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성만교회, 세계 최초 교회 로고로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
디자이너 김범준 집사 “공감 메시지 담은 디자인 적극 활용해야

독일의 레드닷, 미국의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불리는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교회 로고가 브랜드 부문을 수상했다. 1954년 상이 제정된 이래 교회 로고가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 59개국에서 출품한 5700여 점 중에서 수상의 쾌거를 이룬 주인공은 바로 부천 성만교회(이찬용 목사)다.

부천 성만교회 로고는 단순하면서도 명료하다. 붉은 바탕에 흰 직선으로 예수님이 교회를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성령으로 충만하다’는 뜻인 성만교회 의미에 맞게 예수님이 교회를 품은 모습을 핵심가치로 삼은 것이다. 로고뿐 아니라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모습, 오병이어의 기적 등도 직선의 그림으로 표현해 교회 곳곳에서 사용하고 있다. 주보나 교패는 물론이고 쇼핑백, 교회버스, 헌금 봉투, 명함 등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로고를 만든 이는 부천 성만교회 간사로 섬기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김범준 집사다. ‘와이더웨이크’라는 디자인 회사도 운영하는 김 집사는 10년 가까이 교회 곳곳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1988년 뉴질랜드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고, 뉴질랜드 국가대표 봅슬레이팀 로고도 제작했다. 그는 “나의 재능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고 그 뿌리는 교회에 있다”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다.

▲ 교회 로고를 활용한 다양한 용품들과 로고를 제작한 김범준 집사(사진 오른쪽).

이번에야 세계적 권위의 상을 받게 됐지만 처음 교회 로고가 만들어진 때는 2005년이다. 이찬용 목사가 교회 전반적인 디자인을 김 집사에게 전폭 위임하면서 제작됐다. 김범준 집사는 아마 일반회사였다면 디자인이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며 “목사님과 교회에서 마음껏 디자인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고, 작품이 나오면 곧바로 적용됐다”며 “그렇게 교회 안에 디자인 요소들이 쌓였고 개인적으로는 자신감도 얻었다. 이번 수상은 교회 덕분”이라고 말했다.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자가 보는 좋은 교회 로고는 무엇일까. 김 집사는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메시지라고 했다. “디자인은 외부뿐 아니라 내부까지 고려해야 한다. 내부 교인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공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할 때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최우선으로 주목해야 하고, 멋지고 예쁜 것은 그 다음이다.” 여기에 교회 로고에는 반드시 교회의 역사와 지향하는 바를 담아내야 모든 교인들과 함께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자인의 중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언어에 힘이 있듯이 시각적 언어인 디자인에도 사람의 마음을 만질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 김범준 집사는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디자인을 적극 활용하듯이 교회도 시각적 언어를 통해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교회들도 브랜드 이미지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많은 교회들이 교회 이미지를 외부 업체나 인쇄소에 단순하게 맡겨버리는데, 교회 내부에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의미가 있다. 담임목사가 먼저 이미지의 중요성을 깨달아서 재능 있는 성도들을 발굴하고 뒷받침해 준다면 교회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이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 “이제는 이미지가 경쟁력이다.” 세계 3대 디자인상인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교회로는 최초로 부천 성만교회가 브랜드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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