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발언] 신학자, 교회개혁을 말하다 ③이상규 교수(고신대)
[작심발언] 신학자, 교회개혁을 말하다 ③이상규 교수(고신대)
  • 박민균 기자
  • 승인 2017.02.09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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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의 개혁은 시급한 회복 과제 목회자여,

욕망 제어할 준비됐나”

변혁 대상으로 전락한 한국교회, 자기 정화와 포기 있어야
교회개혁 희망 꺾는 성직자 배출 구조, 근본적 수술 불가피

▲ 역사신학자 이상규 교수는 500년 전 개혁자들의 눈으로 오늘 한국교회를 분석했다. 그리고 분석한 결과 때문에 가슴 아파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 기쁨과 감격이 아니라 위기와 마주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부패했던 중세 가톨릭을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부패한 책임의 90% 이상이 나를 비롯해 목회자들 때문이다. 목회자들이 뼈를 깎는 자기 정화와 자기 포기가 있어야 한다.”

역사신학자 이상규 교수(고신대)는 괴롭고 힘들어 보였다. 한국교회가 손가락질 받는 현실 때문일 것이다. 한국교회의 잘못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거부당하는 아픔 때문일 것이다. 이 교수는 “변혁의 주체여야 할 한국교회가 변혁의 대상으로 전락했기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오늘이 슬프다. 종교개혁의 정신을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재해석하고 이를 적극 수용하여 쇄신을 추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쇄신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급한 일이 무엇일까. 이상규 교수는 “강단의 개혁”이라고 단언했다.

종교개혁은 사실 교회개혁이다. 500년 전 루터는 물론 이전과 이후 교회개혁자들은 “교회가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가?”를 질문했다. 이 질문에 비춰 당시 가톨릭은 바른 교회의 표식을 상실했고, 진정한 교회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가톨릭과 다른 진정한 교회를 세워야 했다.

“참 된 교회를 세우기 위한 가장 중요한 도구가 설교의 회복이었다. 모든 개혁자들 특히 칼빈은 교회갱신의 핵심을 말씀의 권위회복에 두었고, 설교를 통해 이를 실현하고자 했다. 종교개혁 당시처럼 지금도 설교의 회복 곧 한국교회 강단의 개혁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은 물론 17세기 청교도들 역시 “설교는 교회 개혁의 지렛대이며, 하나님 말씀에 대한 ‘선한 교훈’(didaskalia)으로 죄인의 심령에 변화를 일으키고, 사회를 변혁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상규 교수는 한국교회도 말씀의 권위를 회복하는 강단의 개혁을 통해 새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강단의 개혁을 주도할 목회자들이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비판받게 된 원인은 목회자들의 책임이라며, 중세 가톨릭의 성직자들처럼 오늘 한국교회의 목회자들도 인간의 공통적인 3가지 욕망을 통제하지 못해 변질하고 부패한다고 지적했다. 3가지 욕망은 물질욕, 권력욕, 명예욕이다.

“이 3가지 탐욕은 어느 시대나 있는 인간의 보편적 욕망이다. 목회자는 이 탐욕에서 자유할 때 영혼의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다. 돈 권력 명예는 잠시 입었다가 벗어 두는 옷가지에 불과하다. 이런 정신적 가치를 지녀야 한다.”

하지만 이상규 교수는 한국교회 목회자의 문제를 ‘3가지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는 목사 개인의 한계’로만 여기지 않았다.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목회자 양성과 배출을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 이것이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다.

이상규 교수는 중세 가톨릭이 타락하던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가톨릭도 무분별하게 사제와 수도사와 수녀들을 양산했다. 유럽 인구를 1억 명으로 추산했을 때, 성직자 수가 500만 명에 달했다. 독일의 경우 성직자가 150만 명이었고, 어느 도시는 인구 30명 당 1명의 성직자가 있었다. 성직자의 과대 배출은 곧바로 지적 영적 도덕적 수준의 저하로 이어졌고, 성직자들이 상호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결국 성직자의 권위와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현재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비판받는 지적 영적 윤리적 수준의 하락, 개교회주의 팽배 등과 똑같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서 개신교인은 968만 명으로 집계됐다. 교회 성직자 숫자는 대략 10만 명으로 추산한다. 개신교인 96.8명 당 성직자 1명이다.

이상규 교수는 “성직자의 과대 배출과 성직 교육의 부실은 성직을 성직이 되지 못하게 한다. 상호 협력자가 아니라 생존과 이익을 두고 다투는 경쟁자가 되게 한다. 한국교회가 목회자 양성과 배출을 규제할 수 없다는 점이 교회개혁의 희망을 꺾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상규 교수는 역사를 헤아려 보는 긴 안목으로 오늘의 한국교회를 성찰하고 개혁의 길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자각하고, 복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자기 욕망의 해체를 권유했다. 그런 그리스도인과 지도자들이 많아질 때, 한국교회 개혁의 희망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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