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선교사 전략적 재배치 관심 커져야”

함태경 박사 “중국정부 종교정책 따른 추방 계속될 것… 맞춤형 선교 시행 필요”
이기동 목사 “ 새 사역지 비전 돕는 파송교회 대처 중요… 적절한 멤버케어 선행”

최근 중국에서 사역하던 한국 선교사들이 대거 추방된 것과 관련, 추방 배경과 향후 전망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월 20일 한국위기관리재단이 주최한 ‘위기관리포럼’이 그것으로, 포럼에는 중국 전문가와 위기관리 사역자, 전·현직 중국 선교사들이 발제자로 나섰다.

먼저 추방 배경에 대해서는 ‘탈북 행렬을 막기 위한 북한의 요청’이나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과 같은 이유에 국한하기보다, ‘국가가 종교를 지배한다’는 중국의 전통적인 종교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함태경 박사(CGNTV 경영본부장·북경대)는 “중국의 종교정책은 한 마디로 체제 밖 교회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중국 정부는 ‘종교가 정부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는 종교정책 아래 체제 밖에 있는 가정교회와 지하교회를 인정하지 않으며, 타국 선교사들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함 박사는 시진핑 시대의 종교정책 역시 “당국가(黨國家)와 종교조직의 통제 메커니즘을 통해 교회에 합법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대신 당국가에 지배받는 교회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 새가나안교회 이기동 목사가 20일 위기관리포럼에서 발제하고 있다. 이 목사는 파송교회들이 추방된 선교사들을 위해 멤버케어와 전략적 재배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가정교회와 지하교회를 체제 내로 끌어들이려 시도하는 한편, 선교사들을 계속해서 추방시키고 있다. 앞서 2007년에도 100여 명의 선교사들이 추방됐고, 2012년에도 많은 수가 추방됐다”며 “앞으로도 비슷한 추방 상황이 계속될 것”이고 전망했다.

이러한 중국 내 선교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선교계가 보다 전략적이며 중국교회의 필요에 맞는 맞춤형 선교를 시행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함태경 박사는 ‘디지털 미디어 활용’‘지식인 선교’‘선교사 재배치’ 등을 제안하고, 특별히 중국교회가 필요로 하고 있는 ‘선교훈련’ 부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 김정한 목사(훈련원장)는 추방 선교사에 대한 멤버케어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며, ‘위기관리 매뉴얼’ ‘위기관리 재정’ ‘위기관리팀 가동 활성화’ ‘멤버케어 전문팀’ ‘위기발생 시 주거지’ ‘MK에 대한 전방위 대책’ ‘재배치 기초자료 구축’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중국 선교 전략 변화와 함께 중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월말 중국에서 추방을 당한 김 모 선교사는 “한인교회 사역을 하는 선교사도 추방을 당했다. 중국의 일방적인 추방에 대해 우리가 아무 항의를 안 한다고 중국 정부가 남아 있는 사역자들을 용인해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KWMA나 교단들이 중국 정부와 교류할 기회가 있을 때 해야 할 말은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추방된 선교사들에 대한 파송교회의 대처 방안도 중요하게 논의됐다. 중국 선교사로 사역했던 이기동 목사(새가나안교회)는 먼저 ‘추방’이 부끄러운 일도, 실수와 죄의 결과도 아니며, 하나님의 절대 주권 안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것을 바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추방은 선교사로서의 사명이 종료된 것도 아니며, 도리어 새로운 사역지에 대한 비전을 갖게 하는 기회”라며 “파송교회가 같은 마음으로 위로하고 새로운 사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또 추방은 사역 문제, 자녀 문제, 재정 문제, 파송교회와의 관계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닥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선교단체와 파송교회가 적절한 멤버케어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가나안교회의 경우 이번 추방 사태 이후 같은 교단 소속 선교사들을 초청해 두 차례나 위로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추방된 선교사들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제기됐다. 이기동 목사는 “추방 선교사들은 언어와 문화가 준비돼 있고, 사역을 경험했기 때문에 여전히 훌륭한 선교 자원”이라며 “다른 지역에 재배치되더라도 훌륭히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한 목사는 “한 교단선교부의 경우 추방을 당한 선교사 37유닛 중 36유닛이 재배치돼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다”며 전략적 재배치의 효과를 설명했다.

이기동 목사는 “중국을 비롯해 최근 세계 곳곳에서 선교사들이 추방이나 다른 이유들로 비자발적 이동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각 교단선교부와 선교단체들이 선교사 전략적 재배치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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