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의 세대통합 교육 도전 돕는다

‘샬롬스쿨’ 경험 나누며 대안학교 설립 컨설팅·교재보급 등 적극 나서

▲ 신앙특성화학교를 표방하는 샬롬스쿨의 교육현장 모습.

작은 교회는 꿈도 작아야 할까. 미래에 대한 투자는 재정과 인재가 많은 큰 교회들만 가능한 것일까. 뿌리깊은나무국제기독교육연구소(소장:백윤영 목사)는 이를 편견이라고 말한다. 이런 편견을 버리고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지난해 이맘 때 창립한 연구소는 불과 1년 사이 참 많은 일을 해냈다. 여덟 차례의 콘퍼런스를 통해 세대통합교육의 중요성과 학교세우기운동의 필요성을 많은 교회들과 목회자들에게 설파했다. 최근에는 무려 51종이나 되는 기독대안학교 교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백윤영 목사가 콘퍼런스를 통해 강조하는 메시지는 오늘날 교회의 위기가 다름 아닌 교육의 위기라는 진단이다. 그리고 바로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사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처방도 제시한다.

본디 복음은 가정을 통해 기성세대에서 다음세대에게 흘러들어가는 것이 성경 시대의 구조였다. 오늘날에는 가정 대신 그 역할을 주로 교회에서 떠맡게 됐는데, 주일학교 중심으로 신앙교육이 획일화하면서 세대 간 단절현상이 나타나고 교육에 필요한 절대시간마저 확보되지 않아 신앙의 세대계승에 문제가 일어났다는 게 백 목사의 설명이다.

백윤영 목사는 학교와 연구소 설립에 투신하게 된 이유에 세 가지 질문이 존재한다고 고백한다. ‘왜 크리스천 부모의 자녀들이 신앙의 길에서 이탈하는가?’ ‘교회마다 주일학교에 적잖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도 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가?’ ‘한국교회가 이미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면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 샬롬스쿨과 뿌리깊은나무기독교교육연구소에서 발간한 유아교육 교재들.

질문은 세 가지였지만 답은 동일했다. ‘신앙을 후대에 전수하지 못했기 때문’ 이었다. 부모세대에게 신앙적 열심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자신들이 열심히 신앙생활하기만 하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하나님은 ‘후대에 가르치라’는 분명한 명령을 내리셨고, 그 말씀에 순종할 의무가 부모 세대에게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최고의 처방으로 내놓은 대안이 다름 아닌 ‘세대통합’이다. 단순히 요즘 시대에 유행처럼 일어나는 세대통합예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교회 그리고 학교가 혼연일체가 된 세대통합교육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 방식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우선 부모와 자녀가 나란히 모든 공예배에 참석해 같은 메시지를 듣고, 가정예배를 통해 그 말씀을 함께 되새기도록 한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들 앞에 신앙의 본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부부간에는 반드시 서로를 존중하는 호칭을 사용하며, 각방을 사용하는 등 왜곡되거나 파괴된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여기에 반드시 하나 더 가미되어야 할 요소가 바로 학교이다. 학교는 신앙의 세대계승이 일상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가장 필요적절한 공간이다. 그런데 교회와 학교가 어떻게 연계될 수 있을까.

“이 땅에 복음이 처음 전파되기 시작했을 때, 교회가 세워진 곳곳마다 학교들이 함께 세워졌습니다. 또한 십여 년 전만하더라도 수많은 선교원들이 교회마다 생겨나 어린 생명들에게 신앙 중심의 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힘들었던 상황에서도 말입니다.”

백 목사는 그 일이 오늘날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교회가 크지 않아도, 학생 수가 많지 않아도 학교를 세우고 운영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자신이 담임하는 광주 청사교회를 통해 샬롬스쿨을 설립한 실제 증거도 갖고 있다.

청사교회는 교인 수나 재력이 풍부한 대형교회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교회가 교육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비전에 따라 유아학교에 이어 초등학교와 중등학교까지 설립해 운영해왔다. 그 과정에서 가정 교회 학교가 철저히 융합된 교육시스템을 마련했고, 단순한 미션스쿨이나 기존 기독대안학교들과도 다른 ‘신앙특성화학교’라는 모델을 제시할 수 있었다.

단 한 명으로 시작한 샬롬스쿨에 지금 3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몸담으며, 교사들과 청사교회 성도들의 아낌없는 돌봄과 보살핌 속에서 자라는 중이다. 매일 첫 시간을 부모와 함께 하는 새벽예배로 시작하는 샬롬스쿨 아이들의 신실하고도 탁월한 모습은 콘퍼런스 등을 통해 널리 정평이 났다.

▲ 신앙특성화학교를 표방하는 샬롬스쿨의 교육현장 모습들.

뿌리깊은나무국제기독교육연구소는 청사교회의 경험을 더욱 많은 교회들과 나누고, 다음세대에 대한 충실한 기독교교육을 소망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됐다. 이미 콘퍼런스를 통해 관계를 맺은 동역교회 및 해외 학교 7곳과 네트워크를 통해 교육운동을 확산시키는 중이다.

또한 학교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소망을 가진 교회들을 위한 컨설팅과 교사훈련, 교재보급 등의 사역들을 감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 2억 5000 여만원이나 되는 비용을 들여 기독대안학교 교육과정에 필요한 교재를 개발한 일은 연구소가 설립된 이래 가장 빛나는 성과로 손꼽을 수 있다. 유아교육에서부터 중등과정까지 해당 수준에 맞춰 영어 한자 등 각 과목 교재를 제작했을 뿐 아니라 독서논술 신앙일기 생활관리 설교노트 등 여러 종의 차별화된 교재들도 선보였다.

예를 들어 신앙일기의 경우에는 학생들에게 바른 신앙을 길러주는 것은 물론이고, 칭찬 선행 감사 암송 등 건강한 인성과 생활습관을 길러주는 여러 장치들을 통해 바른 인격과 탁월한 지성까지 겸비할 수 있도록 정성들여 조직되어있다.

교재의 상당부분이 성경 속 이야기들이나 연관된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복음서의 ‘씨 뿌리는 비유’는 영어교재, 한자교재, 논술교재 등에 다양하게 등장하며 학생들의 사고력을 다양하게 성장시키는 동시에, 어린 세대들이 말씀과 더욱 가까워지도록 돕는 장치로 활용된다.

연구소는 앞으로 교사훈련원 양성 등을 통해 작은 교회들의 학교 설립을 위한 저변을 확장하고, 1교회 1학교 세우기와 유아스쿨 세우기 운동을 캠페인 형식으로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 또한 뜻을 같이하는 교회·학교들과 함께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독고등학교 설립, 연합신앙캠프 단기선교 교육선교대회 개최 등도 추진한다.

백윤영 목사는 연구소 대표사역인 콘퍼런스를 2월부터 연말까지 매달 한 차례 꼬박꼬박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단 한 교회만 참여한다고 해도 그 교회는 다음세대에 대한 고민과 눈물을 가진 교회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시작했던 저희들의 지난날을 잊지 않고 작은 교회들의 꿈이, 그들을 통해 빛나는 다음세대가 성장하도록 더 최선을 다해 섬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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