와 이 목사는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존재가 됐다. 당연히 마을 전도를 위한 접촉점도 활짝 열렸다.

▲ 청년들이 담임목사와 어른 성도들을 도와 아기자기하게 꾸민 내월교회의 공간들

이형철 목사는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고 부딪치는 시간이 참 많았어요. 내 자식처럼 챙기려고 했죠. 함께 여행을 다니고 수련회를 열면서 잠깐씩 일대일로 대화하는 시간도 자주 가졌습니다. 그런 제 진심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는지, 장성해서도 대부분 좋은 동역자로 남아주더군요”라고 말한다.

첫 월급을 타면 고스란히 하나님께 바치는 첫 열매로 드리는 모습, 어린 주일학교  학생에서 청년 교사로 성인 제직으로 차근차근 성장해나가는 모습. 모든 교회들이 꿈꾸는 선순환이 내월교회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더불어 어른들의 사랑을 흠뻑 받고, 그 사랑을 어린 동생들과 후배들을 위해 다시 아낌없이 쏟는 젊은이들을 통해 ‘살리고 고치고 키우는’ 내월교회의 ‘살고키 사역’ 또한 쉼 없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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