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인터뷰] 심욱섭 목사(해운대제일교회)

선한 영향력 끼치는 믿음의 사람 키우는 일 중요
장기목회 할수록 기도의 시간과 깊이가 달라져
교회들이 일할 수 있게 돕는 총회 위상 제고해야

심욱섭 목사는 인간적인 진솔함과 일침이 있는 분석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어느덧 담임목회를 한 지 20년을 맞은 중견목회자가 된 심욱섭 목사는 시대의 흐름 속에 놓치지 말아야할 목회의 본질을 정확하게 인지하며 목회를 이어가고 있었다.

심 목사는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갈수록 더 많이 더 깊이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잘 전하는 것이 목사의 역할이요, 목회의 본질이라 강조한다. 20년 장기목회를 이어오면서 이전보다 기도의 무릎을 강조하는 심 목사의 진단은, 본질 이외의 요소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 현상에 대한 경고이다.

다음세대의 위기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을 담임목사 자신의 잘못으로 여기며, 남은 목회에 다음세대를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에서 식지 않은 목회적 열의도 보였다.

심욱섭 목사는 한국교회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회 울타리 너머 세상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며 살아내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을 세우는 것이라 강조하며, 교회마다 좋은 성도를 뛰어넘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을 키워내는 것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해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목회 여정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믿지 않는 가정에서 자라던 중 고등학교 때 예수님을 영접하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총신대학교를 입학해 신학을 시작했다. 그동안 인천중앙교회를 시작으로 인천용현동교회, 서대문교회, 분당중앙교회, 수영로교회를 거쳐 20년 전에 해운대제일교회에 담임으로 부임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대표적으로 서대문교회에서 담임목회자 공백인 상태에서 1년 가까이 설교했다. 30대 초반의 젊은 목사였는데 부지불식간에 설교훈련을 제대로 받은 셈이었다. 분당중앙교회는 당시 개척교회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때 전도에 대해 배웠다. 출근 후 기도하고 바로 가방 들고 전도 나가기를 반복했다.

무엇보다 저의 목회에 가장 영향을 끼치신 분은 현재 수영로교회 원로이신 정필도 목사님이시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사역하는 동안 지식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날카로웠다. 반면 수영로에서는 기도를 통해 영성을 배웠다. 정필도 목사님은 단순하시다. 표현이 이상하지만 하나님 앞에서 너무 단순하신 분이다. 하나님이 말씀하셨다하면 있는 그대로 받으시는 분이다. 인간적인 방법의 목회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 한 분을 붙잡는 분이셨다. 그래서 기도와 영성이 강한 수영로교회에서 나의 목회에서 가장 강력한 배움을 받은 시기였다.

▲해운대제일교회는 어떻게 부임하게 됐나.

=당시 부산은 아무런 연고가 없었던 곳이었다. 서울에서 수영로교회로 오면서 3년 이내에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달라고 기도하며 내려왔다. 수영로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하던 3년차에 당시 담임이 공석이었던 해운대제일교회로부터 청빙을 받았다. 선도 보지 않고 해운대제일교회 당회의 결정으로 청빙이 진행됐다.

청빙을 받을 때 장로님들께서 저에게 “목사님, 소신껏 목회하십시오.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다만 사전에 말씀을 해주십시오”라고 하셨다. 이 원칙은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다. 지금껏 소신껏 목회하고 있다. 초창기에 계속되는 변화로 성도들이 피로감도 있었긴 했지만, 한편으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현재 느슨해졌을 텐데 그동안 은혜 가운데 지내왔다. 오는 4월이면 해운대제일교회에 부임한 지 20년째 접어든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21일간 특새를 진행했다. 어떤 은혜가 있었나.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는 삶’을 주제로 기도회를 가졌다. 여호수아의 믿음의 여정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에 관해 증거했다. 시대가 어수선하고 믿음의 삶을 살기가 쉽지 않은 때에 소문에서 경험으로 나아감으로 견고한 믿음을 갖고, 나아가 용기와 격려를 주고자 했다.

▲해운대제일교회는 어떤 특징을 가진 교회인가.

=특별한 것은 없다. 우리에게는 사명이 있다. 예수님의 위대한 계명과 위대한 명령에 순종하며 성경의 원리를 따라 사역하는 주님이 세우시기 원하시는 바로 그 교회를 이루기 위해 힘쓰는 교회가 그것이다. 이러한 사명을 놓고 예배 섬김 제자훈련 전도(선교) 다음세대 등 5가지 비전을 실현해 가는 교회다. 이 다섯 개의 비전에 따라 균형잡힌 교회 조직과 사역을 이루기위해 애를 쓰고 있다.

특히 예배에 끊임없이 신경을 많이 쓴다. 1주일에 단 한번 예배드리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해운대제일교회 부임 직후 급성장했다. 당시 상황은 어떠했나.

=당시 열정으로 목회할 때여서 정신이 없었다. 부임한 지 2년 만에 건축을 시작했기 때문에 목회 초반은 너무 정신없이 달려왔다. 1952년에 설립된 전통교회였지만, 많은 새가족들이 계속 들어와 교회 전반에 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우리 교회의 장점은 장로님들이다. 39세의 젊은 담임목사가 부임할 때 65세 이상 장로님들이 스스로 은퇴를 했다. 당회가 스스로 소신껏 목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 것이다. 우리 장로님들이 얼마나 감사하고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그리고 좋은 부교역자들이 있었다. 이 분들 때문에 빠른 시간에 제자훈련을 정착하는 등 목회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었다. 환경적으로는 해운대에 신도시가 들어설 때였다. 약간 거리가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많은 영혼을 우리 교회에 정착하게 해 주셨다.

▲목회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우선순위가 기도다. 목회를 할수록, 시간이 갈수록 그런 것 같다. 장기목회를 하면서 목회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님을 절실하게 느낀다. 담임 초기에는 젊은 열정으로 온 것 같았는데, 이제는 기도의 시간과 깊이가 달라짐을 경험한다. 올해 개인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하나님께 영광을’이란 슬로건을 잡고 기도하고 있다.

둘째는 영혼사랑이다. 교역자들이 영혼사랑이 아닌 다른 것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 짙어진다. 한 영혼을 위해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잘 진행하는데 애쓰는 것을 본다. 그래서 바쁘고 분주한 모습을 보게 된다. 목사는 기도하고, 영혼사랑하고, 말씀 잘 전하는 것 이상 필요한 것이 없다. 개인적으로 말씀을 전할 때 성도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하나님께 많이 질문한다.

셋째는 다음세대다. 다음세대는 더 말할 나위 없는 교회적 현안이다. 10년 전에 비해 주일학교가 많이 줄었다. 우리 교회가 작은 규모가 아니었기에 이렇게까지 변할 줄 모를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것은 전적으로 담임목회자의 책임이다. 목회자는 미리 보고, 멀리 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안일했다고 본다. 그래서 남은 목회에 다음세대를 중점 사역으로 삼고 있다.

▲주일학교가 축소된 원인을 분석하다면.

=해운대는 특성상 중산층이고, 아이 교육에 굉장한 관심을 가진 지역이다. 우리 교인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토요휴무제 시행 이후 다음세대는 물론 부모세대 등 모든 세대에 걸쳐 유동이 많음을 보게 된다. 실제 방학 기간이면 해외로 나가거나, 교육문제로 일정 기간 지역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주일학교가 축소된 데는 저출산도 영향이 있다. 그러나 정확한 이유는 교육환경을 미리 마련하지 못한 담임인 나의 잘못이다. 그래서 남은 목회에 다음세대에 집중하려 하는 것이다.

▲지난해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들었다. 탈종교의 가시화와 인구감소 등 여러 환경이 교회교육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러한 때에 교회교육은 어떠해야 하나.

=주일학교 위기가 찾아온 때에 우리 교회는 세 가지 방향에서 다음세대를 교육하려고 애쓰고 있다.

첫째, 가정과 교회가 함께 하는 교육이다. 교회 안의 교육만으로는 현시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신앙 교육은 가정이 함께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부모 심방을 실시한다. 부모교육을 통해 부모들이 성경적인 가치관을 갖고 자녀들을 양육하도록 돕고 있다.

둘째, 구원의 확신과 성경적인 가치관을 갖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믿음의 사람으로 양육하기를 힘쓰고 있다. 유치부와 유년부 그리고 초등부까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복음으로 양육해야 한다. 청소년기에는 성경적인 가치관을 갖도록 집중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그래서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갔을 때, 즉 홀로서기를 할 때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복음을 통한 구원, 성경적 가치관, 선한 영향력, 이 세 가지를 교회 교육의 키워드로 정해야 한다고 본다.

셋째, 특별 제자훈련을 실시하는 것이다. 주말학교나 방학 중 특별과정을 만들어서 다음세대 자녀들을 집중 교육해야 한다. 성경을 가르치는 것 이상이어야 한다. 자녀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발견하게 해야 하고, 그것을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지 가르쳐야 한다. 비전여행을 통해 꿈을 발견하도록 도와야 하고, 그 꿈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줄곧 소그룹 목회를 하고 있다. 해운대제일교회의 소그룹의 특징과 열매를 소개한다면.

=우리 교회 소그룹에서 강조하는 것은 ‘아무도 홀로 있지 않은 교회’를 이루는 것이다. 소그룹 셀과 사역팀들을 통해 누구든 홀로 있지 않은 교회를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그룹 목회를 통한 훈련의 열매는 성숙한 신앙과 인격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훈련받은 많은 성도들이 변화가 되어 있다.

얼마 전 타지로 이사 가시는 집사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분은 10년 전에 전도 받아 교회에 등록했었다. 예수님을 구세주와 주님으로 영접하고, 성숙한 성도들의 격려에 힘입어 양육제자훈련을 받았다. 학습과 세례를 받았고, 주일학교에서 교사로 섬겼으며, 이사를 가기 전까지 양육과정 강사로 섬겼다.

이처럼 우리 교회 소그룹은 ‘또 다른 리더를 세우는 리더’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새가족이 등록하면 단순히 섬김을 받아야 하는 자가 아니라, 앞으로 리더가 되어 또 다른 리더를 세우는 사람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모든 셀 목자들과 양육제자훈련에서 그렇게 되도록 힘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교회 안의 리더가 아니다. 세상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세우는 것이다. 또한 교역자가 아닌 성도들 가운데 양육강사로 세우기를 힘쓰고 있다. 현재 교회 안에서 진행되는 일부 양육과정의 강사들은 교역자가 아닌 평신도 성도들이다.

▲소그룹을 오래 운영해 오면서 열매와 동시에 한계도 있을 것 같다.

=소그룹목회를 하면서 성도들의 신앙과 인격이 성숙되는 것을 목도하는 것이 보람이다. 훈련을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좋다. 한계라면 현실 상황이다. 맞벌이 가정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셀 목자를 할 사람도 부족해지고, 평일에 소그룹으로 모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소그룹은 가정에서 모일 때 효과가 큰데, 주일 예배 후 교회에서 모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현실의 문제다.

▲시대적으로 1인 가구와 이혼가구, 심지어 미혼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목회적으로 고려할 부분이 있다면.

=지금은 공동체의식이 약화되고 있다. 개인주의가 교회 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의 가정이 급증할수록 교회의 긍휼사역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전통 가치관에서 벗어난 상황에 대해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긍휼히 여기는 목회가 필요하다. 문제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 예수님은 정죄하지 않으시고 긍휼히 여기셨다. 사람을 품어주되 죄는 죄임을 선명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장기목회를 하고 있다. 목회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나.

=개인적인 변화를 말하자면 초기에는 열정으로 사역했다. 이제는 갈수록 하나님이 하신다는 것을 분명하게 깨닫는다. 그로 인해 기도의 시간이 길어지고 깊어지고 있다. 교인들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있다. 장기목회를 하니 교인들을 더 알게 된다. 성도들의 희노애락이 그대로 전달된다. 한 가족이 되다보니 목회자가 사랑과 긍휼이 깊어진다. 반면 성도들의 관심과 사랑이 그대로 전달되다보니 무게감이 있다. 그래서 장기목회가 쉽지 않음을 느낀다.

▲담임을 시작한 20년 전과 비교할 때 한국교회 전반적으로 달라진 모습이 있다면.

=성도들의 헌신에 대한 요구가 달라졌다. 20년 전에는 교회에서 헌신을 요구하면 믿음으로 순종했다. 그러나 지금은 성도들에게 “왜 내가 그것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주지 않으면 헌신하려 하지 않는다. 목회자가 사역에 대한 분명한 목적을 갖지 못하고 그것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목회하기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기도와 영혼사랑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었다. 한국교회의 좋은 전통 가운데 하나는 새벽기도회다. 그런데 새벽기도회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 우리 교회에서는 새벽기도회를 매우 강조한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담임목회자부터 새벽기도회를 소홀히 하는 것을 본다. 기도의 부족은 결국 영혼사랑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목회과정에서 개인적으로 겪었던 어려움과 극복 과정을 진솔하게 듣고 싶다.

=저는 좋은 장로님들을 만나는 복 받은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당회에 들어갔다가 나올 때마다 힘을 얻는다. 당회로 모이는 것이 즐겁다. 때로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장로님들을 통해 알게 되는 즐거움도 있다. 한 번은 당회가 끝나고 나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 목회자들 가운데 당회에 들어갈 때마다 힘을 얻는 목회자가 얼마나 될까? 나는 정말 행복한 목회자이다.” 그러다보니 목회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

다만 한 가지 예배당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힘든 일이 있었다.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예배당을 건축하게 되었는데, 우리 교회 교인인 건축업자에게 맡긴 것이 화근이 되었다. 평소에 자신의 교회 성도에게는 건축을 맡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건축업자인 집사가 평생소원이라고 해서 맡겼다. 건축 중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건축업자를 바꾸는 과정에서 조금 시끄러웠다.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일들이 잘 정리되고 무사히 건축을 마치고 입당을 했지만, 교인들의 마음이 나뉘어져 갈등이 계속되었다. 담임목사로서 힘든 일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계속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결국 탈진증상이 찾아왔다. 너무 지쳐서 주일오전예배 설교를 하다가 주저앉았다. 다시 일어나 설교를 끝내기는 했지만 성도들이 깜짝 놀라게 되었다. 서로 갈등하던 성도들이 찾아와서는 “목사님, 근심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힘내십시오”라고 했다. 그 이후에 교회가 더욱 평안해졌다. 과중한 사역과 그에 맞물린 예배당 건축으로 인한 탈진의 경험, 이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목회 중에 직면하게 되는 위기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세 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 첫째, 기도하라. 둘째, 섬김의 자리로 내려가라. 셋째, 위기를 기회로 삼으라.

오랜 세월 목회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목회의 모든 위기는 결국 목회자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다. 성도들의 미성숙함이 문제라면 목회자가 잘못 가르쳤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 분쟁이 있다면 목회자가 더 많이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경우는 목회자의 미성숙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목회자의 성숙과 관련해 명심할 것이 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기도생활 이상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저 자신과 교인들에게 늘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매일, 범사에 하나님과 함께 시작하십시오”라고.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하신다. 따라서 위기가 찾아왔다면 더 많이, 더 깊이 기도의 무릎을 꿇어야 한다.

또한 목회자는 성도들을 섬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일부에서 목회에 성공하려면 장로들을 잡아야 한다고 한다. 단연코 아니오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 장로들도 목회자가 섬겨야 하는 성도다. 섬김의 자리로 내려가야 그곳에 해결이 있다. 이 말을 조금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성도들을 섬길 마음이 없거나 혹은 대부분의 성도들이 목회자의 섬김을 거부하는 일이 생긴다면 과감하게 정리하고 교회를 떠날 마음이 있어야 한다.

위기는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 목회를 하다가 경험되는 실패나 실수는 앞으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자산이다. 목회의 위기는 아주 좋은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위기를 낭비하지 말고 기회로 삼아야 한다. 목회자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 교회를 새롭게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목회에 있어 자신의 한계에도 직면하게 된다. 목사님의 경우 자신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했나.

=저는 한계가 분명한 사람이다. 목회자로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다. 하나님께서 왜 나 같은 사람을 목회자로 세우셨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 대답은 하나뿐이었다. 나 같이 부족한 사람도 하나님께 쓰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려는 것이다.

때문에 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매일 하나님을 붙들고 씨름하며 기도한다. 매일 새벽마다 “하나님 아버지, 내게 은혜를 베풀어주옵소서. 나의 삶과 사역에서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역사하심이 분명히 보이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한다.

둘째로, 모든 사람과 상황에서 배우려고 애를 쓴다. 부교역자들의 설교를 통해 은혜를 받으며 배운다. 눈에 보이는 모든 상황에서 배우며 설교내용을 찾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도 목회를 배운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려하고, 그들의 상황을 통해 목회의 방향을 찾는다.

셋째, 가능한 내게 주어진 목회에 전념한다. 교회 밖의 기관이나 단체에서 함께 사역을 하자고 요청이 들어온다. 마땅히 도와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특별한 일이 아니면 뒤에서 도와준다. 그 속에 뛰어들지는 않는다. 그러다보니 너무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도 듣는다. 그럼에도 주어진 목회에 전념하려고 애를 쓴다. 이유는 분명하다. 나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 하나, 목회에 집중하는 것이다.

▲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기념비적인 해에 한국교회가 기념할 것이 무엇일까.

=그저 기념으로 끝날까 걱정이다. 종교개혁은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그렇다면 성경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교회와 사회의 현실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교재들을 발간하면 좋겠다. 예를 들면 이 시대가 추구하는 ‘성공’에 대해 성경적 가치관에 입각한 개념을 세우도록 돕는 자료들이 나와야 한다. 온전한 그리스도인을 세우는 일에 교회들이 목숨을 거는 것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면 좋겠다.

▲어려움 속에 있는 한국교회가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다시금 되새겨야할 근본은 무엇이며, 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성경은 교회에서나 교회 밖에서나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다. 작금 한국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좋은 교인’을 세우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다. 이제는 좋은 교인을 넘어 좋은 부모, 좋은 직장인, 좋은 사업가, 좋은 시민이 되게 해야 한다. 세상의 소금과 빛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갖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값싼 복음을 더 이상 전하지 말아야 한다. 복음전도와 사회적인 책임을 함께 감당하도록 성경적인 가치관 교육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교단적으로는 총회의 위상을 제고해야 한다. 총회 위상을 제고하라고 하면 교권을 강화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자들이 있다. 잘못된 생각이다. 총회 위상 제고란, 총회의 존재목적을 바르게 한다는 것이다. 총회는 교회를 위하여 존재한다. 총회도 교회를 위해 존재하고, 노회도 교회를 위해 존재한다. 총회나 노회가 교회를 이용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교회로부터 헌금을 많이 거두어 총회의 여러 일들을 하려고 하는 경향이 짙다. 물론 총회 차원에서 좋은 일들도 해야 한다. 그러나 총회는 교회가 일을 하도록 돕는 모임이지, 교회의 일을 대신하는 모임이 아님을 재인식해야 한다. 총회나 노회가 존재목적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소망이 없다. 총회중심으로 일하려고 하지 말고 교회들이 일하도록 해야 한다. 이상하게 총회를 위해 교회가 존재하는 것처럼 변하고 있다. 종교개혁 정신과 맞지 않다. 세례교인헌금을 미자립교회와 신학생들을 위해 써야 한다. 이번 기회에 인식을 바뀌면 좋겠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