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이사회 개방이사만 선임 ... 관선이사 파송 여부 교육부 판단에 달려

관선이사 파송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인가, 아니면 절반의 성과라도 낸 것일까. 교육부 청문회를 3일 앞두고 열린 총신재단이사회는 개방이사 4인을 선임한 반면, 일반이사는 단 한 명도 선임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결국 총신대 관선이사 파송 여부는 교육부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일반이사 선임 불발

총신재단이사회(이사장대행:안명환 목사)는 2월 3일 사당캠퍼스에서 열렸다. 하지만 소집 시각인 오후 3시까지 안명환 재단이사장 대행을 비롯한 김영우 목사 김승동 목사 한기승 목사 유병근 목사 이완수 장로 6명만 참석하여, 정족수 미달로 개회 선언을 할 수 없었다.

일단 예배를 드린 재단이사회는 안명환 재단이사장 대행의 의견에 따라 오후 4시까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재단이사들을 기다리기로 했다.

다행히 오후 4시경 총회장 김선규 목사가 재단이사회 현장을 방문했고, 동시에 재단이사 김정훈 목사가 입장했다. 이어 고영기 목사 배광식 목사 이승희 목사가 입장했고, 개회 정족수 8명을 넘긴 10명의 재단이사가 참석하여 안명환 재단이사장 대행이 개회를 선언했다.

미공개로 진행된 재단이사회는 먼저 2015학년도 결산 심의, 2016년도 추경예산 심의, 교원 임용 등 학교 행정 관련 안건을 처리한 이후, 개방이사 선임에 들어갔다.

재단이사회는 개회에 앞서 개방이사추천위원회 위원장 허활민 목사로부터 8명의 개방이사 후보 명단을 넘겨받았다. 개방이사추천위원회는 개방이사 후보로 이덕진 목사 김재철 목사(이상 서울서북) 김승동 목사 박병석 목사(이상 영남) 백동조 목사 손이성 목사 윤익세 오정호 목사(이상 중부호남) 8명을 추천했다. 또한 개방감사로 이춘복 목사(남현교회)를 추천했다.

재단이사회는 이중 이덕진 목사 김승동 목사 박병석 목사 백동조 목사를 개방이사로, 이춘복 목사를 개방감사로 선임했다.

이어 재단이사회는 개인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이승희 목사를 제외하고 총회에서 추천한 명단을 토대로 일반이사 선임에 들어갔다. 총회에서 추천한 일반이사는 고영기 목사 권순웅 목사 김종준 목사 김희태 목사(이상 서울서북) 김신길 장로 배광식 목사 양대식 목사 이승희 목사(이상 영남) 서한국 목사 소강석 목사 박재신 목사(이상 중부호남) 11명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정훈 목사(새누리교회)를 일반감사로 추천했다.

재단이사회는 일반이사 선임 투표를 앞두고 2시간에 걸쳐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때 2015년 4차 이사회에서 일반이사로 선임한 하귀호 목사 곽효근 목사 문찬수 목사 박재선 목사 4인에 대한 정리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단이사는 당시 일반이사 선임을 원인무효로 결의하고 투표를 진행하자고 제안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일반이사 투표에 돌입했다.

그러나 투표 결과, 일반이사 후보 11명과 일반감사 중 단 한 명도 재적 과반인 8표를 득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 재단이사는 “계속해서 2표에서 4표의 반대표가 나와 단 한명의 일반이사도 선임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총신재단이사회는 2016년 3월 이후 1여년 만에 정족수를 채워 개회했지만, 정작 후임이사 선임을 완료하지 못한 채 오후 7시경 폐회했다.

교육부에 맡겨진 총신의 운명

교육부는 총신재단이사회에 지난해 12월 27일까지 후임이사를 선임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2일 열린 총신재단이사회는 정족수 부족으로 개회조차 하지 못하면서 관선이사 파송 위기에 직면했다. 다행히 교육부가 2월 6일 청문회 전까지 후임이사를 선임한다면 이를 인정해 줄 수 있다고 밝혀 한 가닥 희망을 품게 됐다.

그러나 총신재단이사회는 그 마지막 기회마저 살리지 못했다. 이날 총신재단이사회는 최소한 개방이사 4인을 포함한 의결 정족수에 해당되는 8명의 후임이사라도 선임했어야 관선이사 파송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 총신대에 관선이사 파송 여부는 교육부 청문회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재단이사 사이에서 개방이사 4인을 선임한 것만으로도 관선이사 파송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선임한 개방이사 4인과 2015년 4차 이사회에서 선임한 일반이사 4인을 더한 8명의 명단을 교육부에 제출하면 후임이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재단이사는 “하귀호 곽효근 문찬수 박재선 목사 4명은 이사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일반이사로 선임했다. 다만 당시 개방이사를 선임하지 못한 상태여서 취임이 보류된 것이다”면서, “이번에 선임한 개방이사 4인을 포함하여 교육부에 후임이사 명단을 제출하면 받아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말 그대로 주장일 뿐이다. 교육부가 총신대에 지난해 세 차례나 보낸 계고장을 통해 후임이사를 선임하라고 통보한 만큼, 2015년에 선임한 이사들을 후임이사로 인정해 줄지 미지수다. 전적으로 교육부가 어떻게 판단할지에 달려 있다.

아울러 이번에 선임된 개방이사들이 총신재단이사회에 협조적으로 나설지도 의문이다. 또한 일반이사를 단 한 명도 선임하지 못한 것을 결과를 놓고 총회와 총신의 갈등이 보다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지난 2년간 지속됐던 총신대 사태가 또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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